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뜨기 전
초가지붕 한켠에서 피어 오르던
그 부뚜막의 맛있는 연기는
지금은 우리곁을 떠났지만
겨울 잠시의 풍경은
그 때를 기억하게 한다.
이른 아침 계룡산 웃장 풍경
♬향수 - 이동원,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소리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룸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안자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2008년 1월 18일 계룡산 중장리 웃장에서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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