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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꽃 식물이야기

수분을 위해 햇빛을 모아 꽃등에의 몸을 데워주는 '복수초'의 지혜

 

 

 

 

 

 

 

수분을 위해 햇빛을 모아 꽃등에의 몸을 데워주는  '복수초'의 지혜

 

꽃이 피기는 아직 매서운 꽃샘추위 속에 땅을 뚫고 피어나는 꽃이 있는데 이 꽃의 이름은 '복수초(福壽草)'. 복과 장수를 가져다 주는 뜻을 가진 복수초는 눈도 녹지 않은 이른 봄에 피기에 '눈 속에 피는 꽃', '설련화', '얼음새꽃' 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복수초의 매력은 노랗다 못해 번쩍이는 황금을 닮은 꽃잎. 한 개의 줄기 끝에 꽃이 하나씩만 피는 복수초는 2~5월에 전국의 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줄기 끝에 달린 복수초 꽃은 가운데가 쏙 들어간 오목거울 모양인데 이 꽃잎은 태양을 향해 손을 뻗어 따뜻한 햇빛을 꽃에 담는 역활을 합니다.

 

그래서 인지 복수초 꽃에는 신비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꽃잎 중심부의 온도가 바깥쪽의 온도보다 따뜻하다는 것으로 이것은 복수초의 꽃가루를 먹는 '꽃등에'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복수초는 꽃등에가 꽃가루를 핥고 있는 동안 오목거울로 모은 햇빛으로 꽃등에를 덥혀주게 되는데 꽃 안쪽은 12도정도인 주위보다 더 따뜻하여 16~20도나 되어 꽃가루를 핥고 있는 동안 꽃등에의 몸도 역시 따뜻해질 것이고, 몸이 따뜻해진 꽃등에는 보다 활발한 먹이활동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복수초는 태양이 웬만하게 올라왔을 때쯤에야 꽃잎을 엽니다.

그리고 햇빛이 약해지면 스스로 꽃잎을 닫고 맙니다.
아마도 그 이전 태양빛이 약할 때 꽃잎을 열지 않는 것은 햇빛을 모으는 한계를 복수초 스스로가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복수초의 따뜻함에 사로잡힌 꽃등에는 복수초에 더 오랫동안 머물고 그 때문에 꽃가루도 많이 묻히게 되니 다른 복수초로 갔을 때 자신의 몸에 묻었던 꽃가루를 전함으로 수정이 될 확률을 높여주고 따뜻함 때문에 다른 꽃 보다 복수초를 더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복수초는 어떻게 꽃잎을 데우는 것일까요?

 

매화 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 복수초 꽃은 아직 땅에 엎드려 피어 있어서 움직일 수 없지만, 봄이 무르익으면서 줄기가 자라고 꽃 밑에는 파슬리처럼 잘게 찢어진 잎도 나오면 꽃의 중심을 효과적으로 데우기 위해서 꽃은 접시안테나처럼 태양을 따라 돌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런 따뜻한 복수초의 배려는 꽃등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라 복수초 자신도 따뜻한 상태에서 수정이 더 잘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훗카이도대학의 쿠도가쿠 선생은 복수초에 암술에 인공적으로 꽃가루를 묻혀 준 뒤 꽃잎을 떼어낸 꽃과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꽃을 각각 준비하고 씨앗이 맺기를 기다렸다고 하는데 씨앗이 맺는 비율은 꽃잎을 제거한 꽃에서는 50%였지만, 꽃잎을 그대로 두었던 꽃에서는 70%로 나왔는데 이 결과 꽃잎은 곤충을 따뜻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암술도 따뜻하게 하여 생리반응을 높여 씨앗이 맺힐 확률을 높여 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합니다.

 

그렇다면 복수초는 왜 이렇게 이른 시기에 피어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복수초가 자라는 곳이 낙엽수림이기 때문인데 낙엽수림에는 꽃이 늦게 피면 무성해진 나뭇잎들 때문에 햇빛을 받을 수 없어 나뭇잎이 많지 않은 이른 봄에 햇빛을 받기 위해 서둘러 피는 것입니다.

 

그러나 복수초는 모은 빛을 혼자 간직하지 않고 다른 생명과 나누는 지혜로 더 많은 꽃을 피우며 매년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부 글 출처 > 「꽃과 곤충」 (GEO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