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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경칩을 넘기고 진정한 봄의 가운데에서 돈과 믿음에 대한 생각을 털어 내며...

 

3월 5일 화천군 감성마을 촌장이며 화천군 홍보대사인 이외수님을 만났습니다.

애들마냥 신나서 난생 처음으로 사인이라는 것도 받았습니다.

 

나이 쉰을 넘기고도 절반을 달려 온 나이에 뭔 사인을 받으러 댕기냐구요?
^^

사인을 받은 것은 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영혼이 맑을 것 같은 사람...
아니 영혼이 맑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을 만난 것이 기뻐서였습니다.

 

  

계룡도령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 시대, 아니 그 어떤 시대에도 어울리지 못할 사람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심각한 사회 부적응이라는 말도 흔히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무선전화기를 생각했고,
중딩때 무선전력 송출에 대해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것은 누구나 처럼 전화기에 달린 줄이 불편해서 였고,
길거리나 집안을 휘감는 전선이 보기 흉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계룡도령이 직접 개발하지는 못했습니다.

^^

그리고 중딩 2학년때 앞으로 내가 낳을 것으로 욕심 부려 본 12명의 내 아이들 이름을 지어 두기도 했었습니다.
순 우리 정음으로...

그래서 지금 둘뿐인 내 아이들의 이름은 그 꼭데기의 1번과 2번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러는 왜 12명이냐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12명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편을 갈라 무슨 일이든, 최소한 운동경기라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는 마치 제왕처럼[?] 심판을 보거나 또는 즐겁게 나만을 위한 경기[?]를 즐기고 싶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아이들을 둘만 낳음으로 해서 이루지 못했습니다.

 

 

계룡도령이 요즘 시골 고가인 흙집을 구입하는데...
남은 잔금 중 350만여원이 부족해서 여러가지 신경을 쓰게됩니다.

 

이사람 저사람...
계룡도령이 보기에 좀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 보았습니다.

뭐 돈 100만원씩만 3~4명이 빌려 주어도 그깟 돈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어쩌구 저쩌구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불쑥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갚기가 곤란하고, 6개월 이후부터 갚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자는 줄수없지만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무위도식하는 계룡도령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생활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갚을 것이냐구요?
ㅎㅎㅎ


나름 그동안 계룡산에 와서도 돈이 좀 있을 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 준 돈들이 몇천 정도 있습니다.

몇년동안 아무소리도 하지 않고 돈 생기면 갚겠지...
또는 에고 내가 전생의 빚을 이렇게 갚나부다 하고 행각하고 지내왔는데...


뭐 6월부터 조금씩 갚을 형편이 될 것 같다고들 해서 나름 여유있게 잡은 것입니다.
^^

 

물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계룡도령은 그 사람이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할 정도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서슴없이 돈을 주었습니다.

돈을 받고 못받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사람의 믿음에 대한 답변으로...

 

2월 한달...

 

몇몇의, 나름 살만하고 믿을 만하다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만나서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련된 돈이 1,600만원 가량...


만난지 채 몇달도 되지 않은 사람부터 만난지 몇년에서 수십년이 넘은 사람까지...

더러는 그런 형편일텐데 미리 보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사람에서 자신, 타국에서 어렵게 살면서도 한국에서의 숙박비를 미리 낸다는 사람까지...
계룡도령의 믿음에 답을 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계룡도령의 믿음을 그깟 돈 몇백 때문에[?] 그런 부탁을 한 저 계룡도령을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라이라고하거나 사기꾼이라거나...

 

사실 맞는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아직 갚을 기한은 남았지만 다 갚지는 않았으니까 사기꾼이라 추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불쑥 그런 말을 하는 계룡도령은 그 자신에게도 좀 황당한 사람인 것도 또한 분명합니다.

 

사람은 저 살아온대로 앞으로의 세상도 살게 마련입니다.

계룡도령은 그동안 살아 오면서 다시 못볼 원수사이라 할지라도 부탁을 하면 거절을 하지 못합니다.

'오죽하면 원수인 나에게 부탁을 할까?'하는 생각에 손발 걷어 부치고 최대한 부탁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 사람의 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돈 몇푼 마련하면서 느낀 것이 계룡도령의 믿음에 어떠한 상황이어서든 답하지 못한 사람들...
그 중 몇이 계룡도령을 비난 한다는 것입니다.

 

그 비난이 두려워서거나 화가 나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계룡도령의 생각으로는 돈이라는 것 때문에 또는 자신의 속에 있는 불신 때문에 믿음에 답해 주지 못한 그 자신을 오히려 미안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을 돈만의 가치로 평가하고 믿음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지 않고 살아서인지,
오히려 '그 사람말이야 지가 날 알면 얼마나 안다고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그래?'라며 자기를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어 준 것에 고마워할 줄 모르고 오히려 이곳 저곳에 비난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계룡도령 같으면 신뢰를 깬 것에 대해 부끄러워서라도 하지 못할 말들 말입니다.
뭐 일방적인 편리에 의한 신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

 

확실히 계룡도령은 사회 부적응이 분명합니다.
ㅠ.ㅠ

 

 

세상이 내 마음과 같지 않음을 아직도 모르니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상대는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 생각하고 살아가겠습니다.

 

물론 이 사회가 그만큼 각박하고 신뢰가 사라진 상태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 사라진 신뢰는 나 자신 하나 하나의 불신이 모여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2011년 3월 7일 한주를 새롭게 시작하며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