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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이명박 정부 ‘독선’…국정독주 가속

이명박 정부 ‘독선’…국정독주 가속


 

청문회 없이 장관임명-법률 무시 KBS 장악
지지율 10%대 불구 상식·민심·국회 무시 계속
     신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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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미국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포옹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마치 100% 지지를 받고 있는 양 독선·독주를 하고 있다.

두 달 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겠다”던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자리를의회 무시, 상식 무시, 법률 무시의 일방주의가 메우고 있다.

이 때문에 정국은 안정을 찾기보다 더욱 파행으로 흐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일 여야의 원구성 합의를 무시하고 교육·농림·복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친이명박계 한 의원은“당에서 민주당과 원구성 협상을 위해 장관 임명을 다음주까지 늦추는 방안을 마련해 청와대를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도 위법 논란이 일고 있지만 괘념하지 않을 태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감사원법상의 해임 요구 규정을 스스로 어기면서 방송 장악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는 비판이 빗발치지만, 법과 논리를 존중할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 문책 경질한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각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와 아시아국의 주요 대사로 발탁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잘린 사람은 자기가 왜 잘렸는지 납득이 잘 안 되고, 자르는 사람은 자르는 사람대로 미안하다 보니, 자리가 나면 보내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심’을 우선으로 하지 않고, 내부 ‘정분’으로 인사를 하다 보니 정부·여당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조차 ‘비상식적인 인사의 극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외교에서도 막연한 미국 중심 외교에만 매달리느라 대북, 대일, 대중 관계가 다 엉망이 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의 한 전문가는“국내의 지지를 받아야 외교도 잘할 수 있는데, 국내 지지가 엉망이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외교를 뒷받침할 체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지지율 10%대의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에 대화와 타협을 장려해 고착상태의 정국을 풀고, 자신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진력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게 먼저”라며 “여야가 마련한 타협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원희룡 의원도“합법성뿐만 아니라, 정당성을 갖춰서 구성원들 동의를 얻어내는 게 좋은 정치”라며 “좀더 세련되고 명분을 존중하는 방법론으로 접근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신승근 기자skshin@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028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