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세계

“주식사두면 1년내 부자된다” 이명박 입만 열면 신뢰 상실 발언

“주식사두면 1년내 부자된다” 李대통령 또 부적절한 발언
입력: 2008년 11월 25일 18:42:12
 

ㆍ경제위기에도 낙관·예측발언… ‘불신’ 자초

이명박 대통령이 주식 투자 권유 등 경제위기에 대한 잇단 ‘예측’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경제위기 해법에 대한 진지한 의견 수렴과 수용은 없이 장밋빛 낙관론과 추측으로 시장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국내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동포리셉션에서 “빠른 나라는 빨리, 늦은 나라는 늦게, 그래도 (금융위기가) 3년 이상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장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허언이 계속되고 있다”(민주당 최재성 대변인)는 등 정치권과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경제위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국제 금융기관 등의 잇단 경고와 상반된 데다, 연일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환율 시장 상황과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자리에서 “지금은 한국이 아무리 잘해도 물건을 내다 팔 수가 없어 내년이 되면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내 주식부자’ 발언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특히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지난 10월17일 “나는 직접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수석비서관 회의)며 ‘펀드가입’을 권유한 전력과 맞물려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1400대이던 코스피 지수가 현재 1000선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이다.

앞서 23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완화’ 발언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특별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엄격한 BIS 자기자본 비율이나 회계기준이 은행의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에 인하를)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BIS 비율은 은행이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확충 여부를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따라서 한국의 은행들이 BIS 비율을 낮춰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신호만 국제사회에 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예측성 발언들은 무엇보다 정부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그동안 경제위기가 현실화된 이후 “우리 정부가 긴급한 상황에 선제 대응해 나간 것은 아주 잘한 것”(방러 기자간담회)이라는 시장과 동떨어진 자찬이나, 외환보유액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시킨 돌출적인 한·중·일 재무장관회의, 한·중·일 금융정상회의 제안 등은 대표적인 예들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대통령이 시장 가격에 대해 너무 자주 언급한다.

정부가 사용할 정책 수단을 다 까놓고 시장과 게임을 한다면 정부는 결코 이길 수 없다”면서 “건설사 CEO 운영방식을 21세기 한국에 적용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광호·김정선기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1251842125&code=91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