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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손발 안맞는 이명박정부’ 툭하면 영혼없다던 공무원 탓!!!

‘손발 안맞는 정부’ 툭하면 공무원탓
“코드 불일치” 정책 엇박자 책임 떠넘기기
여당 “상호불신·장차관 역량 부족탓”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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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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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월10일 기획재정부 첫 업무부고에서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머슴이다.
그런데 국민에게 머슴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건설회사에 몸담고 있으면서 공무원들과의 관계에서 오랫동안 을(乙)의 처지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획기적 태도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공무원들은 발칵 뒤집혔지만, 국민들이 듣기에는 옳은 말이었다.
 

8개월이 지난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공무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7일 각 부처 및 산하기관 대변인들을 청와대로 불러서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

 

“공무원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다르면 병이 난다. 생각이 다르면 마음이 안 따라가고, 그러면 홍보 효과도 떨어진다. 내부(공무원)와 외부(국민) 홍보를 절반의 비중으로 같이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이 한 말은 더 심하다.

나 의원은 지난 6일 대구시당 여성정치아카데미 특강에서 “이제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이지만 아직도 새 정부와 코드를 같이하지 않는 공직자들이 있다. 곳곳에 지난 10년의 잔재가 남아 있어 새 정부가 열심히 하려고 해도 공무원 사회가 잘 안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도 모르는데 야당 의원들은 당일 오전에 있었던 정부 회의의 내용을 누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까지 속기록처럼 가지고 나와 질의를 한다”고 ‘증거’까지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도 “연말연시 정부 개편은 불가피하지만, 장관을 바꾼다고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할 것이라는 확신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공무원들은 국가의 일을 처리하는 전문 직업인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취임 뒤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는 이미 마무리가 된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 실세들의 이런 ‘공무원 불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한나라당 의원들의 분석은 두 가지다.

 

첫째10년 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상호불신,

둘째정무직 장차관들의 역량 부족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9일 “공무원들이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친노’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공무원을 지휘하는 장차관들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얘기를 많이 한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내부 공감대 확산에 주력해 조직을 제대로 이끄는 모범 사례로 꼽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재정부 공무원들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불신받는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와이티엔(YTN) 사태 악화의 원인을 구본홍 사장의 무능에서 찾는 시각도 그런 논리의 연장선이다.

 

아무튼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아서 정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국가 차원에서 불행한 일이다.

특히 정권을 책임진 사람들이 그 원인을 자신들의 무능과 불성실에서 찾지 않고 ‘공무원 탓’을 하고 앉아 있다면 그건 비겁한 일이다.

 

 

성한용 선임기자shy99@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20920.html

기사등록 :2008-11-10 오후 02: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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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008-11-10 오후 0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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