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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KBS 사원들 25일 이사회 “강력저지” 긴장감

KBS 사원들 25일 이사회 “강력저지” 긴장감
`대책회의’ 이후 대치 기류   
  김동훈 기자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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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낙점설 김은구 사장제청땐 격돌 예고
유재천 이사장 당혹…밀어붙이기는 힘들 듯
일부 이사들, 유 이사장 퇴진 공식 거론 태세

 
<한국방송> 새 사장 선임을 앞두고 여권 핵심부와 한국방송 이사장, 유력한 사장 후보 등이 이른바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한국방송 사원들이 최종 사장 후보 선정을 위한 25일 이사회를 적극 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장소를 옮겨가며 치렀던 지난 두 차례의 이사회와 달리 25일 오전 10시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는 사장 후보 5명에 대한 면접이 예정돼 있다.

한국방송 노조와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KBS) 사원행동’은 이사회 저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공모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원행동은 소속 사원들을 총동원해 오전 8시부터 이사회를 강력 저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양승동 공동대표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고 청와대 관계자와 사장 후보를 사전 면접한 유재천 이사장은 물러나야 하고 25일 이사회도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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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유 이사장은 “면접하는 사람이 오기 때문에 어떻게든 예정된 장소에서 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장소를 옮길 생각은 없고 도저히 안 되면 (이사회 면접 등) 처리가 곤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지난 13일과 21일 이사회를 앞두고도 “현재로선 장소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저지투쟁을 이유로 장소를 바꾼 전례가 있다.

 

야당 성향 이사들은 이날 공모를 앞두고 청와대 쪽 인사들과 회동한 유 이사장의 행동도 강하게 따질 태세다.

남윤인순 이사는 유 이사장에 대해 “더이상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경우에 따라선 25일 이사회에서 유 이사장의 거취를 거론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대책회의’로 청와대 개입이 드러난 만큼 이번 공모 절차에 대한 원천적인 문제제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윤인순 이사는 “지금 방식으로 사장을 뽑는다면 (특정 인물 내정)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다시 재공모하든지, 재추천을 받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으로 청와대 낙점설이 나돌던 한국방송 전 이사인 ‘김은구 카드’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유력하다.

유 이사장은 2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나리오도 없고 대책회의도 아닌 만큼 원칙적으로 김은구씨를 선임해도 상관없다”며 “그러나 김씨를 사전 면접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난감하다.

노조도 (김씨가 선임되면) 낙하산이라고 하니, 이사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은구 카드 밀어붙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에서 “밀실 논의를 통해 청와대가 낙점한 김은구 전 이사가 차기 사장으로 임명 제청될 경우 총파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가 5명으로 압축된 사장 후보자 가운데 김은구 전 이사에 대해서만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것이다.

 

‘대안’으로는 이병순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이 떠오르고 있다.

이 사장은 사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될 때도 김 전 이사와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그러나 사내에선 “차라리 김은구씨가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사장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

특히 기자 출신인 이 사장에 대해 피디들은 “칼바람이 불 것”이라며 인사상 불이익까지 우려하고 있다.

 

강동구 한국방송 노조 부위원장은 “김 전 이사를 뺀 나머지 4명은 낙하산으로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총파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원행동은 노조가 김 전 이사를 뺀 나머지 후보 4명을 반대하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는 계획이다.

 

김동훈 기자cano@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3064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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