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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월의 산/들꽃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相思花) 이야기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相思花) 이야기

 

 

지금은 상사화의 계절입니다.

 

혹시 상사화를 아십니까?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붙여진 이름...

잎과 꽃이 서로 그리워한다하여 붙여진 이름 상사화(相思花)

 

 

우리나라의 대부분 상사화류(相思花類)는 주로 남녘에 많이 피는데,

흰상사화는 제주도 바닷가, 개상사화는 남쪽 섬에서, 위도 상사화는 위도에, 백양꽃은 전라남도 백양산에 자라고 있으며,

꽃무릇인 석산(石蒜 Lycoris radiata)은 남녘의 절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데

이제는 점점 북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사화(相思花)는 세계적으로 대략 13~20 종이고 한국에는 아래의 8종이 있습니다.

 

Lycoris squamigera Maxim. - 상사화

Lycoris chinensis var. sinuolata K.H.Tae & S.C.Ko - 진노랑상사화[개상사화]

Lycoris flavescens M.Y.Kim & S.T.Lee - 붉노랑상사화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Koyama - 백양꽃

Lycoris uydoensis M.Y.Kim - 위도상사화

Lycoris chejuensis K.H.Tae & S.C.Ko - 제주상사화

Lycoris albiflora Koidz. - 흰상사화

Lycoris radiata (L`Herit) Herb. - 석산

     

   

이른 봄 3월엔 잎이 나고

그렇게 자라난 잎이 6월에 다 지고

8월 갑자기 하룻밤 사이 꽃대가 오르며 동서남북 사방으로 꽃이 펼쳐지듯이 핀답니다.

 

인간이 보는 시각에서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를 못하니 상사병이 난다고 생각할 법도 하지요.

 

 

이른 봄 다른 식물들이 채 눈을 뜨기 전

상사화는 풍성한 잎을 틔웁니다.

 

잎은 수선화잎처럼 생겼으나 좀더 넓고 길이가 긴 것이 다릅니다.

 

붉은 빛이 강한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우고 전국에 고루 분포한 상사화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이 Lycoris squamigera이며 한국이 원산지입니다.

 

지방에 따라서 개난초라고 부르기도 하며 열매를 맺지 못하는 상사화는 오로지 비늘줄기로만 번식을 합니다.

 

그리고 한방에서는 소아마비에 진통 효과가 있다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씁니다.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에는 그에 걸맞는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어느 곳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살았는데 늦도록 아이가 없어 

불심에 기대어 간절히 소망한 끝에 딸아이를 얻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며 부모님에 대하는 효성과 어여쁨은 마을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소녀의 아버지가 병으로 죽게되어

효심이 지극한 소녀는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근처의 절에서 백일동안 탑돌이를 하였습니다.

 

이때 아리따운 소녀를 남몰래 지켜 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큰 스님의 젊은 상좌.

젊은 스님은

누가 볼세라...

마음을 틀킬세라...

안절 부절 못하고 마음은 진분홍으로 물들어 갑니다.

애절한 마음에 말을 할수도 없이 백일은 그렇게 훌적 지나가 버립니다.

 

불공을 마친 소녀가 집으로 돌아 가고,

젊은 스님은 절 뒤의 언덕에서 하염없이 소녀가 떠난 방향만 바라봅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혼자 냉가슴을 앓던 상좌스님

어느날 부터 시름 시름 앓기 시작하여 운명을 달리 하고 맙니다.

 

다음 해,

스님이 숨어서 소녀를 바라보면 섯던 그 자리에 이름 모를 꽃이 한송이 피어납니다.

 

출가한 몸으로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으나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내야만 했던 젊은 스님의 깊고 깊은 애절함은, 

그 마음이 그대로 담긴 것인지 연보라빛 꽃이 마치 소녀를 찾으려는 듯 사방으로 펼쳐지듯 피어납니다.

 

절에 불공을 드리러 온 사람 중 하나가 그 꽃을 자신의 마당에 심어두었더니

다음 해,

꽃을 심었던 그 자리에서 잎이 무성하게 자란 것을 보게됩니다.

하지만 어느날 잎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을 보고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무더운 어느 날 그 곳에서 대롱처럼 꽃대가 올라 오는 것을 보게되어 너무도 신기하게 여깁니다.

 

그 꽃대에서는 그 때처럼 연보라 꽃송이가 동서남북을 바라보며 피어 납니다.

 

이를 보고 꽃이 잎을 찾는 것이라 여긴 사람들이

잎과 꽃이 만날수 없는 슬픈 운명을 가진 꽃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꽃말또한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입니다.

 

 

잎과 꽃이 평생 만나지 못해 서로 그리워한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지은 이름인 상사화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모순적이고 인위적인 표현으로 느껴지기는 합니다.

 

정작 상사화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계룡도령은 그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뭔가 의미를 두어 더 잘 기억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요?

^^

 

그리고 아무려면 어떤가요.

아름다움을 즐기고 느끼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한번쯤은 가족이나 연인과 손잡고 상사화가 가득한 곳을 찾아

영원히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상사화의 의미도 되새기고

지금의 만남과 사랑을 더욱 깊게하는 것은 어떨지요?

 

어느덧 8월도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이곳 계룡산에도 상사화가 지고나면  개상사화라 불리는 노랑상사화가 피어 납니다.

 

상사화와 같이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이 Lycoris aurea로 조금 다릅니다.

 

분포지역은 주로 한국의 제주와 전남,충남일부지역이며 산이나 들의 양지 마르고 따뜻한 곳입니다.

 

일본과 타이완, 중국의 남부지역에도 서식하는 개상사화

 

다른 곳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이곳 계룡산에서는 묘하게도 상사화가 진 다음에 바로 꽃을 피웁니다.

 

계룡산에서는 흔하디 흔한 꽃으로 등산을 하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개상사화를 붉노랑상사화, 노랑상사화 등과 혼동되게 부르는데...

특히 갑사 대적전앞에서 숲을 이루고 피는 개상사화를 보게되면

붉노랑상사화가 아니라 노랑상사화를 칭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막바지에 이른 짙은 녹음 속에서 보여지는

노랑색의 꽃은 유난히 도드라져 보입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게 가볍게 계룡산의 고즈넉한 갑사로 나들이하여

숲속 한 곳에서 고개 들고 반기는 상사화를 만나는 것은 어떨지요?
^^

 

 

 

[2013년 8월 17일 계룡산 월암리 토굴에서 아름다운 상사화를 담으며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