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鷄龍山의사계/행사

기축년 계룡산국립공원 갑사 괴목대신제 [下]



주술적이나 종교적의미를 배제하고라도 굿판은 한마디로 종합예술이다.

의상에서 소품까지...

그리고 만신이 읇조리는 축원과 만수받이[만세받이]도 음악의 한 장르일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새끼무당[?]의 정갈한 뒷모습에서 그들의 이번 굿판에 쏟는 정성이 얼마나 지극한지를 한눈에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할매만신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신명이 오르니 깃발을 잡고 젊은이도 힘들 활개짓을 하는 모습에는 경탄이 절로 난다.



할매만신의 제자들의 진중한 모습과 뒤에서 캠코더를 돌리는 분의 표정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굿의 막바지...

삼지창에 통돼지를 꽂아 소금위에 세우는데

놀라운 것은 손바닥으로 돼지의 엉덩짝을 때려도 끄덕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바람[?]에는 그냥 쓰러져 버린다.

논리로 풀리면서도 논리적이지 못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할매만신의 모습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찍사들의 모습들...

서방님을 저렇게 열심히 쳐다 보았으면 아마 업고 다니지 않을까?

ㅎㅎㅎ



소망을 담은 소지는 하늘로 하늘로...



꼬부라진 육신에 아마도 자식들의 복을 빌었을 늙은 누군가의 어머니 모습은 대한 민국 모든 어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그렇게 한판 신명나는 굿판이 끝나고

공주의 자랑이라는 마마밴드의 공연

밴드라는 특성이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엄청길었다는~~~

그녀들의 무궁한 발전을 빌어 본다.



계룡면의 스타 사물놀이 패

ㅎㅎㅎ

나에게도 스카웃 제의가 들어 왔다는 사실~~~ㅋㅋㅋ

나도 어느날 갑자기 꽹과리를 들고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사물놀이 공연이 끝나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일본에서 온 제일동포를 위시한 관광객들의 노래자랑이 이어져

계룡산은 이날 하루 음주가무로 저무는 날이었다.

 

그리고 이날 평소에는 보기 힘든 특이한 것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마을 노인들이 만든 코뚜레

소의 코뚜레는 성인 소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상징으로 다래덩굴을 이용해서 만든다는 것을 이날 알았다.



소의 신발, 쇠 짚신이다.

이것을 본지가 언제였던가?

진창이나 물기가 많은 곳의 일을 할 때 소의 발에 신기는 것인데...



소가 일을 할 때 옆의 밭 작물을 먹지 못하도록 하려고 입을 막아버리는 소입마개다.

부리방,허거리,머거리,머에,소입멍 등으로 불리는 것인데...

예전에 외갓집에 가면 암닭이 꼭 벽면에 매달아 둔 저곳에 알을 낳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달걀은 내 차지였지만~~~ㅎ



끝으로 복을 다 쓸어담으라는 산죽 빗자루

 

동네 어르신들의 솜씨가 참 대단하기도 하지만

이제 몇년 후면 이런 기술들은 다 사라지게 될 것이 안타까운 것은

비단 나 하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갑사와 마을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이렇게 큰 행사를 치러낸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히 밤막걸리의 뒷맛은 정말 끝내 준다.

 

내년을 또 기약하며 이번 2009년 갑사 괴목대신제의 하루를 접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