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부산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수원의 딸과 출근한 아들의 전화를 받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땅히 나갈 일도 없고 화단의 잡초를 뽑기로 했습니다.
잡초로서야 나름 생명체인데 차별을 하니 기분이 몹시 나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기적인 인간이기에 보고싶은 것만 남기려하니...
상사화가 곱게 필 상상을 하며 뙤약볕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
그런데, 상사화 화단에 잡초를 뽑다가 횡재를 했습니다.
매발톱을 좋아하는 계룡도령이라 작년 여름 두 곳에다 매발톱 씨앗을 뿌려두었는데
그동안 전혀 싹이 나질 않아서 오래된 종자라서 그러려니하고는
새 봄에 조치원에 가서 아는 형님께 매발톱과 종자를 얻어다 다시 심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매발톱의 새싹이 돋아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계속해서 풀을 뽑다 보니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봄에 씨앗을 파종한 곳에는 아직 발아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은 참으로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감동을 줍니다.
계룡도령이 파종한 기억이 전혀 없는 곳인데...
기억을 못해서 일 수도 있겠지만 생명이라는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매발톱
꽃잎 뒤쪽에 '꽃뿔' 이라고 하는 꿀주머니가 있는데,
매의 발톱처럼 안으로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 살이 풀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잘 자라고 잎에는 털이 없으며,
뒷면은 분을 바른 듯 흰빛이 돌고 수명은 4~5년 정도로 보면 됩니다.
번식은 종자로 하는데 결실기에 바로 파종하는 것이 가장 발아율이 높으며
매 해가 바뀔 때마다 약 30%정도 발아율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꽃 전체에 자줏빛이 돌고 안쪽 꽃잎의 끝은 노랑색을 띄는 것이 매발톱이고,
하늘색을 띄는 꽃에 안쪽 꽃잎에 노란색을 띄면 하늘매발톱,
꽃 전체가 연한 노란색인 노랑매발톱,
흰색인 흰매발톱이 있습니다.
변이가 심한 종이기도 하지만 속꽃잎이 흰색은 원예종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한때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꽃뿔이 곧은 것들도 있는데 이는 아킬레지아라 불리는 외래종입니다.
매발톱은 언제 보아도 멋진 꽃을 피워냅니다.
꽃의 모양이 갈퀴처럼 구부러져 있는 등 다소 불량스러워 보이기는 해도
자연 변이가 많아 항상 새꽃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내년에는 온통 상사화와 매발톱의 꽃밭이 될 듯합니다.
^^
매발톱을 '누두채'라 하여 약재로도 쓰는데 여성의 생리불순에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필요하신분들과 나눔도 가능할 정도로 싹을 많이 틔웠습니다.
내년에나 꽃을 볼 수 있겠지만 필요하신 분들 연락 주세요.
[2012년 5월 8일 상사화 화단에서 매발톱의 새싹들을 발견한 계룡도령 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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