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세계

“한국방송 장악 결정판” “KBS사장 인선 청와대 직접 개입은 기가 찰 노릇”

최 방통위원장 ‘KBS사장 인선’ 회동 주선

청와대, 모임 공식 확인
청와대 비서실장·대변인·유재천 이사장 참석
신임 사장 공모에 응한 유력후보 김은구씨도
       김동훈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동관 대변인, 유재천 한국방송 이사장이 김은구 전 한국방송 이사,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전 한국방송 이사), 최동호 육아티브이 회장(전 한국방송 부사장) 등 한국방송 전·현직 임원들과 만나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최 위원장과 유 이사장 등은 지난 17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 음식점에서 2시간 동안 만나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한국방송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김인규씨를 사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낙하산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후임 사장을 잘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 사장 선임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방송통신위원장과 한국방송 이사장이 만난데다, 청와대까지 개입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참석자 가운데 김은구 전 이사는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이날 모임은 최시중 위원장이 주선한 것으로 확인돼 항간에 떠도는 언론정책 주도 인물이 최 위원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최 위원장 등과 만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방송계 현안을 논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한국방송을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최동호씨 등 원로들이 모여 저녁 먹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구 전 이사도 “만난 건 맞지만 그 분들(최시중 위원장, 이동관 대변인 등)과는 초면이다.

한국방송 사우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며 “최근 방송계 동향을 의논하자고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고 했고, 최동호 전 부사장은 “대책회의는 아니고 (유재천) 이사장이 저녁 먹자고 해서 나갔다”며 “대책회의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22일 공식 브리핑에서 “케이비에스(KBS) 전·현직 간부 3명과 만나 케이비에싀 공영성 회복, 방만경영 해소에 대한 과제에 대해 케이비에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원로 분들 의견을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 관계자가 참석한 데 대해 “최 위원장이 청와대도 듣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해서 가게 됐고 정 실장은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제가 제의해서 같이 가게 됐다”며 “최시중 위원장이 주선한 셈”이라고 시인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방송 새 사장 선임 논의 여부와 관련해 “후임자에 대해선 구체적인 얘기가 전혀 없었고, 저와 정 실장은 듣기만 했다”며 “(경향이 보도한) 김인규 카드가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올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사장 후보에 응모한 김은구 전 이사가 참석한 데 대해서는 “사장 응모 여부를 결정하기 전이고 나머지 두 분(박흥수·최동호)은 사장 공모에 응모하지 않았다”며 “그 자리에 참석했다고 응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원주 강원도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방통위의 직접 개입이 드러난 것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며 “청와대는 국민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그만두고 통합방송법의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케이비에스 사장 해임은 불법인 만큼 원상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방송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확보, 진정한 공영 방송으로 거듭나게 해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청와대의 공언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와 방통위원장이 나서 후임 사장 인선을 진두지휘한 것은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공영방송을 관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가 사실로 드러난 경악할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cano@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06001.html

 

 

 

 

청와대 ‘KBS사장 인선’ 관련 회동 시인     황준범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이동관 대변인 공식 브리핑서 밝혀

“최시중 위원장 연락받고 정정길 실장과 참석”
유재천 이사장 · 유력후보 김은구씨 등도 동석

 

청와대가 22일 신임 KBS 사장 인선문제로 청와대 주요 인사들과 KBS 전현직 임원들이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모임의 목적은 사장 인선 개입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를 포함해 정정길 실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KBS의 공영성 회복과 방만경영 해소라고 하는 과제에 대해 방송계 원로분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 이날치 신문에서 지난 17일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만나 KBS 신임 사장 인선과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번 신임 사장 공모에 응해 이사회에서 추린 5명의 후보에 포함된 김은구 전 KBS 이사도 참석했다.

 

 

한편, 민주당은 22일 청와대와 방통위의 개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가 찰 노릇”이라며 “청와대는 국민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그만두고 통합방송법의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정연주 KBS 사장 해임은 불법인 만큼 원상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이동관 대변인의 주요 브리핑 내용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주요 내용


아침에 경향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제가 당사자이기도 하고 현안 관련해서 여러분들이 관심 많이 갖고 있는 사안이어서 정확히 설명 드리는 게 도리이다.


우선 저를 포함해서 정정길, 최시중, 유재천 등이 다른 세 분의 KBS 전현직 간부 원로들과 만난 것은 사실이다.

대책 논의 위한 것은 아니고 이날 모임은 KBS의 공영성회복, 방만경영 해소라고 하는 과제에 대해서 방송계 경험 풍부하고 KBS 내부 사정 잘 아는 원로들 의견을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아시다시피 참석했던 박흥수은 KBS 사장, KBS 이사 지냈다.

최동호 KBS 부사장도 KBS가 안고있는 문제에 대해 잘 아시는 분. 김은구는 KBS 사우회장으로 KBS 직원들의 처지나 바라는 바,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 본래 최시중이 유재천 이사장에게 사장 선임 문제도 있고 하니 사정 잘 아는 분들로부터 KBS 운영 방향과 계획에 대해 의견 들어보는 게 좋지 않겠냐 제안했고, 이사장도 동의를 해서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이 청와대 쪽도 얘기 들을 필요 있지 않냐고 저에게 연락이 와서, 정정길은 갈 계획 없는데 제가 가서 들어보는 게 좋겠다 말해서 모시고 간 거다.


거기서 인선, 누가 적임, 누구는 아니다라는 구체적 얘기 없었다.

특히 저와 정 실장은 아무 말 않고 듣기만 했다.

오해 살 수 있어서. 다만 유재천 이사장은 이사회를 책임지고 있고, 오랫동안 방송 문제를 연구하고 KBS 공영성 문제에 나름 소신과 식견이 있기 때문에 “KBS 이사회가 앞으로 자율성 갖고 예산 편성 등 경영 문제라든가 사장 인선 문제에 대해서 좀 적극적 역할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했다.

다른 참석자들로부터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 개진이 많았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께서도 그동안 사실은 여러차례 방통위원이나 방통심의위원들 임명장을 주면서 한 말이지만, 공영방송이 정권 편들라는 게 아니다, 오직 공정한 보도, 국민에 서비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05976.html

 


 


언론학자 “한국방송 장악 결정판”


‘KBS사장 인선’ 회동 파문
동석한 김은구 사우회장 “최근 방송계 동향 얘기”   
  김동훈 기자 
 

신임 KBS 사장 인선문제로 지난 17일 청와대 주요 인사들과 KBS 전현직 임원들이 만난 사실이 확인된 뒤 회의에 참석했던 유재천 KBS 이사장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대책회의라는 건 없고, KBS를 제대로된 공영방송 만들어 보자는 원로들이 모여 저녁 먹은 것”이라며 “최동호씨 등 KBS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왔다.

경향신문이 앞서서 추측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언론학자인 강상현 연세대 교수는 “한국방송 장악을 위한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모임에 참석하고 이번 신임 사장 공모에 응한 김은구 KBS 사우회장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이동관 대변인 등과 만난 건 틀림 없지만 KBS 사우회장으로, 퇴직 사우들의 장 자격이고 그러니 최근 방송계 동향 의논하자고 해서 나오라고 해서 나가 최근 방송계 동향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누가 나오라고 했는 지에 대해서는 “뭐 그런 것까지…”라며 밝히기를 거부했다.


함께 참석한 최동호 육아TV 회장(전 KBS 부사장)은 “대책회의는 아니고 유채천 이사장이 저녁 먹자고 해서 나갔다”며 “내용은 경향신문에 나온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상현 연세대 교수는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려고 법을 무시하고, 감사원, 검찰 등 권력기관 총동원하더니 이런 모임 가졌다”고 비판했다.


또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도 “한국방송 장악하려 한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부정해 왔는데 이 모임을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한국방송 사장은 이사회가 단수추천하는 것인데, 청와대 낙점 구조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정치적 중립과 언론 자율을 지켜야 할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유재천 KBS이사장이 스스로 권력에 종속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더이상 방통위장과 한국방송 이사장 자리를 오염시키지 말고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도 “모임에 참석한 사람 면면을 보면 사장후보 거명자까지 있다”며 “법과 제도를 하나도 안 지킨다”고 질책했다.

 

김동훈기자cano@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306019.html

 

 

 

민주당 “청와대 직접 개입은 기가 찰 노릇” 
  
민주당은 22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 등이 KBS 전.현직 임원과 만나 신임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청와대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원주 강원도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방통위의 직접 개입이 드러난 것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며 "청와대는 국민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그만두고 통합방송법의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KBS 사장 해임은 불법인 만큼 원상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방송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확보, 진정한 공영 방송으로 거듭나게 해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청와대의 공언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와 방통위원장이 나서 후임 사장 인선을 진두지휘한 것은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공영 방송을 관영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가 사실로 드러난 경악할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3060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