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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이러다 전기·물값까지? MB경제, 살 떨리네

이러다 전기·물값까지? MB경제, 살 떨리네
[이명박 취임 100일-서민경제] 제발 서민들과 프렌들리 좀 하자     양지영 (yalee12) 
 
 
 
이명박 대통령이 3일로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경제 살리기'에 대한 높은 기대를 안고 출발한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뜻을 무시한 자세와 미숙한 국정운영으로 벌써부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있습니다.
'영어몰입교육' 논란과 '강부자 내각' 시비에 이어 주특기로 내세웠던 경제정책도 방향감을 잃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졸속 협상에 의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민심은 폭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출범 100일 밖에 안 되는 정권이 위기에 처한 이유가 무엇인지, 전문가와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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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초인 지난 3월 8일 한 대형마트 매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제공  이명박
 
 

"경제 좀 살리도!" 하는 국민의 바람으로, "머슴으로 국민을 섬기겠다"며 출발한 이명박 정부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마땅히 축하를 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지지도가 20% 아래까지 추락했다.
왜일까? 살리라는 경제는 안 살리고, 민심과 상충된 정책들을 쏟아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어몰입교육 이어 터져나온 0교시·우열반...

 
인수위 시절 터져 나온 '영어몰입교육'. 영어학원 안 다니는 초등 3학년 딸을 둔 나 같은 경우 조금 염려가 되었다.
이러다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그런 부모 마음을 틈타 어김없이 걸러온 영어학원의 전화, "어머님, 이제 영어교육이 더 강화되고요, 앞으론 회화 중심으로 가기 때문에 집에서 하는 것은 어려워요" 하며 학원관계자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린다.

 
사실 한 달에 10만~20만원 하는 영어학원비가 아깝다. 그 값어치만큼 배우는지도 의문이다.
해서, 아이와 의논해 아이 스스로 집에서 테이프 듣고 모르는 것은 내가 대충 봐 준다.
허나,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상황 변화가 생겼으므로 딸에게 얘기했다.

 

"앞으론 영어교육이 강화돼서 말하기나 쓰기를 잘 해야 한대. 집에서는 어려우니 학원 다닐래?"


"싫다. 그냥 집에서 테이프 들을란다."

 
아이가 학원을 거부하니 그나마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아니, 아직은 어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헌데, 세상이 이리 돌아가니 나 같은 사람은 바보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학원 보내라"는 주위의 충고도 듣는다.

 
연이어 터져 나온 0교시·우열반 등 교육에 '경쟁' 논리의 도입은 사교육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경쟁을 강조하면서 사교육을 줄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기 침체에 학원가는 호황이다.
오르는 학원비에 부모들은 더 허리띠를 죄여가며 아이를 보낸다.
그나마 보낼 수 있으면 다행일까.
돈이 없어 못 보내는 부모 심정은 더 아플 거다.

 


자꾸만 오르는 학원비 어떻게 규제 좀 안 될까? 학부모는 허리가 휜다.
이러다 부모 경제력으로 교육까지 양극화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이리 '활짝' 열 줄은 몰랐다

 
그래도 이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비하면 나았다.
쇠고기는 국민 건강과 먹을거리에 관한 문제다.
한미FTA를 앞두고 쇠고기 시장의 개방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
허나, 이렇게 '활짝' 열릴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딸아이가 하루는 학교를 다녀와서는,

 

"엄마, 오늘 급식으로 쇠고기 나왔다."

"어쨌노?"

"광우병 때문에 별로 안 먹게 되더라."

"그래도 아직은 괜찮은데, 다른 애들은?"

"아무래도 영 덜 먹는 것 같더라."

"아직은 괘않다. 수입이 본격적으로 안 돼서. 왜 미국산 쇠고기 겁나나?"

"당연하지. 누가 광우병 걸릴지도 모르는데 먹고 싶겄노."

 


아이와 학부모의 불안을 학교에서도 느꼈는지, 아이들을 통해 학교에서 공문을 보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한우와 호주산 소고기만을 사용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감자튀김과 오징어 링을 좋아하는 딸, 새우버거를 좋아하는 나, 가끔 롯데리아를 방문한다.
얼마 전 롯데리아에 갔을 때 계산대 앞에 이런 문구가 보였다.

 

"저희 매장에서는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문구가 있거나 말거나 이미 소비자는 변해 있었다.
평소에 햄버거 주문을 위해 기다리다 보면 대개 불고기버거를 많이 찾는 것을 봤다.
헌데, 그날 4명이 주문을 했는데, 모두 새우버거를 주문하는 게 아닌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때가 때인 지라 모두 표현은 못해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딸은 농심 O라면을 좋아 한다. 하루는 라면을 끓여 먹다가,

 


"라면스프에 쇠고기 들어간다는데, 이 라면은 어디 거 쓴 거야?"

"라면봉지를 보니 라면스프에 쇠고기는 들어갔는데, 어딜 것을 썼는지 표시가 없다."

"표시가 없다고?"

"아이, O라면 미국산 안 쓰면 좋겠다."

"에이, 표시 좀 하지. 원산지표시 강화한다는데 라면은 해당 안되나?"

"모르겠다."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말고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미국산을 쓰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소도 웃을 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가 이루어졌다.
다음 주면 시중에 유통된다고 한다. 
학교에서 보낸 공문이나 외식업체에서는 우리는 미국산을 쓰지 않으니 안심하고 드세요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끄러우니 그럴 수 있다.
헌데, 시간이 지나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은근슬쩍 미국산을 사용해 버리면 어떻게 하나.
그런 염려를 지울 수 없다.

 
어쩌면 국민들이 불안한 것은 수입 자체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일본처럼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믿을 수 있다면,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은 먹지 않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다.
원산지를 믿을 수 없는 지금, 위험한 부위는 수입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다.
그 때 국민이 생각한 경제는 '재벌 경제'가 아닌 '서민 경제'다.
헌데, 서민경제가 어렵다. 과거와 달리 쓰지 않을 수 없는 생필품 물가가 오르고 있어 소득이 낮을수록 타격이 크다.

 
일례로, 아이스크림 월드콘이 1500원이다.
500원 가지고는 아이 과자 한 봉지 제대로 사기 어렵다.
더구나, 앞으로도 식료품, 교통, 공공요금 인상 등 생활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다.
있는 사람이야 별 상관이 없겠지만 서민들은 정말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제발 좀 서민들과 '프렌들리' 하자

 

법인세 인하는 대기업이 혜택이다.
환율인상은 수출기업에게는 좋지만,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국내 물가를 상승시킨다.
고유가 역시 그렇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하고 싶어 하지만 이 역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높다.
현실적으로는 물가상승으로 금리인하는 어려워 보인다.
여하튼 보이는 정책들은 물가를 오르게 할 가능성이 많다.

 
방만한 공기업, 혁신하는 것은 맞다.
헌데, 민영화가 답은 아니지 싶다.
전기·수도까지 민영화 이야기가 나오면 살 떨린다.
공기업이 아닌 민간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그럼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민영화 시도인지 모르겠다.

 
서민들의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고유가에 서민들은 시름하고 있다.
세상은 20대 80의 법칙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면 더욱 대통령은 힘없는 80%의 입장을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
제발, 정부는 국민 대다수인 서민과 프렌들리 좀 하자.
 
 
2008.06.02 15:33 ⓒ 2008 OhmyNews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13736&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NEW_G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