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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교/역사

위대한 유산(遺産) 한자의 기막힌 발견 저자 조옥구의 한자편지. 005 한글날 유감


위대한 유산 한자편지 005. 한글날 유감

 

 

한글날 유감(有感)

 

 

 

인류의 문자를 연구하는 학자들로부터 ‘한글을 주목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습니다.

그들의 연구는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가 아니라 한글의 미래적 가치를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은 국력이 미약하여 변방의 문자로 머물러 있지만 우리 한글만큼 철학적 깊이와 과학적 논리체계를 가진 문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세계에 대하여 자랑하며 사랑하며 또 책임을 져야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한글’입니다.

 

그런데 한글 사랑이 지나쳐 ‘한글전용’을 주장하게 되고 나아가 한자를 적대시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한자가 없으면 한글은 절반의 문자에 머물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한글이 없으면 한자는 생명을 잃게 됩니다.
이 두 문자의 운명이 그러합니다.

사람의 두 손처럼 원래 둘이 있어야 온전한 하나가 되는 관계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왼손이 오른 손을, 오른 손이 왼손을 미워하고 멸시하면 몸과 마음은 어떻하겠습니까?
한자를 가져다가 한글을 더욱 빛내는 것이 한글사랑의 방법입니다.

능히 한자를 품을 수 있고 품어야 하는 것이 한글이기 때문입니다.

한자‘한글 뜻풀이 사전’이라 할 정도로 한자의 음은 온통 한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천지인’의 원리로 만들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한자 역시 ‘천지인’의 원리가 반영되었으며, 한자의 음(소리)는 현재의 우리말이 그 원형입니다.
그래서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 한국인이 한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 한글이 한자 이해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한글이 한자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 마치 세종대왕의 업적에 흠이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한글창제 외에도 또 많이 있습니다.

 

세종대왕 당시만 해도 문자는 왕실귀족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문자로부터 격리된 일반백성들은 구조적으로 피지배층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사회구조를 타파하고자 왕실귀족의 전유물이었던 문자(文字)를 일반 백성에게도 알려주신 분이 바로 세종대왕입니다.
우리 역사에 인간의 존엄성이 다시 사회 보편의 가치로 자리잡게 된 것은 모두 세종대왕의 업적입니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업적은 이런 관점에서 다시 음미해야 합니다.
수구세력의 반대를 극복하고 백성들을 위해 문자를 만드시고 알려주신 것은 모두 세종대왕의 백성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백성을 어여삐 여기셨다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그리고 세종대왕께서는 한글의 창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글자의 모양은 옛 글자를 모방’하였으며 만든 원리는 ‘천지인’의 원리를 따랐다!」

 

때문에 한자에서 한글의 요소가 발견된다 하여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다음은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한글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한자들입니다.

入, 八 등의 한자는 우리 한글의 자음 ‘ㅅ’과 모양과 의미가 같고
直, 陋, 曷 등의 한자에는 우리 한글의 자음 ‘ㄴ’이 포함되어 있으며
甬자의 윗부분은 우리 한글의 ‘’와 모양과 의미가 같고
今자의 아랫부분은 우리 한글의 첫 번째 자음 ‘ㄱ’과 같으며
丶(점 주)자는 지금은 없애버린 우리 한글의 아래 아(, , , 의 )와 같고
亼(삼합 집)자는 지금은 사라진 반치음(, , , 의 △)과 같으며
丨(뚫을 곤)자는 우리 한글 모음 ‘ㅣ’와 모양과 의미가 같고
一(한 일)자는 우리 한글 모음의 ‘ㅡ’와 모양과 의미가 같습니다.


그리고 한글의 모음 11자는 모두 ‘丶’와 ‘ㅣ’와 ‘ㅡ’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며, 자음 또한 ‘丶’와 ‘丶’의 내용인 ‘○□△’의 모양을 이용해서 만들어 집니다.
‘○’으로부터 ‘ㅇㆆㅎ’ 세 개의 자음을 만들고,              ○ → ㅇㆆㅎ
‘□’으로부터 ‘ㅁㅍㅂ’ 세 개의 자음을 만들고,       丶 → □ → ㅁㅍㅂ
‘△’으로부터 ‘ㅅㅈㅊ’ 세 개의 자음을 만듭니다.           △ → ㅅㅈㅊ

 

또 ‘ㅣ’와 ‘ㅡ’의 결합으로 ‘ㄱ’, ‘ㄴ’, ‘ㄷ’, ‘ㄹ’ 네 개의 자음을 만듭니다.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의 14개 자음은 이런 논리 구조에 따라 각각 고유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한글을 만든 우리 선조들은, 이 세상을 하늘과 땅과 만물의 논리로 구분하고 그 구분에 따라 각각 하나씩의 기호(자음)를 배당함으로써 이 기호들을 상하좌우로 상호 결합하여 변화무쌍한 우주 자연의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문자의 생명력은 그 근원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물로는 시냇물도 담아 낼 수 없지만 바닷물은 샘물과 시냇물과 강의 물을 다 담아 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근원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표현은 자유롭고 다양하며 생명은 오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한글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 근원성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글과 한자는 바로 이 우주의 근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한자를 통해서 한글을 알 수 있는 것은 이 두 글자의 기원이 같기 때문입니다.

 

금년에도 한글날을 맞이합니다.
세종대왕께서 백성들을 어여삐 여겨 한글을 알려주신 뜻을 살려 이제는 우리가 인류를 향해 한글을 알려야 할 때입니다.

 

 

 

<글/조옥구/한자의 기막힌 발견의 저자>

 

 

'한자의 기막힌 발견' 의 저자 조옥구교수께서  ‘한자이야기’를 시작하면서를 본격적으로 연재하기 시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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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러한 것들이 사전에 양해를 얻고 상의를 나눈 것이 아니라 조옥구교수님께 불편을 드릴지도 모릅니다만, 그냥 내 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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