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읽어 보는 삶과 죽음
봄이 어디에 와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봄을 맞아 봄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
전국의 명산에 산행객으로 가득한 휴일이었다고 합니다.
계룡산 국립공원에도 봄이 자리했습니다.
新舊가 교차되는 봄은 그 기운처럼 대지에 생명을 틔워내고 있습니다.
긴 겨울을 초록으로 오롯이 견뎌낸 석산의 잎은 마치 이봄 새로이 피어난 잎처럼 보입니다.
곧 잎은 사라지고 불꽃처럼 화려한 붉은 꽃을 피우겠지요.
갑사의 명물 수백년된 고목으로 가득한 오리길...
길 한켠,
도저히 더 이상은 살아가지 못할 것처럼 온 몸이 해지고 썩어내린...
속은 텅 비어버려 수많은 동물들의 쉼터로 보금자리로 자리를 내어 준 나무는 다시금 잎을 틔우려 안간힘을 다 합니다.
히어리 가지에 알을 낳아 둔 사마귀의 정성이 통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동물들에 의해 훼손된 것인지 아랫부분은 이미 부화를 마친 것처럼 보입니다.
가을 고즈넉한 들이나 산속에 흐드러지듯 맑은 향기를 흩뿌려 사람을 매혹시키는 국화
새로운 일년을 위해 신아를 조심스레 냉 놓고 있습니다.
쾡한 눈을 뜬 것같은 구멍...
감나무는 살아 있습니다.
비록 몸은 다내어 주고 비어 있지만,
올해도 주렁 주렁 산감을 가득 이고 밝게 미소짖겠지요.
봄을 느끼게 하는 따사로운 햇빛은 조릿대의 잎을 반짝이게합니다.
이미 생을 마감한 산벚나무
안으로부터 썩으면서 곤충의 집이되고 산란처가되어 딱다구리같은 새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먹이 사슬의 한 고리가 되어줍니다.
손으로 살짝 밀기만해도 와르르 부서지며 쏱아져 내릴 것 같습니다.
생을 마감한 산벚나무의 아래...
상사화인지, 수선화인지의 신아(新芽)가 올라 옵니다.
그렇습니다.
본시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새로운 세상으로 옮겨지는 것 뿐입니다.
꿈에서 깨어나듯...
[2011년 2월 23일 봄 기운을 정리하며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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