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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변상욱의 기자수첩]한진중공업은 먹튀 전설의 종결자? 한진중공업사태 바로 보기


한진중공업 사태가 여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변상욱의 기자수첩'에서 있는 사실만 그대로 나열했는데도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그러고도 악어처럼 눈물을 흘리던 조남호!!!
여야 모든 정치인들은 반드시 한번 보아야 이해가 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내용입니다.


 

 

 

한진중공업은 먹튀 전설의 종결자?

CBS 변상욱 대기자 출처 :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8504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조남호 회장이 10일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 회장이 제시한 내용을 검토해 보자.

1. 현재의 고용수준을 유지하며 3년 안에 정상화 시켜 해직자를 재고용한다?

영도 조선소에 설비투자가 없고 최근 2년간 숙련된 핵심인력 3천여 명(정규직, 비정규직 포함)이 정리해고 됐다. 뭘로 정상화를 시킨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또 3년간 다른 직장 구하지 말고 집에서 기다리라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직장에 들어가 일하다 부르면 달려오라는 것인가.

3년을 싸우며 간신히 버텨 온 노동자들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이다. 어차피 3년 뒤 약속을 지킨다 해도 노조활동 들먹이며 이런 저런 조건 따져 최소한으로 선별해 받을 게 뻔하다. 노조로서는 일괄복직을 요구하며 또 크레인에 올라가 싸워야 할 것이다.

2. 정리해고 철회만큼은 안 된다. 대신 희망퇴직자 자녀 학자금을 대겠다?

‘해고 철회, 즉시 복직’... 이런 말이 나오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다만 혹시라도 경영정상화될 때까지 ‘휴직처리’ 또는 ‘장기휴가 처리’ (유급+무급), 이런 제안이 나오진 않을까 기대했는데 없었다. 왜 그리 정리해고를 고집할까? 300 명 -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숫자가 아닌데...

그것은 앞으로도 정리해고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해고자 자녀 학자금을 대고 지역사회기금을 내놓고라도 해고해야 하는 사유를 추측컨대, 개연성이 가장 높은 것은 지금 못하면 다음 것도 못하니 물러서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필리핀 수빅조선소 투자로 이런 정리해고 사태를 겪는데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 제 2 조선소를 짓고 있다. 어디에서 얼마나 사람을 쫓아낼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3. 빼돌리고 팔아치우고 떠나는 한진의 먹튀본능을 매도하지 말라?

한진중공업은 본래 건설이 주력부문이었다.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하면서 조선업에 뛰어들어 곳곳에 조선소를 세우거나 인수해 운영하다 설비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남은 조선소는 팔아 차익을 남겼다. 마산에서 인천 율도와 울산으로, 인천 율도와 울산에서 부산으로 주력기지를 옮기고 버려진 공장은 부동산 개발과 매각으로 차익을 남겼다.

이제 부산 영도 조선소에서 필리핀으로 주력사업장을 옮겼으니 부산 영도를 팔아 치울 차례이다. 부산을 떠나지 않겠다? 수빅 조선소 하나만으로도 이런 파국이 벌어지고 있는데 민다나오까지 짓는다면 우리가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를 기약할 수 있을까?

한진중공업은 IMF 직후인 1988년 마산에 있는 해군경비정 전문 수리업체 코리아타코마 조선을 저렴하게 사들였다. 그러다 2000년 초부터 부산 영도조선소로 설비를 옮기며 마산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마산시는 그럴 거면 마산자유무역지대 확장에 쓸 테니 조선소 부지를 팔라고 했으나 한진 측은 값을 올리며 버텼다.

정부와의 최종 협상에서 514 억원 대 716억원으로 서로 주장하는 가격 차이가 커 교섭은 결렬됐다. 이후 한진중공업은 비난이 빗발치며 지역 여론이 나빠지자 지역을 떠나지 않고 2006년까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1,000명 이상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버티다 2007년 12월 통영 쪽 업체인 성동조선해양에 1,290억 원에 마산 조선소를 팔았다. 그 후에도 한진중공업은 마산의 기술설비를 부산 영도로 빼돌리고 마산을 판 것처럼 울산인천 조선소 역시 부산으로 인력.설비를 옮기고 부동산 개발로 전환했다.

 

4. 한진중 회사 측이 없다고 하면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지역 조선소 매각과 관련된 언론 기사들을 살펴보자.

"한진중공업 마산 조선소 매각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진중공업은 인천 율도공장 가동 이후 마산조선소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어 매각을 추진해 왔다."(2007. 12.18)

- 그러면 마산 조선소를 대신한다는 인천 율도 공장은 어찌 되었을까? 인천 율도 공장도 이미 공장폐쇄 및 부동산개발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한진중공업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 율도 공장이 이르면 3분기 안으로 폐쇄된다. 현재 율도 공장에는 협력업체 직원만 남아 있어 노조와 협상할 필요는 없다."(2010, 7. 13)

"한진중공업은 인천 서구 율도부지 개발 계획이 의결되면서 414억 원의 개발이익을 얻게 된다. 블록공장 부지를 갖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이에 따라 기부체납 형태로 공영차고지, 골프장 자투리땅을 기증한다. 또 도서관 2곳을 건립해 기증한다."(2010. 9. 9)


- 한진중공업이 지역사회발전기금을 내놓고 장학금 내놓고 도서관 짓고 어쩌구하면 개발이익을 남기며 떠날 거라는 신호탄인가? 한진중공업 측은 언제나 ‘아니다’, ‘없다’고 말한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번 대규모 정리해고는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라며 회사가 울산공장 직원을 없애고 난 뒤 공장을 폐쇄.매각하려는 사전단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공장이전은 울산공장 구조조정이 해결되고 난 뒤 논의될 수 있는 것이나 아직 검토도 안 된 단계이고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고 밝혔다."(2010. 2. 4)

"한진중공업 울산공장 전 직원이 내일부터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첫 근무에 들어간다. 울산공장은 사실상 폐쇄조치됐다."(2010. 7. 4)

"한화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울산조선소의 매각을 완료했다. 매각대금은 1,251억 원이며 약 500 억 원 규모의 매각차익이 2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의 부동산 매각이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2011. 5. 17)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가며 번 막대한 자금이 필리핀 수빅 조선소로 빠져 나가고 그것도 모자라 빚을 얻어 쏟아 부었다. 남은 조선소들을 팔아 개발한다니 주식 값은 올라 주주들은 손해 본 것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2010년 10월 대기업 채무보증 현황을 보면 한진중공업의 채무보증 규모가 9천3백억 원으로 가장 많다. 거의 1조원에 이른다.

지금 민다나오에 짓고 있는 제2 필리핀 조선소를 완공하려면 어찌 해야 할까? 한진중공업 식으로 따지면 부산 영도 조선소로 부동산 차익을 남기고 정리해고로 사람을 털어낸 뒤 필리핀으로 뜨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다.

이상의 문제들이 김진숙 씨가 크레인에서 내려와 청문회에 참석하면 해결된다고? 그것이 겨우 집권여당의 해결책인가? 크레인에서 내려와 청문회 오라 해놓고 크레인을 철조망으로 막은 뒤 희망버스를 잠재우려는 그래서 총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싶은 한나라당의 의도인 것은 뻔하다. 그래서 조 회장을 부산시청 회견장에 세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조 회장이 설 자리는 거기가 아니다. 금속노조 위원장과의 교섭장에 서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설 자리는 청문회이다. 교섭은 없고 청문회는 열리지 않으니 노총 지도위원 김진숙 씨의 자리는 당연히 크레인 그대로이다.

snip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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