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鷄龍山의사계/행사

살풀이춤[수건춤,즉석춤,도살풀이춤,허튼춤] 2011 계룡산산신제 부산전통불교무용단 승무,작법공연 #2

 

 

단기 4344년 "대한제국 중악120년" 2011 제14회 계룡산 산신제가 2011. 4. 15 ~ 4.18 (4일간)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및 계룡면 양화리 특설무대에서 펼쳐졌습니다.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지는 계룡산은 신라 때는 5악의 하나로 제사를 지내 왔으며 조선시대에는 북쪽의 묘향산을 상악으로, 남쪽의 지리산을 하악으로, 중앙의 계룡산을 중악으로 해 단을 모시고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계룡산 산신제는 국내 유일의 유교, 불교 무교를 아우르는 종합산신제로 다양한 종교의 조화로운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으며 이제 신원사 중악단에서 진행되는 불교식 제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충남 공주시 계룡산 산신제 보존회[회장 이성영]에서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지난 1998년 복원 해 올해로 14번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유․불․무가식 산신제와 다양한 공연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계룡산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신원사를 배경으로 양화리 '기찬마루' 다목적회관 특설무대에서 CMB 대전방송의 유명 진행자 방송인 이명순씨의 깊이 있는 표현, 재치있는 말솜씨와 특유의 화사한 미소가 가득찬 관람객들과 어우러진 유가식 수신제례, 무가식 산신제례, 한국무용, 민요, 판소리, 산신각의 무가식 산신제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으며 공연내용 또한 격조높은 것이어서 관람객들 모두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먼저 불가식 제례 무용을 선보인 부산지방무형문화재 제9호 영산재 전수자 불명[佛名] 진사리, 천진화, 공덕화 3명의 부산전통불교무용단은 승무, 작법 공연에서 천수바라무, 오공양작범무[나비춤] 살풀이춤, 지전춤을 선보였는데 그중 본래 수건춤, 즉흥춤이라 불렸던 살풀이 춤을 소개하겠습니다.

 

 

살풀이춤은 일부 해원무[解怨舞]라고도 한다는데 이는 잘 못된 표현 같습니다.

살풀이춤은 수건춤, 즉흥춤이라 불려왔던 춤으로 무당춤(巫舞)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보며 사실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민속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현재의 살풀이춤은 일반적으로 흰 치마·저고리에 가볍고 부드러운 흰 수건을 들고 추는 춤으로 한국무용의 특징인 정중동(靜中動)·동중정(動中靜)의 미가 극치를 이루는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춤사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살풀이춤이란 말은 한말에 한성준(韓成俊)이 춘 춤을 살풀이라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렇다고 한성준이 살풀이춤을 창작한 것은 아니며, 조선조 중엽 이후 창우나 기생들이 판소리와 병행하여 승무와 함께 추어왔던 살풀이춤을 한성준이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지요.

 

말하자면 이 살풀이춤은 오랫동안 소매를 길게 만들거나 별도로 만들어 손목에 걸고 이를 치고 돌리던 무당춤으로 내려오다가 교방과 기방으로 들어가 예능적인 무용으로 다듬어지면서 거추장스러운 소매형 대신 간편한 수건을 사용하면서 변화되어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왔다고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또한, 살풀이춤의 춤사위 명칭에서 대삼, 소삼, 완자걸이, 잉어걸이 등 판소리 음악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판소리의 창자가 발림(몸짓)을 위하여 부채를 들고 추는 것을 변형시킨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해의 나쁜 운을 풀기 위해 굿판을 벌였는데 그곳에서 무당이 즉흥적으로 나쁜 기운을 푸는 춤을 춘 것을 살풀이춤이라 하며 ‘도살풀이춤’‘허튼춤’이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러한 역사를 볼 때 교방의 창우들 중에는 무당 출신들이 많았던 것을 고려해 보면 이들이 그들의 처지와 조화되는 무당춤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추던 것이 살풀이춤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기방의 기녀들이 좁은 공간에서 보다 더 자태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매력을 발산하는 모양으로 변형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살풀이춤은 말 그대로 '살'을 푸는 종교적인 의미 보다는 무속악인 살풀이곡에 맞추어 추는 예능적인 춤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살풀이춤은 무악(巫樂)의 반주에 맞추어 맺고 어르고 푸는 3가지 기본 동작을 중심으로 추는 춤으로 살풀이춤에서 소품으로 사용되는 수건의 역활은 길흉화복을 버리고 받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짐짓 느리게 거닐다가 이따금 수건을 오른팔, 왼팔로 옮기며 춤을 추고, 때로는 던져서 떨어뜨린 다음 몸을 굽히고 엎드려 두 손으로 공손히 들어올리는데 떨어뜨리는 동작은 흉과 화를 버리는 것이고 다시 주워 드는 동작은 길한 것을 받아 들이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춤꾼은 고운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백색의 치마 저고리를 입고 멋스러움과 감정을 한껏 나타내기 위해 하얀 수건을 들고 단장고(單杖鼓)의 장단에 입타령으로 돋우는 살풀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그 자태가 곱고 아름다워 만인의 탄성을 자아내는 춤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살풀이춤은 경기도 지역에 전승된 무악인 도살풀이곡에 맞추어 추면서 맺고 어르는 춤사위가 섬세하고 고운 면을 가지고 있는 김숙자(金淑子: 1927∼1991)류의 춤과 전라도 지역에 전승된 무악인 살풀이곡에 맞추어 추는 흥이 많고 춤 마디마디에 멋이 흐르는 한편 즉흥성을 띠는 이매방(李梅芳: 1927∼)류의 춤으로 나누어집니다.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살풀이춤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로도,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도, 그리고 전북 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1996년)된 춤으로 모두 남도 무무(巫舞)의 계열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춤사위가 여러곳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보면 살풀이춤의 가치와 아름다움은 공감대가 큰 것 같습니다.

보통 혼자 추는 춤으로 알려진 살풀이춤을 이번 계룡산 산신제에서는 부산전통불교무용단의 부산지방무형문화재 제9호 영산재 불명[佛名] 진사리, 천진화, 공덕화 3명의 아름다운 집합 살풀이춤을 선보였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하겠으며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멀리 부산에서 이곳 계룡산 산신제를 위해 오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계룡산 산신제의 품격과 가치를 그 만큼 더 드높였다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을 편하게 즐긴 이번 2011 계룡산 산신제는 참으로 귀한 공연들로 가득했습니다.

혹시 올해 못 오신 분들은 내년 2012년 계룡산 산신제를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2011년 4월 15일 단기 4344년 "대한제국 중악120년" 2011 제14회 계룡산 산신제에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