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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월의 산/들꽃

며느리밥풀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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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

꽃말 : 여인의 한 
다른이름
  - 꽃새애기풀 
  - 새애기풀
  - 며느리밥풀꽃 
자생지
  - 전국의 산지
  - 깊은 숲속의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자생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여섯종의 며리느밥풀중에 가장 꽃같이 생긴 꽃에 붙여진 이름.
꽃잎 안쪽 아래에 볼록 튀어나온 돌기부분이 하얗게 되는데 모양이 마치 밥알같이 생겼다.

꽃이름에서도 나오듯이 밥알을 입에 물고 죽은 며느리의 한이 깃든 이야기가 전해진다.

 
입에 매단 밥풀 두알 며느리밥풀꽃

매우 가난하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아들이 있었다.
추수가 끝나고 아들은 장가를 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장가라고 해야 가진 것이 없으니 이웃 사람들 몇 모셔다 술과 음식 대접하는 게 고작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자기 아들 잔치처럼 즐거워했다.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세 식구는 오순도순 오막살이 초가집에서 정을 나누며 살게 되었다.
아들만큼이나 새로 들어온 며느리도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런데 행복한 이 집에 걱정거리가 생겼다.
결혼식 비용으로 돈을 많이 빌려 쓴 때문이었다.
간소하게 하느라고 했지만 그리도 이것저것 차리고 또 새색시 옷이다 뭐다 해서 돈이 수월찮게 든 것이다.

빚 걱정하던 아들은 언덕 너머 이웃 마을의 오부자네로 머슴을 살러 떠났다.
결혼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 빚진 것을 알고 있는 며느리는 고개 너머로 사라지는 남편을 그저 바라만 볼뿐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이웃 마을로 떠나자 시어머니는 갑자기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집에서 살지 못하고 남의 집에 머슴을 가게 된 것이 모두 며느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아들은 오부자네 일을 하면서도 늘 집 생각뿐이었다.
그렇지만 집에서는 어머니의 구박이 점점 심해져 며느리는 날마다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어느 날 저녁 무렵...
밥을 하던 며느리는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하려고 솥뚜껑을 열고 밥알 몇 개를 떠내 씹어 보았다.
그런데 그때 방안에 있던 시어머니는 부엌에서 솥뚜껑 여는 소리가 나자 몽둥이를 들고 뛰어나왔다.
시어머니는 이유도 묻지 않고 며느리를 몽둥이로 마구 내리 쳤다.
밥 뜸을 확인하다 난데없이 몽둥이로 얻어맞게 된 며느리는 그 날부터 방안에 들어 누워 앓기 시작했다.
맞은 것도 맞은 것이려니와 시어머니의 구박에 마음에도 병이 난 때문이었다.
날마다 남편의 얼굴을 떠올리며 앓던 며느리는 며칠 뒤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남편은 정신없이 달려와 아내의 시신 앞에 통곡을 하였다.
남편은 아내를 마을 뒷산 소나무 숲 속에 묻어 주었다.

세월은 흘러 ...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며느리의 무덤 가에는 처음 보는 풀들이 많이 돋아났다.
그 풀은 봄 내 키를 늘이더니, 여름이 되자 꽃을 피웠다.
 
붉은 꽃잎 속에 하얀 꽃술을 달고 있는 꽃은 마치 며느리의 붉은 입술에 붙은 밥풀 알갱이 같았다.
사람들은 그 꽃을 며느리의 한이 서려 있는 꽃이라 하여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며느리와 연결된 꽃이름들이 많은 편이다.

대체로 가학적이고 서글픈 이유들로 엮어져 있는...

 

가난과 무지가 죄 일 것이다.

 

고부간의 갈등은 세상이 바뀌어도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2007년 8월 27일  계룡산 만학골에서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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