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세계

2008년 대한민국 핫 이슈 "올해의 10대 뉴스"

'한국엔 이명박, 미국엔 오바마'

 

'전통의 동맹' 한·미, 각기 다른 행정부 구성

6월 쇠고기 협상 파동에 '1백만 촛불' 거리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엔 이명박, 미국엔 오바마' 이것만 봐도 올 2008년이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국의 정부가 소위 '진보에서 보수로 수평이동 됐다'는 특징에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백악관의 주인도 종전 '백인일색에서 흑인'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사건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 이러한 극심한 변화는 정치분야 뿐 아니다.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며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급기야 국내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바야흐로 국제적인 대공황 시대가 서막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한해를 장식한 사건은 국내적으로도 많다. 더욱 지난 6월 정치권을 강타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논란의 경우 국민 1백만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최대 규모 '촛불 시위'라는 대형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막 출발한 이명박 정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끼치기도 했다.

 

한편 먹거리 논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중국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이 전국을 휩쓸면서 유명 제과 업체들 마저 졸지에 '불량 식품을 생산하는 불량 회사'로 낙인찍혀 고초를 겪는가 하면 연초에는 귀중한 문화 유산인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2008년이 온통 안 좋은 사건으로 얼룩진 것만은 아니다. 지난 4월 한국항공연구원 이소연씨는 한국인으로는 첫 우주여행에 나서는 쾌거를 이루는가 하면 8월 중국에서 개최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역대 최다 금메달을 수확, 경제난 등으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한 가닥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체육계는 수영의 마린보이 박태환을 비롯해 세계 피겨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 등을 배출해 침체된 사회분위기에 '건강하고 밝은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예계는 초상집, '연예인 자살 신드롬' 충격파

국내 첫 우주인 탄생에 박태환·김연아 희망 줘

 

 

1. 정치'경제 공화국' 이명박 정부의 명암

 

올해는 국내와 국제를 막론하고 대형사건과 사고가 즐비한 한해였다는 평가에 걸맞게 정치권의 변화도 매우 컸다. 이중 국내에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알린 해라는 점은 주요 사건 중 단연 으뜸으로 기록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실시된 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5백만표가 넘는 격차로 누르고 압승,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오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취임식에서 "국민을 섬기고 편안하게 하겠다"며 특히 "경제를 살리고 사회를 통합할 것"을 약속해 기대감을 던졌다.
반면 이 대통령은 취임을 전후한 각종 인사 난맥을 포함해 6월에는 미국과 벌인 쇠고기 수입 문제가 발단이 되면서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극심한 사회 혼란을 야기하며 위기에 직면하는 등 예상치 못한 임기 첫해를 보냈다는 점도 특징적으로 기록되면서 '화려하게 출항해 누더기로 입항'했다는 혹평으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2. 정치흑인 대통령과 글로벌 경제 위기

 

"미국이 흑심을 품었다(?)" 부정적 의미의 평가가 아니다. 그간 백일일색으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백악관의 새 주인에 역사상 유래 없는 흑인이 선택됐다. 올해로 47세를 맞이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10월 실시된 미국 대선을 통해 미국에서도 첫 유색인종, 그중 흑인이라는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83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이어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과정을 마친 오바마는 96년 미국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거쳐 2004년 미국 일리노이주 민주당 연방상원의원으로 선출, 정치활동을 해오다 지난 11월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은 지난 8년간 이어온 보수 강경의 공화당 정부가 막을 내리는 계기가 마련됐으나 이로 인한 세계 정세의 급변, 특히 국내와 관련된 정치, 경제적 변화가 극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특히 대북 문제와 아울러 최근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 FTA 비준' 논란은 전통의 동맹을 자랑해온 이명박 정부에 숙제로 던져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출발한 글로벌 경제위기와 부시 대통령시절 단행된 이라크 전 등 대테러 전쟁의 종결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3. 정치쇠고기에 성나 거리 매운 촛불 민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불거진 촛불 시위는 6월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최다 3백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로 발전했다. 특히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6.10 기념일에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 주요 대도시까지 시위가 확산되는 한편 정부에 대해 "전면 재협상과 고시철회"를 외치는가 하면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극렬 구호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반면 경찰은 6.10 기념식이 진행된 광화문 사거리와 청와대 진입로를 콘테이너 박스로 막아 '장벽 대치', 민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4. 경제'대마 불사(?)' 삼성 공화국의 시련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으로 시작된 삼성 그룹의 시련이 총수 퇴진이라는 극약처방으로 드러나면서 삼성 신화에 흠집을 냈다.검찰은 김 변호사의 폭로를 토대로 수사를 벌여 차명계좌와 세금포탈 비자금 의혹의 일부를 사실로 밝혀내고 이건희 회장과 관련인들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 반면 당시 검찰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용철 변호사의 정관계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사태를 일단락지었으나 이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을 포함, 삼성신화의 주역들이 무대뒤로 퇴장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5. 경제'법 보다 주먹?' 한화 김승연 회장·CJ 이재현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다.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킬 법했던 이 사건은 국내는 물론 외국 언론들까지 집중 조명하며 한화그룹의 치명적인 기업이미지 실추를 불러왔다. 김 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술집 종업원에게 폭행을 당하자, 조폭을 동원해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보복폭행을 가했다.  이 일로 김 회장은 봉사활동은 물론 법적 제재를 받았다.

 

CJ그룹 이재현 회장도 그룹 괴자금 파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유명 대학 MBA 출신인 전 자금팀장이 이 회장의 개인자금을 관리하면서 전직 조직폭력배에게 이를 맡겼다 떼인 사건이다. 사설 경마, 사채업 등에 투자해서 자금을 불려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갔던 것인데 이후 다른 폭력배를 동원해 자금을 떼먹은 전직 조폭을 살해하려 했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은 이재현 CJ 회장의 개인자금 관리를 맡으면서 자금 회수를 위해 살인을 청부한 혐의를 받아 온 CJ그룹 전 자금관리팀장 이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자금 출처에 대해 CJ그룹 측은 선대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돈이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삿돈을 빼돌려서 조성한 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6. 경제/ 사회'먹거리 소동' 멜라민 파동

 

지난 6월 쇠고기 파동에 이어 하반기 중국산 멜라민 파동은 먹거리 파동의 쌍두마차. 특히 이로 인해 유명 식품업체 마저 원산지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여파가 유통 업체로까지 미치면서 가뜩이나 어두운 경제 상황에 암운을 드리우기도 했다. 더욱 멜라민이 과자에 들어가는 원료라는 탓에 학부모들의 원성과 항의도 빗발, 하반기 최대 이슈로 자리하기도 했다.

 

7. 사회방화로 무너져 내린 '국보 1호'

 

올해 초 설 연휴 마지막날 벌어진 숭례문 화재는 2008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온 국민을 분노와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었다. 국가의 토지 보상문제에 불만을 품은 범인이 사다리를 타고 숭례문 내부로 침입해 시너와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 이로 인해 숭례문은 2층 누각이 전소되며 형체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600년의 역사를 지켜온 국보 1호에 대한 관리를 방치했다는 사실에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잇따르기도 했다.

 

8. 사회국내 첫 여성 우주인 탄생

 

4월에는 한국우주개발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가 기록됐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소유즈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오른 것.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이씨는 12일간의 우주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히 복귀했다.이는 인류 우주인으로서는 475번째이며 여성 우주인으로서는 49번째 성과다. 또 한국은 이로써 우주인을 배출한 36번째 국가이자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한 11번째 과학실험 수행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한국우주개발에 한 획을 그은 놀라운 성과라는 기대감과 함께 일각에서는 '비싼 세금을 들인 우주 관광'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9. 연예연예계 덮친 죽음의 그림자

 

2008년 연예계에는 유난히 죽음과 관련한 비보가 많았다. 먼저 4월에는 '거북이'의 멤버 임성훈(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이어 먼데이키즈의 멤버 김민수도 오토바이 사고로 같은달 목숨을 잃었다. 8월에는 '커피프린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전직 씨름선수이자 모델 겸 배우 이언이 오토바이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며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특히 9월에는 탤런트 안재환이 무성한 사채 루머와 타다만 연탄과 함께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정확한 사채 규모와 타살 의혹설로 시끄러운 가운데 남몰래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던 원조 '국민 스타' 최진실의 갑작스런 자살소식이 알려지며 전국을 충격과 슬픔에 빠트렸다.

 

10. 스포츠'희망을 쏘다' 박태환·김연아 맹활약

 

수영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의 꿈을 실현한 박태환과 세계 정상의 피겨여왕으로 성장한 김연아의 등장은 어둡고 암울한 사회에 한줄기 빛이었다는 평가다.특히 종목은 달라도 한국인으로 세계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과 아직 10대의 나이라는 공통점, 그리고 배어난 외모를 가졌다는 공통점에 비춰 일각에서는 이들을 '국민 남매'로 부르기도 해 화제를 일으켰다.무한한 성장 잠재력과 탁월한 쇼맨십까지 갖춘 '국민 남매'의 활약은 그래서 내년 더욱 기대감을 던진다.

 

 

박상민기자

cyd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