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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당신도 모르는 4·27선거 사실상 전국 선거… 부재자투표 신고 시작, 유권자 관심 필요

 

 

 

당신도 모르는 4·27선거, 억울 안하십니까?
사실상 전국 선거… 부재자투표 신고 시작, 유권자 관심 필요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2011.04.08  14:56:37

 


“다음 중 4․27 재보선이 열리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1)강원도 2)서울 중구 3)충남 태안 4)울산 동구”

 

이러한 시사상식 문제가 있다면 정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1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진짜 정답은 1~4번 모두이다. 정답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4․27 재보선은 사실상 전국에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언론 대부분은 강원도지사 선거와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국회의원 선거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이들 4개 지역에서만 선거가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4월 27일(수요일) 재보선 당일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이들 지역 주민들만 있는 게 아니다. 광역단체장(도지사)은 강원도, 국회의원 선거는 분당을, 김해을, 순천 등의 지역에서 열리는 게 맞지만 기초단체장(시장 군수)과 시·도의원, 시·군·구의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전국에서 치러지는 선거와 다름없다.

 

자세한 선거 지역은 다음과 같다.

 

광역단체장 : 강원도

국회의원 : 경기 성남 분당을, 전남 순천, 경남 김해을

기초단체장 : 서울 중구청장, 울산 중구청장, 울산 동구청장, 강원도 양양군수, 충남 태안군수, 전남 화순 군수

시·도의원 : 울산 중구 제4선거구, 충북 제천시 제2선거구, 전북 전주시 제9선거구, 전남 화순군 제2선거구, 경남 거제시 제1선거구

시·군·구의원 : 서울 강남구 다선거구, 서울 강남구 사선거구, 대구 서구 가선거구, 대구 달서구 라선거구, 대구 달서구 마선거구, 대전 대덕구 나선거구, 울산 중구 가선거구, 경기도 고양시 바선거구, 경기도 안성시 나선거구, 강원도 태백시 나선거구, 충북 제천시 가선거구, 충북 청원군 가선거구, 충남 보령시 가선거구, 충남 연기군 나선거구, 충남 부여군 나선거구, 충남 서천군 가선거구, 전북 남원시 가선거구, 전북 고창군 가선거구, 전남 목포시 라선거구, 경북 예천군 라선거구, 경남 고성군 다선거구, 경남 양산시 바선거구, 경남 함양군 나선거구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까. 아니, 자기 지역에서 선거가 열린다는 것을 모르는 유권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선거홍보에 나서지 않고, 언론이 이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면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말 뿐이다.

선거에서 투표율을 올리는 게 중요한 이유는 대의민주주의 기본 원칙인 더 많은 유권자의 참여를 이루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세대 위주의 ‘정치행위’가 될 경우 당선자의 대표성에 심각한 의문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정치인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이들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 술자리 푸념 정도로 비판이 머물 경우 ‘그들만의 리그’는 더욱 공고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정치혐오주의나 정치냉소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제대로 된 정치를 위해서는 유권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재보선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재보선 투표 참여를 위해서는 직장인들의 경우 출근 전에 투표에 임하거나 출근 이후 투표장에 나서는 방법이 있다. 투표를 위해 휴가를 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재보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투표 마감시간이 총선이나 대선보다 2시간 연장된다. 그렇지만 퇴근길 교통체증 등을 고려할 때 투표를 하고 출근하는 방법이 보다 안전한 선택이다.

 

투표 당일 출근이나 출장 등의 문제로 투표에 임하기 어렵다면 ‘부재자투표’를 선택하면 된다. 부재자 투표는 군인들만 하는 선거가 아니다. 일반인들도 선거일에 투표장에 가서 선거할 수 없는 사람일 경우 ‘부재자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부재자신고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에 들어가면 메인 화면에 부재자신고서 자료 내려받기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복잡하지 않은 양식에 기입할 것만 기입한 이후 우표를 붙일 필요 없이 우체통에 집어넣기만 하면 끝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관위는 4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 동안 부재자신고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5일에 이르는 기간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제외하면 사실상 3일간이다. 게다가 4월 12일까지 우편물이 거주지 읍면동에 도착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더 많은 사람이 투표를 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기관인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4월 8일 이미 부재자 신고가 시작됐으므로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은 서둘러서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우편물을 통한 부재자신고 접수가 어려운 경우 가까운 동주민센터나, 읍사무소, 면사무소를 찾아가 작성하는 방법도 있다.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작은 관심이 더 좋은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을 가져올 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글픈 대목은 한국 정치 현실을 볼 때 국민들이 투표장에 덜 나가야 선거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정당이 있다는 점이다. 거꾸로 말하면 국민들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가 선거를 하면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정당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중앙선관위의 투표 독려에 적극성이 담겨 있는지 의문이다. 8일 이미 부재자 신고가 시작되지만 이를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자기 지역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경제' 정치부장 출신인 김영근 민주당 부대변인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의 중간 왼쪽 선거자료 코너 두 번째줄 ‘재보궐선거 부재자신고서 서식’을 클릭하면 그 하단에서 첨부된 파일을 열 수 있다. 5분 가량만 투자하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근 부대변인은 “재보궐선거는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재자 투표가 각자의 가정에서 이뤄진다. 출근이나 등교 출장 등으로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나 부재자 신고를 한 뒤 18~20일 사이에 원하는 주소지에서 부재자투표 용지를 수령해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