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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이웃님들과의 놀이터 월암리집 수리 오늘 하루 이만큼 벽을 발랐습니다. 이웃님들 감사합니다. ^^

 

집을 수리한다는 것...
짓는 것 보다 어렵다더니 정말입니다.

 

뭐 일해 본 경험이 없어서 더욱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미 있는 형태의 것을 띁어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부숴진 것을 고치고 빈 곳을 채우고 덧 입히는 것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50년을 넘게 붙어 있던 벽지를 띁어 내는 일은 정말 도를 닦는 마음자세가 요구됩니다.

 

먼지는 물론이요, 흙벽에 붙어서 삭아 버린 초벌지는 떼어 내기가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 동안 벽지를 뜯는 시간이었으니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겹겹이 발린 문틀과 문의 도배지는 물을 아무리 뿌려도 불려지질 않을 정도로 굳어 있었습니다.

ㅠ.ㅠ

 

그나마 방 하나 말끔하게[?] 벽지를 뜯어 낸 정도이고 나머지 방은 작업을 하면서 잘게 붙은 것들을 뜯어 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9일 혹시나 하는 기대로 황토를 사용해 벽면의 틈을 메우고 주변에도 발라 보았는데...

여지없이 금이가고 갈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의 벽바르기 작업은 갈라진 황토를 털어내거나 덧 씌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름 정성을 다해 작업을 했는데도 흙이 워낙 많이 떨어져 나간 곳이나 원래 평평하지 않은 곳은 어쩔 수 없는 흔적들을 남깁니다.

 

 

자 어떤가요?
^^
대체로 고르게 잘 붙은 것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처음 바른 곳에서는 일부 가는 금이 생깁니다.
아마도 너무 두껍게 바르다 보니 흙손 질이 서툰 계룡도령이 충분한 압력을 주지 못해서 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금이 생긴 곳은 다시 한번더 붓으로 발라줘야 한답니다.
ㅠ.ㅠ

 

 

어제 죽을 고생을 하며 옮겨 다 쌓아 둔 황토 몰탈 덕분에 지금 온 몸이 다 쑤십니다.
저질체력의 한계이지요.

 

얼마나 아픈지 이렇게 황토를 개는 것 조차 힘이 듭니다.
ㅠ.ㅠ

 

 

흙일이라는게...
장갑을 끼고 하면 좋을텐데 성질 더러운 계룡도령은 그러질 못합니다.
뭐든 맨손으로 해야 제대로 되는 것 같고, 직성이 풀리는 통에 손에는 황토가 끼고, 손은 벌써 쇳소리가 나며 거칠 거칠~~~

아~~~
공연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많아 집니다.

 

 

먹는 것도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평소 수입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장트러블을 일으키는 체질이라 라면도 제대로 못 먹는 형편인데...

우연히 부추나 마늘을 넣어 먹으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지천인 부추를 한웅큼 베어나 넣고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장트러블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

앞으로는 밀가루 음식에는 부추 듬뿍입니다.

 

 

라면으로 겨우 끼니를 때우고 25킬로그램 황토몰탈 40포대를 혼자서 나르느라 개고생을 하고는 도저히 체력이 견디지 못할 것 같아 논산의 손박사님께 S.O.S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어제 저녘은 오랜만에 푸름이님 부부와 함께 옛날족발에 다슬기탕까지 푸짐하게 먹고 돌아 왔습니다.

좋은 이웃을 둔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쉬엄 쉬엄하라는 것인지 전화가 불이 납니다.
ㅠ.ㅠ

 

늦은 시간 대한민국 명리학계의 큰 별이신 설봉선생님부부께서 컬컬할 때 한잔씩 하고 일하라며 맥주를 사들고 위문을 오시고...

 

 

이 집을 살 수있도록 소개해주신 바로 이웃에 사는 10년지기 분께서 인절미를 잔뜩 가져 오셨습니다.

참으로 고된 일이지만 힘이 절로 솟구칩니다.
^^

적당한 만큼의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웬 택배가 도착해 있습니다.
 

 

부산의 한 옷가게에서 보낸 것입니다.

 

열어보니 더운데 시원하게 지내라며 마 소재의 개량한복을 부산의 천진화님께서 보내 주셨습니다.

 

 

뭐 사진에는 회색처럼 나왔지만 청색에 가까운 색상입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

 

이래저래 오늘 하루는 감사하게 보낸 날입니다.

^^

 

이자리를 빌어 집을 살 수있게 도움 주신 분들과 집수리에 보태라고 힘을 주신 분들...
그리고 이 날까지 이것 저것 챙겨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진심 가득~~~)

 

 

 

 

[2011년 6월 1일 저질 체력으로 혼자 월암리의 낡은 흙집 수리를 하며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