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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이명박 대통령, 정말 훌륭한 분이시다.

이명박 대통령, 정말 훌륭한 분이시다. 
 
[칼럼] 하도 잘못이 많으니 딱 두개만 지적하자   입력 :2008-06-19 19:45:00     |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정말 걱정이 되어 한마디 보탠다.


정말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뉴스라고는 쳐다도 보지 않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특별기자회견만큼은 다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좋은 재주를 지녔다는 느낌이 든다.


그의 기자회견은 하도 문제투성이고 짚을 곳이 많고, 비판할 대목이 많아 정말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일 경우 너무 할말이 많아 정작 할말을 잃게 만드는 것 같다.


다 잘하는데 딱 몇가지 안되는 약점을 갖고 있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말 비교된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그래서 비난하기 참 좋은 대상이었을 것이다.

재임 내내 노 전 대통령이 뀌는 방귀마저 향기롭지 못하다고 '조져댔던' 조중동 보수신문들은 그야말로 '황금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점투성이에 말하는 구석구석 문제 없는 곳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비판이 참 어려운 사람이 아니냐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었지만, 조중동 보수신문이 구가했던 황금기를 나같은 사람은 별로 누리지 못한다.

잘못한게 수백가지 넘어가다 보면 '조지는' 것도 별 재미가 없어진다.

이 대통령이 이런 특이한 재능을 지녔으니, 이게 좋은 재주 아니면 뭐가 재주이겠는가.


그래서 나도 자구책으로 수법을 바꾼다.

그의 수많은 문제점 가운데 딱 두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이 대통령 같은 분을 비판하기 위해 나 나름대로의 자구책이다.

매우 중대한 문제지만 다 외면하고 딱 두가지만 짚겠다는 것이다.

첫번째 하고싶은 얘기는 소통의 문제다.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마도 두가지가 원인이었을 것이다. 첫째, CEO 출신들이 원래 남의 얘길 잘 안듣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일일이 아랫사람 얘기를 들을 시간이 없어서일 것이다.

물론 CEO라고 다 그렇지야 않겠지만, 이 대통령은 그런 면이 강했다고 한다.

두번째는 대선에서 나름대로 많은 표차로 이긴게 원인이었을 것이다.

상대방을 그로기시키고 당선됐으니 청와대 들어가는 것도 개선장군 느낌이었으리라.

그순간부터 소통은 단절됐다.


유시민 전 장관이 그런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 잘 소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집권세력 내부에서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면서 "대통령과 장관이 소통하지 못하고 장관과 수석들이 소통하지 못하며 장관과 공무원들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나야 장관 경험(?)이 없으니 실상을 비교할 능력이 없는 편이지만, 유 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한번 경험했으니 지금과 비교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소통의 부족은 매우 중요한 이 정권의 약점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 자신은 그걸 알고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대통령에게 소통의 문제야말로 가장 넘어서기 어려운 문제란 점을 절감하게 했다.


그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면서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자책했다. 이게 문제란 얘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 당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봤다고 고백했다.

그건 전혀 문제가 없다.

같은 촛불을 놓고 동일한 반응 양상을 보인 전현직 두 대통령 가운데 왜 이명박 대통령은 문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제가 없는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탄핵소추중이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대통령의 직무가 헌법상 중단돼 있는 상태였다. 노 전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할래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일 개인 자격으로 촛불집회에 나가기라도 했으면 조중동 보수신문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잡아먹으려, 아니 아예 산채로 해체하려 들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당시 청와대 뒷산으로 올라가 촛불의 물결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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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어떤가. 어느 누구도 이 대통령을 잡지 않았고, 앞으로도 잡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는 바로 그 지난 10일까지 국민들과 일체 대화를 하지 않았다.

무슨 지도자니 뭐니 하는 사람들만 줄기차게 청와대로 불러 얘기를 들었고, 아니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얘기를 들은 게 아니라 종교지도자들에게 촛불에 배후가 있네없네 라는 따위의 얘기만 잔뜩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공식 부인하긴 했으나 불교계 지도자들이 무슨 청와대에 원수진 것도 아닌 다음에야 없는 얘기를 꾸며냈겠는가.

청와대가서 주고받은 말을 녹음해놓지 않은 이상 아니라면 아닌 것이 돼 버렸을 것이다.


10일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으로 갈 것이 아니었다. 참으로 가능한 일이라고는 내 스스로도 생각하지 않지만, 이 대통령은 그날 청와대 뒷산으로 가서 스스로를 가둬놓고 멀리 촛불을 지켜볼 것이 아니라 그 촛불 속으로 걸어들어갔어야만 했다는 얘기다.


이런 소통의 단절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그 말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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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기자가 자율규제시 30개월 이상된 소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기상천외한 대답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보장한다면 믿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물론 외교관례나 국제 통상과 관련된 '의전용' 답변으로야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자신이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자책했다는 사람의 답변치고는 기가 막힌 대답이다.


지금 이 모든 문제의 출발은 다름 아닌 이 대통령 자신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 이전에 완결시켜라고 지시해 지금과 같은 졸속의 결과를 초래한 장본인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외교통상부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 대통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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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저질러놓은 잘못을 주워담기 위해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다시 워싱턴으로, 서울로 오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맞추려는 관료들의 습성이 있기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의 특별점검단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도 광우병 위험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검결과를 국민들에게 은폐했던 것이다.

그래서 불신의 벽이 쌓이고 또 쌓였던 것이다.

 

그런 일을 초래했던 대통령 자신이 "미국이 보증하면 믿으라"는 얘기를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대통령이 회견 첫머리에 나름대로 연출한 것이겠지만 국민들에게 죄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 그나마 얻었던 점수를 이 말 한마디로 다 날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발언을 할 수밖에 없는 이 대통령의 근본적 상황인식이다.


참으로 절망스럽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아니 그럴 생각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 외면하면 그뿐이겠지만, 정면으로 생각을 해본다면 절망 뿐이다.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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