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은 까 내고 버려진 새우껍질속의 숨은 살을 찾아 바늘에 꿰고...
그렇게 그 뜨거운 햇살아래서 나는 기다렸다.
메가리나 고등어 새끼를 잡으려고...
초등학교 시절의 그 그리운 추억속에는 15원하던 대나무 낚싯대와
인정많은...
당시의 내 머리통만한 손을 가졌던
억척스런 자갈치 아지매들의 ...
몸을 흔들 정도의 큰 목소리...
그때 난 꽤 고급스런 옷을 입었었나보다.
새우껍질을 뒤적이는 나를 보고 내 옷을 버리게 할까봐
조심스러워 하던 그 두터운 인정의 아지매들...
이 상자들이 가득하던 풍경은 그때 그대로인데...
이제 그 높게만 보이던 상자들의 높이가 그저 그렇게 보인다.
낑낑 거리며 오르던 뱃전도 이젠 그렇게 한발로 오를 정도로...
나는 훌쩍 어른이 되어 버렸다.
바로 이쯤의 자리였다.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그곳에서
얼굴이 빠알갛게 익도록 ...
정신없이 먹을 수도 없는 고기를 잡았었다.
지금은 이렇게 현대화 되어 휴식공간과 조형물로 꾸며져 있지만
매케할 정도로 비릿한 그 때의 생활 내음이 ...
지금 그리워진다.
그래 이쯤의 자리였지...
토요일 오후를 대나무 낚싯대로 혼자 그렇게 그림을 그리던 자리가...
어머니께 참 혼도 많이 났다.
물가에 가면 않된다고...
다음에는 집안일을 하던 먼 친척 누나와 같이 가라고...
^^ 물론 같이는 절대 갈수 없음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주일 정도를
익어 버린...껍질 벗겨지는 얼굴의 쓰린 고통을 참으면서도 즐거워 하던...
그시절은
지금 나의 어디에 있을까?
아니 남아는 있는 걸까?
그래 이쯤의 자리일테지...
나의 첫 낚싯대의 추억은...
그때도 갈매기는 그렇게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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