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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이명박 정부, 또 무더기 ‘낙하산·보은인사’

이명박 정부, 또 무더기 ‘낙하산·보은인사’

장영섭 청와대 행정관, 전용학 조폐공 사장 임명
한나라 중진 “이런게 자꾸 쌓여 문제가 되는 것”
     권태호 기자 이용인 기자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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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을 다시 빚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대선 당시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서 ‘비비케이(BBK)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장영섭(42) 검사를 민정수석실의 청와대 행정관으로 최근 임명했다.

사건 수사팀에 참여한 다른 검사들도 기수를 뛰어넘는 영전 등의 인사 혜택을 입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6일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전용학(56) 전 의원을 임명했다.

전 의원은 16대 의원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출마(천안 갑)했다가 낙선했다.

또 이 밖에 최근 이뤄진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에서 정광윤 가스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이재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김주완 한국전력기술 감사 등 한나라당 출신들이 모두 한자리씩 차지했다.

지난 총선에서 정 감사위원은 부산 사상구에, 이 이사장은 동해·삼척에 공천 신청했다가 낙천됐다.

김 감사는 이명박 후보 대전선대위 대변인과 인수위 자문위원을 맡았다.


특히 가스공사에서는 노조가 정 위원의 전문성 부족을 문제 삼으며 닷새째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준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 부지부장은 “회계법인의 회계사와 감사원 국장 출신의 전문가들이 정 감사위원에 밀려 공모에서 떨어졌다”며 “공기업의 방만함을 얘기하던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정 위원을 내려 보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형식적으로는 공개모집이었으나 오래전부터 정 위원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며“예상대로 주주 총회에서 대주주들이 100%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런 인사 흐름들은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원칙들과 어긋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시이오(CEO)형 전문가’를 발탁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총선 이후, 청와대에서는“낙선자들은 이미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으므로, 6개월 정도는 공공기관 인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또한참여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의 사퇴를 압박하면서 그 이유로 “정치적으로 뽑힌 비전문가들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쨌든 청와대는 최근의 무더기 ‘낙하산·보은 인사’에 대해 언급하길 즐겨하지 않는 편이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매머드 캠프’를 꾸린 탓에 보답해야 할 취업 지망자가 많고, 이들 사이에서 ‘더 늦기 전에’라는 경쟁까지 벌어져, 애초의 원칙을 논할 계제가 못 된다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자꾸 낙하산·보은 인사를 하니 민심을 잃고, 본질이 흐려진다.

이 정부가 하려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이처럼 인사로 본질을 흐리면 안 된다.

이런 게 자꾸 쌓여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권태호 이용인 이유주현 기자ho@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030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