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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월의 산/들꽃

꽃무릇[석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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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石蒜.Lycoris radiata)/꽃무릇


석산은 백합목 수선화과의 구근류로서 중국과 일본이 원산인 다년초이다.

꽃이 무리지어 핀다하여 '꽃무릇' 또는 '가을가재무릇', 절에 많이 심어지기에 '중꽃', '중무릇' 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꽃은 백로(白露)무렵부터 피기 시작해 9월 말이면 절정을 이룬다.

꽃은 9∼10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잎이 없는 비늘줄기에서 잎보다 먼저 30cm 내외의 줄기 하나가 나오고 그 정상에 빨간색의 아름다운 꽃이 여러개 핀다.
사원의 경내에 흔히 심으며 제방이나 밭두렁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비늘줄기는 넓은 타원 모양이고 지름이 2.5∼3.5 cm이며 겉껍질이 검은 색이다.

총포는 길이 2∼3cm의 줄 모양 또는 피침 모양이고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며, 작은꽃자루는 길이가 6∼15mm이다.
화피 조각은 6개이고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이며 뒤로 말리고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주름이 있다.
수술은 6개이며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에 분포되어 있는데, 중국의 석산은 열매를 맺는데 반해 일본의 석산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한방에서는 줄기를 약재로 쓰고 있으며 비늘줄기에는 알칼로이드 따위의 유독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성분을 제거하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산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 등이다.

특히 10월 초에는, 여기저기 군락지를 합하여 무려 3만여 평으로 국내 최대규모인 불갑산 해불암 앞까지  온통 붉은 꽃물결이 된다.
석산은 외형의 화려함과는 달리 슬픈 사랑과 그리움을 지닌 애절한 꽃이다.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서 잎과 꽃이 서로 평생 단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석산은 9월초부터 피기 시작해 보름 정도 만개한 뒤 꽃이 진다.

꽃잎이 모두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푸른 잎이 하나 둘 돋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석산을 '상사화(相思花)' 라 부르기도 한다.

 

석산을 인도에서는 '지상의 마지막 잎까지 말라 없어진 곳에서 화려한 영광의 꽃을 피운다' 하여 '피안화(彼岸花)' 라고도 한다.
꽃무릇이 사찰 인근에 많은 이유가 있는데, 그 쓰임새가 요긴하기 때문이다.
석산의 뿌리에 방부 효과가 있어 뿌리에서 낸 즙을 물감에 풀어 탱화를 그리거나 단청을 하면 좀이 슬지도 않고 색이 바래지도 않는다고 한다.
또 전분을 채취하여 종이를 서로 붙이거나 책을 엮는데 필요한 강력본드로 이용하였는데, 리코닌성분의 살균력 때문에 이 풀로 붙인 한지는 수천년이 지나도록 좀이 슬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인쇄문화는 불경출판이 그 효시였으니, 불경을 인쇄, 제책하던 절에서 석산을 많이 심었던 것이다.

 

석산과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과 줄기까지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아 혼동되는 부분이 많은데, 두 꽃은 확연히 다른 꽃이다.
상사화는 칠석 전후하여 6∼8월에 연분홍이나 노란색의 나리꽃 모양의 꽃을 피우지만, 석산은 추석을 전후해 백로와 추분 사이 9~10월에 빨간 꽃잎 사이로 수술이 길게 나와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갈고리같이 생긴 붉은색의 꽃이다.

그러므로 개화 시기와 꽃의 색깔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석산은 '지옥의 꽃' 또는 '죽은이의 꽃' 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아마도 묘지 근처에 많이 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옛날 어느 깊은 산속의 괴괴함만이 감도는 아담한 산사에, 속세를 떠나 오직 불도 닦는데만 몰두하던 한 젊은 스님이 있었다.
유난히 장대같은 비가 쏟아져 내리던 어느 여름날, 이 고요한 산사에 속세의 한 젊고 아리따운 여인이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비가 너무 쏟아져 산아래 마을로 내려가지 못하고 사찰 마당의 나무 아래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스님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그 여인을 보자마자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때부터 스님의 혼자만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날이 갈수록 수행도 하지 않고 식음도 전폐한채, 오직 그 여인에 대한 연모에 시름시름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급기야 석달 열흘만에 선혈을 토하며 쓰러졌고, 결국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다.
함께 기거하던 노스님이 이를 불쌍히 여겨 양지쪽 언덕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한포기의 풀이 자라났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긴 꽃줄기에서 선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이 바로 젊은 스님이 죽을 때 토하며 흘린 피처럼 붉은 꽃 '석산' 이었다고 한다.


 

 

오늘 우연히 빨래를 널다 마당에서 발견한 아이...

소리없이 핀 꽃무릇

 

상사화가 지고 나니 곧이어 피었다.

 

화사한 붉은 색은 가슴을 흔든다.

 

[2007년 9월 18일 계룡산 배살미 토굴에서  해병대 1034기 무호 조한빛마로 애비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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