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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암으로 사망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남미 좌파의 수장으로 불리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그가 5일(현지시간) 오랜 암 투병 끝에 향년 58세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차베스의 최측근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대통령이 이날 카라카스의 군 병원에서 오후 4시25분께 눈을 감았다”고 밝혔는데 차베스는 지난 2011년 6월 골반 부위에 종양이 발견돼 처음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네 번째 암 수술을 받고 지난달 18일 베네수엘라로 귀국했지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위독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4년 장기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차베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그는 이를 일축했으며 4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병세 악화로 지난 1월 취임식 선서도 치르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1954년 7월 28일 베네수엘라 남부 농촌 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차베스는 17세 때부터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사상에 심취해 공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있던 지난 1992년 휘하 병력을 이끌고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하였고 차베스는 이때 TV 연설을 통해 “지금은 실패했다”고 말하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정치인 차베스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2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으며 사면 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8년 대선에서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1994년 사면된 차베스는 1998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고 이듬해 44세의 나이로 베네수엘라 최연소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고 헌법 개정을 통해 2000년 재선된 차베스는 2002년 쿠데타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남은 뒤 한층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둘러 석유산업 및 1,000여개의 기업을 국유화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넉넉해진 재정을 바탕으로 빈민층을 위한 주택과 병원을 세우는 등의 정책을 펼쳤으며 집권 초기 50%선을 넘나든 실업률을 2011년 32%까지 끌어내렸고 이란과 니카라과 등과 반미 연합주의 노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그의 정책은 권력 집중과 반대파 탄압이라는 부정적 모습도 함께 보여주게 됩니다.

 

이러한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 정국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는데 베네수엘라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사망 후 30일 안에 시행되야 하고 마두로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대통령선거를 치뤄야합니다.

 

대선에서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에 졌던 야권 대표주자 엔리케 카프릴레스와 마두로 부통령이 접전을 펼칠 전망인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서방권이 차베스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마두로 부통령의 주장을 보도하였습니다.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차베스는 미국과 반대편에 섰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하는 등의 행동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며 마두로 부통령도 “차베스 대통령에 반대해 군부 쿠데타를 계획했던 미국 대사관 관리를 추방했다”면서 “우리는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에 맞서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국제깡패 미국의 정치개입 문제가 이슈가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차베스 사망에 미국 개입?…다시 나온 ‘음모론’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576923.html

 

부통령 “적들이 해칠 방법 연구” 주장
“간첩행위 일삼아” 미군 2명 추방시켜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에 ‘국가의 적’들이 개입돼 있을 거라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할리우드의 첩보 영화에나 어울리는 ‘음모론’이라고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의혹을 제기한 이가 차베스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이 임박했던 5일 밤(현지시각) 수도 카라카스에서 군부와 민간의 주요 인사들과 긴급회의를 마친 뒤 국영방송에 출연해 “적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에 어떻게 위해를 가할 수 있을지 연구해왔다. 우리 사령관이 누군가에게 공격받았을 가능성을 밝힐 수 있는 과학적인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은 “그가 이스라엘의 독극물 공격에 의해 숨졌다는 의혹이 있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예로 들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 미국 대사관에 파견된 공군 장교인 데이비드 델 모나코 대령 등 2명이 베네수엘라 군 장교들과 만나 염탐 행위를 했다며 이들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마두로 부통령이 카라카스의 국영방송을 통해 언급한 의혹에 대해 알고 있다. 우리 대사관 파견 공군이 미국으로 귀환중”이라며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차베스 쪽이 미국의 음모를 경계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차베스는 남미 지도자들에게 암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음모가 아닐까”라고 의심했던 적이 있다.

2009년 9월에는 패트릭 더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며 미국이 전복 음모를 꾸민다고 대놓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차베스의 핵심 참모들은 2002년 쿠데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1970년대 합법적으로 선출된 칠레 아옌데 정권을 전복했고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권을 전복하려 하는 등 중남미 내정에 부당한 간섭을 이어왔다.

196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독이 묻은 시가, 균으로 오염된 수영복 등을 동원해 8차례나 암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를 흔들기 위한 어떤 음모에도 우리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