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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이야기

옛 선현들의 숨결과 발자취를 찾아서 떠나는 기호유학문화의 진수 충남에서의 하룻밤 '충남명가 탐방’ 2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변평섭)은 지난 4월 28일 옛 선현들의 숨결과 발자취를 찾아서 떠나는 기호유학문화의 진수 충남에서의 하룻밤이라는 명제의 ‘인문학 이야기가 있는 충남명가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그 첫 번째 탐방은 ‘명재 윤증을 찾아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로 카이스트 동문가족들 30여명과 함께 명재 윤증선생 고택에서 1박 2일의 문화체험행사로 진행됐습니다.

 

충남은 예로부터 양반의 고장, 선비의 고장으로, 충절의 고장으로 일컬어 왔는데 이는 그만큼 충남은 유교문화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유교적 색채가 강했던 곳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많은 유학자들이 배출되었고 또 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러한 유학자들의 흔적을 찾아 다니는 여행이라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화적 유적과 가치만 쫓은 것이 아니고 명문가문들의 일상에 내려서서 보고 느끼고 만지며 만들어 보는 체험의 시간은 많은 감동을 준 듯합니다.

 

특히 종손가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과 규방공예의 진수라 할 전통 매듭만들기 체험, 그리고 우리들의 전래 놀이 문화 체험은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습니다.

 

명문가문이란 무엇이고, 그 가문의 종가란 어떤 의미일까요?

 

이날 이삼장군고택을 방문하고 명재윤증선생고택으로 돌아오니 계룡도령과 일행을 반기는 것은 고운빛깔과 정성으로 시원하게 준비된 오미자차였습니다.

 


 

그저 마시는 한잔의 차가 아니라 꽃을 띄운 듯 이쁘게 장식된 차와 그 차를 담은 도자기 그릇...
행여 귀한 손님께 드릴 음식에 먼지라도 들까하여 고운 베로 마치 연잎처럼 만든 상보를 젖히고 표주박 바가지로 떠서 나누어 주는 정성스러운 손길에서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성향교와 궐리사를 거쳐 이삼장군고택을 다녀 온 일행은 한여름 같은 더위에 지친 몸을 한잔의 정성이 그득한 오미자차로 추스리고 충남의 명문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아채 들에 모였습니다.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하기위해 하얀 천으로 채양을 쳤는데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느껴졌지만 풍치가 대단했습니다.

 

각 가족별로 나뉘어 종가음식 만들기를 하는데, 연로하신 이삼장군의 후손 종부께서 직접 고운 한복을 차려입으시고 타래과 만들기를 손수 지도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종부님의 지도아래 가족들이 합심하여 만든 타래과입니다.



 

명재윤증선생의 후손인 종손의 누님으로 보이는 분이 직접 가족들에게 떡 전골만들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떡볶이와도 비슷하면서 붉지 않은 떡 전골입니다.

쫀득한 가래떡의 식감과 고춧가루가 들지 않아 맵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모두들 하는 말이 술안주로 딱이랍니다.

ㅎㅎㅎ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가지소박이김치입니다.

오이소박이야 흔히 대하는 음식이지만 가지소박이???
오이와 다른 것은 가지를 살짝 데쳐서 만든다는 것 외에는 오이소박이와 같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 칼질을 하고 가지소박이의 속을 버무리는 아이가 이제입니다.

홍이제...
이제 뭘 할까?

라며 놀려먹기도 했는데...
아주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라 나중에 영광스런 상을 받게되기도 하지요.
^^



 

언제 이렇게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보겠어요?
^^
합심해서 만든 음식들을 들고 인증샷도 날리고...즐겁고 유쾌한 맛 여행이 되었습니다.



 

종가음식 만들기 체험을 마치고 명재윤증선생고택의 노서서재로 자리를 옮겨 전통매듭공예를 배워보는 시간입니다.



 

남녀노소할 것없이 열심히 합니다.



 

그 결과는 이렇게 멋진 브롯지로 탄생되었습니다.
^^

하지만 다들 처음 해 보는 매듭이라 선생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일일이 수정해주고 조여 주시느라...^^



 

이번 탐방기간동안 1박4식을 명재윤증선생고택에서 보냈는데...

간결하면서도 소박한, 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충청 본향의 음식이랄 여러 종류의 식사를 했습니다.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것은 모든 음식들이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남역사박물관 오민석관장님의 표현대로 '덤덤한'맛입니다.
아니 덤덤하지는 않고 재료 본연의 맛과 향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난뒤 나물과 탕국을 넣고 비벼먹던 비빔밥 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쇠고기국을 부어서 말아 먹는 '국말이'는 정말 독특하다 하겠습니다.

 

정말로 덤덤하면서도 전혀 받히는 향이나 맛이 없어 다 먹고 난뒤 뭔가 아쉬운 듯하다가 개운하게 끝나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번 4식동안 느낀 것이지만,

충청도의 음식이, 종갓집 음식이 이렇게 소박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전혀 억지스럽게 맛을 내거나 하지 않고 재료 본래의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중시하는 조리에 타 지방의 화려하고 기름진 종가 음식과 대별되어 한동안 혼란스럽기가지 했습니다만, 학자로서 검소함과 이웃나눔을 솔선수범했던 명재선생과 이삼장군가의 전통에 대해 듣고나서야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명재선생고택에서 만들어진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은 예전, 여름 어느날 계룡도령의 어머니께서 멸치 다시물에 애호박만 숭숭썰어넣고 끓여 주시던 손 맛 그대로여서 한참을 추억에 젖게 했습니다.

 

이제 이 글을 쓰는 때가 마침 가정의 달 5월이요, 내일이 어버이날이기도 합니다.

다들 부모님께 전화라도 하셨죠?
ㅎㅎㅎ
뭐 365일이 어버이날이니 굳이 따로이 전화 할 일이 없다구요?
네~~~ ^^;



 

저녁을 먹고 난 뒤 강좌도 듣고 우리가락도 듣고...

사실 좀 출출해질 시간에 떡하니 떡을 준비해 두는 배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측의 준비가 얼마나 정성스러웠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정작 충남역사문화연구소 충남역사박물관의 박물관운영팀장인 민정희씨의 쌍둥이와 부인이 방문했을 때는 떡을 하나씩만 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쌍둥이 아들들이 섭섭해 한 것을 풀어 주려고 무릎을 꿇었다나 어쨌다나...ㅎㅎㅎ

 

다음날 점심상에서 전날 적극적이고 열심히 강좌와 우리가락을 즐겼던 아이 가족들은 상을 받았습니다.

아주 특별한 상을...^^



 

제대로 손님대접을 하는 독상으로...^^

 

여기에 있는 상 중의 하나는 뒷면에 宗[종]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그 누구도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종가를 지켜야하는 종손의 무거운 짐을 아는 문중 사람들이 종손을 우대하기 위해 종손만이 사용하는 상으로 지정을 해 둔 것입니다.

 

 

아래의 밥상 중에 어느 것이 종손용일까요?

그 종자가 새겨진 밥상은 이날 식사를 마지막으로 충남역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특이한 상이라 여러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지요.



 

점심식사를 마치고 이번 탐방을 기억하기 위해 단체사진을 담았습니다.

계룡도령도 담긴 것을 보면 제가 담은 것은 아니겠죠?
^^

이 기념 사진을 끝으로 보물로 지정된 노강서원과 병사, 그리고 종학당으로 가기 위해 명재윤증고택을 떠납니다.


 

 

종학당에서는 사학인 종학당의 역사와 의의전반에 걸친 설명을 듣고는 새로운 체험을 준비합니다.

지금 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전통방식 그대로 제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요래요래 제기차기 가족대항전을 벌이기 위해서...^^



 

모두 3가지 가족경기를 통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인데...
제기차기도 그렇지만 고무신 발로 던지기는 참 오랜만에 해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 비석치기가 변형된 놀이인데 어른 아이할 것없이 아주 신나합니다.

아마도 걷어 차 버리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일까요?
ㅎㅎㅎ



 

마지막으로 가족 줄넘기를 합니다.

아주 잘하는 가족에서 몇개 못하는 가족까지...
이번 놀이 체험을 즐기며 느낀 것인데...

우리네 인생살이가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가족은 이 놀이를 잘하고, 어떤 가족은 저 놀이를 잘하고...

이것 저것 다 잘하는 가족도 있고, 아무것도 제대로 잘 하는게 없는 가족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족간에 이렇게 함께 놀아 본 적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날, 종학당에서의 전통놀이 체험을 끝으로 '기호유학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막을 내렸습니다만, 우리 조상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는 짧지만 긴 1박2일간의 여행이 되었습니다.

 

민속놀이 체험의 성적에 따라 고르게 나누어 준 상품들로 다들 웃음을 머금는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애초부터 등수란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모든 가족에게 고루 상품이 돌아가도록 배려한 것과 진행 내내 꼼꼼하게 준비해 두어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충남역사박물관 진행팀들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충남 역사박물관 오민석 관장은 “1박 2일간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여자 모두의 적극적이며 진지한 모습에 놀랐고 앞으로 담당자들이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보답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1박2일간 진행된 프로그램은 참여자 모두의 찬사를 받는 알찬 내용이었으며 참여자 모두의 진지한 태도에 프로그램에 참여한 진행자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유적과 문화 탐방에 대한 글은 전편에 올렸습니다.

아래 글을 보시면 됩니다. 

기호유학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12 기호유학 인문학 포럼' 기호유교문화의 진수 충남에서의 하룻밤]

 

한편 5월 12일에 떠나는 두 번째 탐방은 기호유학의 대표적 유학자인 추사 김정희의 처향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 신청된 아산 외암민속마을(중요민속문화재 제236호)을 찾아갑니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지성사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정옥자 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가 ‘조선시대 선비의 삶과 선비정신’에 대한 특강을 펼칠 예정이며, 국악계를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 선생과 함께하는 ‘우리 소리 여행’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일정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일정
-일 시 : 5월 12일 오후 5시 30분∼8시 30분
-장 소 : 아산외암민속마을(교수댁) 특설 야외무대
-강 연 : 정옥자 교수에게 듣는 조선시대 선비 이야기(5시 30분∼7시)
-공 연 :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우리 소리 여행(7시 30분∼8시 30분)
-주 최 : 충청남도, 아산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아산외암민속마을
-주 관 :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참가 비용 : 무료
-문의 : 041-856-8608(충남역사박물관 박물관운영팀) 

          충남역사문화연구원  http://www.cihc.or.kr

 

 

 

 

 

 

 

[2012년 4월 28일부터 1박2일간 충남명가 탐방을 다녀 온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