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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14일만에 돌아온 아니 살아서 돌아 온 가족 다롱이에 대하여...

 

사라졌던[?] 계룡산의 가족인 다롱이가 돌아 왔습니다.

2002년부터 나와 함께 자유롭게 살던 다롱이...

풍산개와 진도견의 후손인 다롱이...

의제에 의해 돌아 오지 못하던 다롱이가...

 

지난 7일...

서울로 향하던 나에게 웬지 시큰둥하게 배웅을 하던 그 다롱이가

 실종[?]된지 14일만인 21일

피골이 상접해서 돌아 왔습니다.

 

그동안 어디선가 지친 삶을 마감했거나,

누군가에게 잡혀 묶여 있을 것이라고만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다롱이가 목줄이 묶인채 돌아 온 것입니다.

 


 

처음 다롱이를 만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허급지급 목줄부터 풀어 주었습니다.

질긴 와이어에 목을 묶였던 다롱이는 얼마나 자유를 갈망했는지 그 와이어가 나무에 깊게 패여들었습니다.

 

처음 돌아 온 다롱이를 본 순간 누군가 참 모질게도 묶어 두었구나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저것 생각을 종합해 보니 누군가가 멧돼지를 잡으려고 쳐 둔 올무에 걸린 것 같습니다.

 

이곳 계룡산에는 고라니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합니다.

그래서 그 멧돼지를 잡으려고 누군가 올무질을 한 것 같습니다.

 

평소 자유롭게 산과 들을 누비던 다롱이가 그 올무에 걸린 것입니다.

올무의 와이어를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 다롱이의 목에는 핏자국과 함께 깊이 패인 상처가 생겼습니다.



 

무려 2주!!!

그 어딘가의 산속에서 다롱이만의 처절한 사투가 있었던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은 의지가 다시 나와 함께하는 삶이 된 것입니다.


 

서둘러 먹을 것을 주어...

그동안 주린 배를 채우게 했습니다.

아니 그동안 갈구했을 자유를 돌려 주었고,

그리운 정으로 해갈시키려 애를 썻습니다.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이 동네 사람의 짓일 것입니다.

애꿎은 생명을 고통속에서 끊기게 하려 한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전역이 죄없는 가축들의 비명으로 가득한데...

 

 

21일 오전

울진으로 향하던 계룡도령의 발길은 덕분에 조금 늦어 졌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22일 저녁 8시

죽림방으로 돌아 온 계룡도령의 곁에서 도무지 떨어지려 하지 않는 다롱이...

추운 날씨...

여행으로 지친 몸이었지만

죽음의 공포를 헤치고 돌아 온 다롱이를 오래도록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올무질...

덫질...

사냥질...

 

자연의 순환고리를 끊는 짓이며 잔혹한 만행입니다.

죽음을 처절하게 느끼게 만드는 인간만의 잔인함입니다.

 

생매장 당하는 200만의 생명...

지금 그 비명이 대한민국을 100년만의 한파로 몰아 갑니다.

 

 

 

 

 

[2011년 1월 23일 돌아온 다롱이를 반기며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