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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계룡면 월암리의 낡은 흙집이 계룡도령의 손길에 의해 이렇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

 

 

오늘이 6월 5일...

5월 27일 부터 시작된 미장일이 방 하나 벽면만 마무리하는 정도의 진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보꾹[천장]에 미장을 해야하는 난 공사가 남아 있습니다.

계룡도령의 생각으로는 2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측하는데...
워낙 어렵고 힘든 일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만큼 4방의 벽을 다 바르는 정도로 이루고 나니 제법 일을 한 듯합니다.
^^

 

 

처음 벽지를 뜯어 내기 시작한 것이 4월 5일...

이것 저것 바쁜 일도 밀려 있고, 돈도 마련해야 하고...

 

어영 부영하다 본격적인 시작이 5월2일이니...

너무 게을을 부린 것 같기도 합니다만,

맨손으로 일을 하려니 막막하기도 했고, 워낙 오래된 집이라 벽지를 뜯어 내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래 저래 만들어진 돈 150만원으로 작업 인부를 불러 작업할까 하는 순진한[알고 보니 멍청한 ...ㅠ.ㅠ]생각도 해 보고 그냥 도배만 할까 하고 도배 견적도 받아 보고...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

도배와 장판을 까는데는 약 7~90만원의 비용이 들어 간단하게 도배로 매듭을 지을까 하다가 오래되어 벌어진 벽과 쥐구멍을 도저히 그냥 두고 도배를 할 수 없어서 일단 보이는 것이나 막아 보자는 생각이 몸으로 때우자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묵은 벽지를 깨끗이 뜯어 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일을, 우선 가운데 방 하나만 하면서 시험삼아 벽에 미장을 해 보기로 하고...

 

 

크게 힘을 받는 부분이 아니면서도 설치되어 있는 칸막이를 철거하고 그을음과 거미줄을 제거하고 나니 일이 너무 커진 듯해서 괜한 일을 벌인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겼습니다.

 

한마디로 의욕이 사라질 정도의 참담한 모습에 기가 팍 죽어 버렸습니다.

ㅠ.ㅠ

 

 

하지만 평소 '싸나이 한판'을 입에 달고 사는 계룡도령인데 그만한 일에 기가 죽어서는 않되겠죠?

그래서 건강에 좋고 습도 조절도 된다는 황토와 황토 몰탈[숙성황토+조개껍질 구운 가루]을 구입해 이것 저것 테스트를 해 봅니다.

 

하지만 미장을 해 본 적이 없는 계룡도령...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다시 전문가에게 집 안밖을 바르는 견적을 받아 보니 최하 인건비가 400만원!!!
물론 자재비는 별도...

 

그래!!!

내가 하자....

'이 생에 다 못하면 아들에게 시키자'는 마음으로 안쪽만 먼저 하고 이사를 한 후 바깥을 해 나가기로 마음 먹고는 흙손을 들었습니다.

 

 

5월 29일 처음 흙손을 잡은 날...

테스트를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 벽에 황토와 몰탈을 발라 보면서 너무도 막막했습니다만 황토 몰탈로 시공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31일부터 본격적으로 한포대의 황토몰탈을 발라 보면서 시작한 일은 시간이 가면서 요령이 하나 둘 생깁니다.

 

하지만!!!
이넘의 저질 체력은 5분 작업하고 10분 쉬어야 합니다.

ㅠ.ㅠ

 

 

드디어 1주일만에 아니 5일만에 4면의 벽을 다 바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보꾹[천장]을 이틀만에 해 낸다면 다음 방은 5일 정도면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덧입혀진 벽지는 늘어 붙어서 떼어 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혼자서 잘게 붙어 남은 벽지 뜯어 내면서 미장까지 하려니 막막하긴 하지만, 하루 정도의 시간을 더 쓴다고 볼 때 6일이면 마무리될 것 같은 생각입니다.

 

이렇게 힘든 황토 일을 하면서 먹는 것이라고는 부추를 듬뿍 넣은 라면이나 김밥 정도입니다.

그것도 이웃님들의 구호물자를 통해서 입니다.
ㅠ.ㅠ
 

 

힘들면 해먹에 누워 쉬기도 하며 쉬엄 쉬엄 진행되는 '일을 노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며 놀이처럼 하자'는 주의인 계룡도령을 옆에서 본다면 아마 올해안에 이사하기는 글렀다고들 생각할 것입니다.
^^

 

그나 저나 불쌍한 내 손!!!
거칠어진 것은 물론이고 굳은 살도 생길 것 같습니다.

섬섬옥수까지는 아니었지만 손이 곱다는 소리를 자주 듣던 계룡도령인데...
흑흑흑~~~~!!!

 

 

어쨋거나 1954년 9월 26일 상량하며 지어진 내 나이보다 오래된 집이 57년만에 새단장을 합니다.

그동안의 세월에 찟기고 갈라진 것들을 모두 말끔하게 덧메움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한국전쟁 휴전 직후 결혼을 하고 분가하며 지어졌을 이집은 이제 계룡도령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물론 계룡도령의 땀과 노력으로...^^

 

계룡도령의 이웃님들과 함께 할 집이며 놀이터는 이렇게 하나하나 변해가고 있습니다.

 

 

 

 

 

[2011년 6월 5일 월암리의 낡은 흙집 방 하나의 벽면 미장을 마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