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책인즉명(責人則明)’ | |
‘십탱구리(十撑求利)’ 등 엽기발랄, 재치만점 사자성어도 | |
이충신 기자 | |
교수들에 이어 누리꾼들도 올해의 사자성어를 스스로 만들어 온라인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누리꾼들은 한겨레 소셜미디어섹션 통하니(www.tong.hani.co.kr)의 ‘여러분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의에 재치와 풍자가 넘치는 네 글자의 철학을 올렸다. 때로는 누리꾼들의 사자성어는 직설적인 욕설과 웃음이 만발한 해학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올해는 4대강 개발 논란과 천안함 침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회 논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예산안 날치기, 연평도 포격 등 어느 해보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이 많았다. 누리꾼들 스스로 만들어 유통시킨 사자성어는 이들 사건과 관련된 권력의 행태를 꼬집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누리꾼들은 우선 정부와 한나라당이 집권 3년이 지나도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한다며 이를 사자성어에 담았다. 책인즉명(責人則明)과 적반하장(賊反荷杖). 책인즉명은 자기의 잘못을 덮어두고 남만 나무라는 모습을 뜻하고, 적반하장은 사건만 터지면 오리발 내미는 차원을 넘어 외려 큰소리치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형님’을 빗댄 사자성어도 많았다. 당정상박(黨政相博)은 ‘당과 정부를 형과 동생이 말아먹는다는 뜻’이라는 설명이 달렸고, 형님이 나서면 안되는 게 없다는 의미로 ‘만사형통(萬事兄通)’을 꼽은 누리꾼도 있다. 포항 영덕 출신들의 동향 모임인 영포라인을 빗댄 ‘영포라린( 迎浦羅隣)’도 올해의 사자성어에 올랐다. ‘첩첩산중’과 ‘우이독경’처럼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사자성어도 있다. 평범한 사자성어지만 해설을 덧붙이면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사자성어로 변한다. 첩첩산중(疊疊山中)은 꾸역꾸역 깜깜한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 정세를 비판한 것이고, ‘우이독경’(牛以讀經)은 국민이 말하면 듣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의미가 담겨 있다. 연평도에서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말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빗댄 ‘보온포탄’과 ‘보온상수’도 빠지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4대강 사업과 예산안 날치기를 비꼬는 ‘육두문자’형 사자성어도 조어했다. ‘씨방세야(氏放稅也)’는 국민 혈세를 4대강 사업이나 이 대통령의 형님과 부인 예산에 쏟아붓는 것을 빗댄 말이다. ‘십탱구리(十撑求利)’는 열 십, 배 저을 탱, 구할 구, 이익 리 자로 이뤄졌는데, 몇 사람이 4대강에서 배를 젓겠다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는 뜻이다. 이처럼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내용에 대해 한 누리꾼은 “아주 재밌는 표현”이라며 “송년회 건배사로 쓰겠다”고 적었다. 표현이 노골적이어서 듣기 민망한 사자성어도 있다. 한 누리꾼은 어서와요(御鼠訛謠)를 조어한 뒤, 임금쥐가 입만 열면 와전됐다고 노래를 부른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서목촌광(鼠目寸光)을 제시한 누리꾼도 있다. 쥐 눈에 작은 빛이라고 직역한 뒤 짧은 식견으로 제 앞만 살핀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포비이락(砲飛李落)도 있다. 포탄이 날자 ○○○이 떨어진다는 뜻풀이가 붙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패러디한 ‘도둑노미’도 있다. 예산안 날치기로 서민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와 한나라당을 도둑에 빗댄 말이다. 이밖에 자기의 허물을 알았거든 반드시 고치라는 뜻의 ‘지과필개(知過必改)’, 스스로 혼란에 빠진다는 ‘자중지란’(自中之亂), 차마 눈뜨고 못본다는 ‘목불인견’(目不忍見)도 올해의 사자성어에 추가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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