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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희망이다

정부가 멍청하면 국민이 똑똑해진다 -진중권-

정부가 멍청하면 국민이 똑똑해진다 -진중권-


정부가 멍청하면 국민이 똑똑해지는 법. 멍청한 정부 덕분에 온 국민이 거의 광우병 전문가가 되었다.
정부가 못 미더우니, 국민들이 스스로 학습하여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뿐인가? 멍청한 정부 덕분에 국민들 전체가 국제협상의 전문가가 됐다.
정부가 한심하니, 국민들이 정부를 대신하여 재협상의 길을 찾고 있다.


광우병이란 사안에는 크게 위험평가, 위험관리, 위험소통의 세 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그런데 정부의 태도는 어떤가?
위험평가에 관해서는 '광우병은 생각보다 위험한 병이 아니다',위험관리에 관해서는 '미국을 못 믿으면 누구를 믿느냐',
위험소통에 관해서는 '촛불집회를 선동하는 불순세력을 처벌하고 무지한 국민을 계몽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중·고생들도 이게 멍청한 오답이라는 것을 안다.
정답은 '광우병의 위험성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그렇게 엄격한 검증을 걸쳐 수입된 쇠고기라도 국민들이 어디에 유의해서 먹어야 하는지 알려야 한다'는 것이리라.
초·중·고생도 아는 것을 왜 정부만 모를까?


보수언론은 정부보다는 약았다.
얼마 전만 해도 광우병의 위험을 경고하던 조중동이 대대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홍보한다.


황당한 것은 열심히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떠드는 조선일보의 사내식당에 내 걸린 문구다.
'우리 식당에서는 호주산 청정 쇠고기만 사용하오니 안심하고 드십시오.'
기사로 나가야 할 얘기를 왜 자기들 식당에만 걸어놓는 걸까?


듣자 하니 청와대에 사슴을 풀어놓았단다.
사슴 대신 광우병 걸린 소들을 풀어놓는 게 어떨까?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 소 잡아서 대통령과 장관, 여당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시식회를 여는 거다.


이 초엽기적인 몬도가네쇼는 태국의 악어쇼나 인도네시아의 뱀쇼를 제치고 머잖아 한국이 자랑하는 국제적 관광자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데일리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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