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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월의 산/들꽃

가을꽃, 소녀의 순정을 꽃말로 가진 코스모스 이야기

 

소녀의 순정을 꽃말로 가진 코스모스 이야기

 

가을에는 참 많은 꽃들이 피고 또 집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랬동안 모습을 보이는 꽃은 코스모스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니면 너무 흔해서 일까요?
코스모스는 그리 크게 대접을 받지 못하는 꽃 같습니다.

 


 

이 즈음이면 길가에 가득 피어 작은 바람에도 가녀린 몸을 흔들어 대는 코스모스...



 

너무 흔하든, 너무 오랜동안 꽃이 피건...

크게 귀하게 여겨지는 꽃은 아니지만 신화 속에서는 신이 제일 처음 만든 꽃이 코스모스였다고 하니 꽃들의 시조인 셈입니다.

신화 속에서만 말입니다.

^^ 

그래서 일까요?

처음으로 만든 꽃 코스모스는 너무도 가냘프고 어딘지 모르게 흡족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도 여러가지 꽃을 만들어 보았다고합니다. 


그 덕분에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꽃이 생겨나게 되었다는데, 제일 마지막으로 만든 꽃이 바로 국화꽃이라고 합니다.
사실 국화는 식물 중에서 가장 고등한 식물로 알려져 있으니 제법 그럴듯한 이야기같기도 합니다.
현재의 식물 분류상 우연인지는 몰라도 코스모스 역시 국화과의 식물입니다.

국화과의 식물은 신이 제일 처음 만들고 제일 마지막에도 만든 가장 우주적인 꽃일 수도 있습니다.

 

결실의 가을은 신이 처음 만든 꽃 코스모스와 제일 마지막에 만들었다는 국화가 같이 피는 계절입니다.

 

 

코스모스는 길가나 어디라도 한송이가 피어 있어도...




아니면 여러송이가 피어 있어도

그 멋스러움이 유난스럽습니다.


 

예전에...

코스모스꽃을 따서는 압화를 만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압화를 하다 보면 가운데 꽃술 부분이 이그러지는 등 항상 문제였지만 그냥 이책 저책에 끼워 두고는 잊어 버리고 만 적이 한두번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너무 이른 시기인 8월경에 책갈피에 끼워둔 코스모스는 곰팡이가 생겨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대해지던 코스모스의 꽃말은 꽃의 색상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일반적으로 소녀의 순정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 들녘 작은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모습은 조금은 가련한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리고 코스모스(Cosmos)란 말이 그리스어의 코스모스(Kosmos/질서,조화,우주)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바깥쪽으로 펼쳐진 6~8장의 꽃잎이 질서있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은 질서와 조화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런데 우주와 연결지어보면 옛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였듯이

우주도 평면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Cosmos bipinnatus라는 학명으로 분류되는 코스모스는 멕시코 원산이며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가녀린 모습 때문인지 그에 걸맞는 전설도 있답니다.

^^

 

어느 나즈막한 산골마을...

이 마을에 꽃처럼 어여쁜, 마음씨 또한 고운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시름시름 병약한 아버지와 단둘이 가난하게 사는 소녀에게는 이웃에 사는 젊은 나뭇꾼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답니다.

언덕에 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함께 사랑을 속삭이는 순간은 누구나 느끼는 행복한 그런 시간일 것입니다.

 

어느날 큰 마을에 사는 사냥꾼이 이 소녀를 보고는 첫눈에 반하게됩니다.

매우 교만하고 탐욕스러운 그는 소녀의 아버지가 오랜 병환으로 세상을 뜨자 자신의 돈과 위치를 이용해

소녀에게 결혼을 강요하게 되었답니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가 없었던 소녀는 나뭇꾼과 언덕에 앉아 시름에 겨워합니다.

두사람이 함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된 사냥꾼은 질투에 눈이 멀어 두사람을 살해하고

그 자리에 묻어 버립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두 사람을 묻은 그 곳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힘없고 가난함을 상징하듯 가늘고 긴 가지위에 희고 붉은 소녀와 나뭇꾼의 사랑하는 모습처럼 환한 꽃이...

그렇게 피어난 꽃이 바로 코스모스라고 한답니다.

 

 

코스모스의 전설이라는 것이, 아니 꽃의 전설이라는 것이 대부분 슬픈 내용입니다.

하지만, 바람결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모습은 환하게 가을 대지를 밝히는 요정 같기도 합니다.

 

 가을은 그렇게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드는 요소들이 많은 계절인가 봅니다.
^^

 

 

 

 

[2011년 10월 19일 소녀의 순정이라는 꽃말의 코스모스를 생각하며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