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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지산스님

계룡도령이 결심한 바가 있어 치렁 치렁하던 꽁지머리를 자르고 삭발을 해 버렸습니다.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오늘은 중복날입니다. 지난주 여행을 떠나기 전 결심한 바가 있어서 오늘 영험한 기운이 가득한 계룡산 갑사입구 기도도량 구룡암에서 주지 지산스님의 은혜로 삭발식을 거행했습니다. 평소 허리중간 정도까지 오던 긴 머리를 삭뚝 자른 것입니다. 상투놀이도 하고, 땋아 보기도 하고... 재미난 장난감이기도 했던 긴머리... 긴 머리를 자르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가 않았습니다. 먼저 전기 이발기[일명 바리캉]으로 묶여져 있는 머리를 바닥에서 부터 잘 정리하며 벗겨내듯 자른 후... 다시 면도칼로 박박 밀어야 합니다. 뭐 정식 사미계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제자를 대하듯 정성을 다해 매만져 주신 지산스님은 이제 법도를 떠나 계룡도령의 스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엔 밤톨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 더보기
계룡산 갑사 구왕리에서 그저 하루를 대하는 소소한 일상들 아침 계룡산의 맑은 공기속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맑은 물 한잔을 마시고 화장실로~~~ 묵은 것을 내려놓고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108배를 시작합니다. 무념무상... 삼매까지는 아니나 향하나가 다 살라지면 108배를 중지하고 찻물을 올립니다. 가끔씩 들리는 지나는 차의 소음을 벗으로 잘 우려져 맑은 차를 한모금 입안에 던지면 한모금 향기는 우주가 되고 꽃이 됩니다. 아직은 채 다 밝아지지않은 아침이라 어둠은 저 밑자락에 꼬리를 슬금 슬금 빼 내고 있지만 문을 통해 들어 오는 맑고 차가운 계룡산의 아침 공기는 폐부 깊숙히 묵은 욕망과 삿된 이기심을 훑어 갑니다. 한잔의 차가 주는 의미라야 굳이 부여할 것도 없겠지만 그저 소소한 하루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하루 하루 정리가 되고 자리가 잡혀가는 앞마당의 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