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는 노란색 갯국화 [제주도 서귀포 표선해수욕장]
일반적으로 겨울이 되면 계룡도령처럼 야생화를 쫓는 사람들은 대체로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왜냐면 거의 꽃이 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대부분의 꽃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몸을 움츠리거나 지상의 흔적을 지워버립니다.
이럴 때 꽃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황홀한 감동입니다.
지난해 12월 5박 6일간의 제주 여행기간 동안 만난 꽃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소개할 꽃은 바닷가의 모래사장이나 해안의 벼랑, 소금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해변식물 중 하나인 갯국입니다.
제주도 남부지역인 서귀포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갯국화는 우리나라 원산이며
노란꽃이 마치 꽃다발처럼 풍성하게 피는 식물로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Chrysanthemum pacificum'이며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다도해 그리고 제주에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제주의 서귀포 표선해수욕장 인근의 해안도로에 가득한 갯국화는 자생 갯국을 식재한 것이라고 하는데
꽃을 보기 힘든 시기인 겨울에 밝고 환한 노란색의 갯국을 만나게 되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바닷가에 주로 서식하다 보니 바람을 이기려고 그런 것인지 줄기가 딱닥한 목질처럼 느껴지며 굵고 짧은 것이 특징이며,
바닷가의 바위나 모래, 풀숲에 가늘고 긴 땅속줄기를 벋으며 살아가는 갯국은 생육환경에 따라 키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위 그림의 백사장에 자리한 갯국과 아래의 바위 곁에 자리한 갯국의 줄기 길이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누우며 자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바람의 영향이 더 큰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겨울이 차갑게 내려 앉은 바닷가에는 여름의 뜨겁던 열정은 이미 사라지고
자연의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만이 벗하여 갯국과 노닐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적한 바다를 위로하려 한다발의 노랑꽃을 들고 나타난 자연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11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꽃들은 겨울 속에서 오래도록 그 향기를 잃지 않습니다.
그리고 잎의 가장자리부터 시작되어 뒷면전체에 털이 빽빽히 나 있고 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초록의 앞면이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한송이 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갯국화는
앞으로도 한동안 제주의 겨울 바닷가에서 그 밝고 환한 빛깔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 잡을 것입니다.
이제 텅빈 바다의 어디에서도 자지러지는 젊음의 대화는 찾을 수 없지만
넓디 넓은 바다는 그 소소한 그리움마저도 삼켜버린 듯 덤덤하니 펼쳐저 있습니다.
한다발 갯국화의 향기를 담고...
육지 먼곳에서 온 여행자의 눈에
제주 서귀포 표선해수욕장의 바다는 짙은 푸르름과 속삭이는 파도의 포말로 긴 그리움의 여정을 축복하는 듯 합니다.
아니 황금빛 도드라지는 밝고 환한 꽃으로 계룡도령의 외로움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
[2012년 2월 13일 작년 12월 제주에서 만난 갯국화를 추억하며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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