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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희망이다

언론이 놓친 BBK 핵심: 이건희가 소유해서 지배하나? torreypines


어제 검찰의 발표가 있은 후 오늘 아침의 언론 기사를 보니 한겨레만 “의혹 풀어주지 못한 BBK 수사”란 제목으로 의혹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는 논조이지, 나머지는 “사기꾼 한명에 놀아난 대한민국”, “검찰수사보다 사기꾼 믿으라는 이색 촛불시위”, “검찰 발표 승복하고…” 등 검찰의 발표를 의혹이 모두 해소된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그동안 몇차례의 글을 통해 BBK의 종결은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납득이 될 때 국민만이 할 수 있다고 누누히 강조를 했다. 

어제 쓴 검찰 발표 분석의 글에서도 밝혔지만 해소돼야 할 의혹이 남은 정도가 아니고, 해소된 의혹이라곤 찾아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동안 김경준이 검찰의 발표와는 달리 변호사의 입회도 없이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김경준의 입장 번복에 큰 비중을 두었던 이명박 면죄부에 대한 의혹은 더 확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글쓴이는 BBK를 이명박이 실소유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동안에 드러난 많은 증거및 정황을 검찰이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마당에 검찰의 발표를 뒤집을만한 새로운 물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니 실소유에 대한 논쟁은 여기서 하지 않겠다. 

대신 아주 중요한 데 모든 언론이 놓치고 있다고 생각되는 점 하나를 집중해서 다뤄 볼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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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발표와 이명박지지세력의 메시지는 BBK가 이명박 소유가 아니니 손들라는 거다. 

깔끔한 반대 논리가 없는 상태에서 많은 국민이 그 메세지를 따라가고 있다. 

BBK 공부를 꽤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해서, 그 깔끔한 반대 논리를 제시해 보겠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명박이 BBK를 실소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지배상태에 있었다면 전체적인 사건의 성격이나 결과가 하나도 달라질 게 없다고 주장한다. 

거꾸로 실소유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않았다면 이명박에게 BBK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진다. 

실제로 외국에는 최대주주가 주식만 소유하고 경영에 일체 관여 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BBK가 이명박 소유가 아니면 다 끝난 건 줄 알았는 데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을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게 바로 검찰발표나 이명박쪽에서 노리는 것이다. 

이명박의 소유 문제가 왜 중요했나?  소유는 곧 지배, 지배는 곧 경영을 뜻한다는 공식이 머리속에 있기 때문이다. 

소유 없이도 지배와 경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꽤 오래 전에 이건희의 명함을 본 적이 있다. 

받아 본 게 아니고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냥 봤다. 

삼성 로고 옆에 ‘삼성 그룹’ 정도로 기억되는 게 회사명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고, 명함 한복판에 ‘이 건 희’.  그게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화번호나 주소는 물론이고 직함조차 없었다.

 


당시에는 이건희가 삼성 자체군 하는 냉소도 스쳐지나간 것으로 기억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그런 명함을 가지고 다닐만 하다. 

이건희 일가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지분이 1.5%라고 하던가? 

얼마가 됐든 이건희의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절대적이고 경영에 대한 최종결정권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지분으로 표현되는 소유 때문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딱딱한 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겸한 이건희 얘기는 그만 끝내고 다시 BBK로 돌아 가자.

 


그렇다면 이명박이 실제로BBK경영에 얼마나 관여했느냐가 관건이다. 

BBK의 투자자17명이 모두 이명박과 동문이나 인척등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심텍은 이명박이 약속한 대로 투자금을 반환 안한다고 소송을 해 이명박은 법원으로부터 본인 부동산 가압류 처분까지 받는다. 

그리고 한결같이 받아쓰기조차 못하는 기자만 골라서 한 인터뷰, 본인이 싸인까지 하고 오리발인 명함, 두 사람의 사진이 나란히 걸린 홍보책자…

 


이명박이 BBK를 소유했다고까지는 동의 안해도 좋다. 

그러나 이쯤되면 이명박이 투자자 유치나 그에 따르는 책임져야 할 약속을 했다는 거는 인정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이 사업정리를 할 때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채무관계가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는 얘기다. 

글쓴이의 추정으로는 투자자들에 대한 이익배당과 광은투자 주식매집에 따른 예상 손실등 100억 이상을 이명박과 김경준이 공동으로 책임질 문제였다. 

아래에 좀 길긴 해도 이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 있는 글쓴이의 글(쉽게 풀어 쓴 BBK 이야기 3 - 주가조작편)이 있으니 읽어 보기를 권한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205979

 


이런 상황에서 주식을 어느 당시 누가 소유했나는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이명박의 소유가 사실이면 주가조작, 횡령, 돈세탁등의 문제들을  좀 더 쉽게 풀 수 있을 뿐이다. 

윗 글에서 보듯이 글쓴이는 그 전에 이미 이명박의 소유를 주가조작의 전제로 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서 검찰 발표 때문에 급조한 반대 논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BBK 싸움은 긴 싸움이다. 

그리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하는 싸움이다. 

여기를 방문하는 양식있는 기자들은 다시 한번 논리 재무장을 하고 싸움터로 향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