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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사촌처형이 이정도면...“김옥희씨, 靑·여당·노인회 몫 각 10억씩 요구”

“김옥희씨, 靑·여당·노인회 몫 각 10억씩 요구” 입력: 2008년 08월 01일 18: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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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브로커 金씨 주장… 김옥희씨는 부인
ㆍ‘MB 측근’ 김종원씨 30억 출처 의혹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74·사진)가 1일 공천헌금 사기 혐의로 구속됐지만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함께 돈을 받은 브로커 김모씨(61)는 김씨가 먼저 청와대·한나라당·대한노인회 몫으로 10억원씩 3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돈을 건넨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66)은 예전부터 이 대통령 측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은 더 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이 30억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세 사람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의혹의 핵심이다.


◇3인은 어떤 관계=김 이사장은 운수사업자들 사이에서는 ‘MB통’으로 불릴 정도로 이 대통령의 측근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3년부터 버스전용차로제로 대변되는 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앞장섰다.


지난 대선 때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정책특보’와 ‘선대위 교통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

또 전국교통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43개 단체 1300여명으로 구성된 ‘대선 교통연대’를 이끌고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옥희씨와 브로커 김씨는 과거 인테리어 업체를 함께 운영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윤옥 여사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최근 사촌언니 김씨와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해명대로라면 서울시장과 대통령 후보 시절 이 대통령과 관계가 돈독했던 김 이사장이 영부인과 친분도 없는 사촌언니에게 30억원이라는 돈을 건넨 셈이다.


브로커 김씨는 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김옥희씨가 먼저 30억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사실이라면 김옥희씨가 아무것도 믿는 구석이 없이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겠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씨는 “먼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김 이사장에게 ‘믿을 만한 언행’을 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김 이사장은 검찰에서 “김씨가 영부인의 친언니인 줄 알고 공천을 부탁했지만 결국 공천되지 못했고, 나중에 친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억원의 출처는=검찰 조사에서 김 이사장은 김씨 등에게 전달한 30억원은 대부분 개인 돈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김 이사장이 그만한 재력가가 아니다”라고 고개를 흔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서울 정릉동에서 ㄷ교통이라는 운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내에 4개 노선을 운영하는 중소 규모 업체로 30억원이라는 돈을 쉽게 끌어모을 만한 자금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교통업체들로부터 기부금 등을 받아 모은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건넨 수표들에 대해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의 선거법 적용 배제=검찰이 이 사건을 처음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가 아닌 단순 사기사건으로 접근한 것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지난 7월14일 이첩됐을 때부터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기 사건’으로 예단한 배경에는 뭔가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단순사기로 보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일단 김씨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한 뒤 보완수사 후 선거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박홍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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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8011832175&code=9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