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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스탠턴과 링컨, 이만의와 이명박 “상놈이 관을 쓰면 머리가 쪼개진다”


 

스탠턴과 링컨, 이만의와 이명박

 

운송물류를 전공하고 있으며, 특히 현재 한반도 대운하, 경인운하, 한강주운시업, 4대강 사업 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저서: <國際運送論>, <船荷證券論>, <물류학원론>, <전자상거래시대의 물류관리론>, <경영학자가 쓴 돈의 철학>, <부자학>(共著)
BY : 임석민 | 2010.09.13
 
 
 
 

장관이 대통령에게 ‘저주받을 바보놈’이라고 욕설을 퍼부었을 때 어떻게 되겠는가? 링컨이 대통령이었던 당시의 국방장관 에드워드 M. 스탠튼은 링컨을 ‘저주받을 바보’라고 매도했다. 스탠튼은 링컨이 자신의 업무에 간섭하는 것에 분개한 것이다. 링컨은 어느 이기적인 정치인의 꼬임에 빠져 몇개 연대의 이동명령에 서명을 했다. 그런데 스탠튼은 링컨의 명령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명령에 서명한 링컨을 ‘바보 멍청이’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스탠튼의 말이 링컨의 귀에 들어갔을 때, 링컨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스탠튼이 나를 멍청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멍청이겠지. 그 친구가 말하는 것은 대부분 틀림이 없으니까. 어디 내가 직접 가서 확인 좀 해볼까?” 링컨은 스탠튼을 찾아갔다. 스탠튼은 링컨에게 명령이 잘못되었음을 설득했고, 링컨은 그 명령을 취소했다. 링컨은 호의적인 동기와 지식이 밑받침된 비평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1865년 4월 15일, 링컨은 존 부스로부터 저격당한 포드극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싸구려 하숙집의 한 침실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링컨의 기다란 몸은 침대가 짧아서 대각선으로 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스탠튼 국방장관은 “여기에 세상에서 가장 완전하게 인간을 다스렸던 사람이 누워 있다”고 말했다.


나는 이 구절을 보고 150년 전의 미국과 오늘의 한국을 비교해 보았다. 스탠튼 국방장관과 이만의 환경장관, 링컨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교해 본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강력히 반발해야 할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보를 세우면 유속은 느려지지만 썩지 않고 흘러간다. 사람들은 이런 것도 모르면서 물이 고여 썩는다고 한다. 모르면서 말하는 것은 폭력이다. 무지의 폭력이 너무 심하다”고 떠들고 다닌다.


이치범 전(前) 환경부 장관은 4대강 사업은 ‘강죽이기’라는 피켓을 들고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이만의 현(現) 환경부장관은 4대강 사업이 ‘강살리기’라고 나팔수 노릇을 하고 다닌다. 누가 사람이고 누가 짐승인지 알 사람은 안다. 이것이 21세기 이 나라의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스캔들과 뒤이은 비겁한 행위(親父임을 否認)로 흠결이 있는 이만의 환경장관을 붙잡아두고 앞잡이로 활용하고, 쫓겨나지 않은 것에 감격한 그는 충견노릇에 더욱 열심이다. 그는 감투에 영혼을 판 불쌍한 하급인생이다. 환경부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추악한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강살리기’라는 거짓이름으로 국민을 속이며 ‘운하사업’을 벌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24일 4대강 사업이 “강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복원하는 것이고 강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2200년 전 ‘사슴을 말’이라고 우겼다(指鹿爲馬)는 권력자 조고(趙高)는 그 말이 억지라는 것을 본인이 알면서 했기 때문에 실성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강살리기’라는 거짓이름으로 운하를 만들기 위해 강을 파헤치고 곳곳에 콩크리트 옹벽으로 강을 토막내면서 ‘생태계 복원’이라고 우겨대는 권력자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사기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며, 실성하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정신감정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런 사람이 4,000만 백성의 리더가 되어도 괜찮은가?

 
우리는 스탠턴과 링컨, 이만의와 이명박에서 인간의 미(美)와 추(醜)를 본다. 그리고 오늘의 한국은 150년 전의 미국보다 훨씬 미개한 상태에 있음을 개탄한다. 스탠튼의 기개와 링컨의 겸양과 같은 리더들의 미덕이 미국을 강국으로 만든 토대였던 것이다. 그러면 양이(兩李)와 같은 무리들이 이끌고 있는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만의 환경장관뿐만이 아니다. 정치지도자를 자처하는 자들 가운데 분명 4대강 사업이 잘못인줄 알면서도 입하나 뻥긋하지 않고 강건너 불보듯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 이 나라 백성들이 불쌍하다.

 
조사방법과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오지만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의 순위는 대부분 1위 에이브러햄 링컨, 2위 조지 워싱턴, 3위 시어도어 루즈벨트, 4위 프랭클린 루즈벨트라고 한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쉬모어산에는 4인의 큰바위 얼굴, 즉 워싱턴, 제퍼슨, 링컨 그리고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흉상이 조각되어 있다.

 
인간은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테디(Teddy)라는 애칭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리는 4번 가운데 1번 이상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도 쉽사리 되지 않는다. 나는 재임시 나의 생각들 가운데 75%만 옳은 생각이라면 내가 바라는 최고의 기대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재임중 난관에 부딪히면 거실벽에 걸려있는 링컨의 커다란 초상화를 쳐다보며 “링컨 같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했을까?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라며 자문하곤 했다고 한다. 이는 그가 인간을 통찰했고 오만과 아집이 없는 겸허한 리더였음을 의미하며, 그래서 그는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와 4대강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는 소리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의견이 분분하면 반대의 소리를 훨씬 많이 듣는 것이 리더가 취해야 할 태도이다. 라로쉬푸코는 “반대의 의견은 그것이 우리에 관한 것인 한, 우리의 의견보다 진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반대의 목소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단정을 하고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찬성의 소리는 열심히 듣고 자신의 망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번 PD 수첩을 보니 2008년 수자원공사 사장에 응모하여 탈락한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박재광 교수가 청와대에서 이대통령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박재광 교수는 어떻게든 감투를 하나 얻어보려고 권력에 열심히 아부하는 사람이다. 수자원공사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이 무슨 말을 못하며 무슨 짓을 못하겠는가? 흑을 백이라 하고 백을 흑이라 하는 곡학아세를 서슴치 않는다. 한자리 얻어보려고 영혼을 팔아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속담에 “상놈이 관을 쓰면 머리가 쪼개진다”는 말이 있다. 깜이 안되는 자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내가 보기에 MB는 리더감이 되지 못한다. 비전과 통찰이 없는 수준낮은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에 불과하다. 멍부가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최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정주영 회장 밑에서 주어진 과제나 열심히 수행하는 청지기(집사) 노릇이나 했어야 할 사람이다. 함량미달의 인물에게 막강한 권력이 쥐어진 것이다. 나라와 국민의 불운이다. 그가 권력을 놓을 때 어떤 평가를 받으며 어떠한 대가를 치룰지 지켜볼 일이다.

 

 

http://hook.hani.co.kr/archives/12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