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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청와대, 노대통령에 결례 범하고 있다"

안희정 "청와대, 노대통령에 결례 범하고 있다" [노컷뉴스] 2008년 07월 07일(월) 오후 09:30

 

▶ 진행 : 고성국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 이하 인터뷰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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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소감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아주 기쁘다. 당원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끔 만나나?
거리가 있어서 자주 뵐 수는 없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청와대 사이에 자료 유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자료를 통째로 가져간 건 국기문란행위'라는 말까지 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해 결례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직 대통령이 국가기밀을 빼돌린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그건 결례이므로 그런 어법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사태의 전말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은 참여정부에서 만든 법이다. 그 전임 정부에선 사실상 대통령 기록물을 관리하고 보존할만한 자료를 만들어놓지 않았다. 공정하고 투명한 국정운영을 위해서 참여정부가 정부 업무를 전산화시키면서 그 자료를 향후의 국정운영의 기초로 삼기 위해 고스란히 남겨놓은 것이다. 이 자료 외에는 그 법에 따라서 대통령 기록물 관리원으로 다 가있다.


- 일부 언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메인서버를 봉하마을로 가지고 갔다'고 보도했는데?
그건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초등학생도 아는 내용이다. 메인서버라는 게 따로 어디 있나? 원본자료는 이미 기록물 관리원에 가있고, 전직 대통령은 법률상 그 자료를 열람할 권리가 있다. 법에 언제든지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돼있다. 그런데 그게 다 데이터자료라 그걸 다 출력해서 볼 수 없으니까 전직 대통령께서 데이터된 자료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사본 열람을 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께서 가져가신 것으로 보인다.


- 사본을 복사해서 가지고 갔다는 건가?
그렇다.


- 이런 문제에 대해 전 정부와 현 정부 사이에서 협의가 없었나?
내가 확인해보니 3개월째 내내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께서 자료를 보셔야겠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에 대해 청와대 담당부서랑 상의 중에 있었다. 현재로서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원에 이것을 원거리에서 열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사본을 가져가게 됐는데 이에 대한 시스템을 빨리 갖춰달라고 요구하면서 논의 중에 있었던 내용이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전직 대통령이 국가기밀문서를 몰래 가져간 것처럼 공격하고 쟁점을 삼는 건 예의에도 어긋나고 사실에도 부합하는 내용이 아니다.


- 그럼 왜 이런 보도가 나왔을까? 청와대는 대변인 논평까지 했는데?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사본을 복사해서 가져간 건데 원본 메인서버를 컴퓨터째 들고 간 것처럼 표현하면 그건 컴퓨터에 대해 정말 무지하거나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 '40만 건에 달하는 인사파일을 가져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참여정부 5년 동안 e지원 시스템으로 전산업무가 추진되어왔다. 역대 정부들은 임기 말에 그 자료들을 태워버리기에 바빴다. 그 자료들을 고스란히 기록물 관리원에 남겨놨는데 그 자료들을 잘 봤으면 좋겠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퇴임하고 나서 당신께서 운영하셨던 국정과 지난 시절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고 회고록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자료가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나. 그 자료에 대해 열람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건 법으로 써있는 내용인데, 그것에 대해 전산화된 시스템 자체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 현 정부 초기부터 '참여정부가 자료를 많이 가지고 가서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때는 왜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나?
그 자료들 중엔 공개되거나 현 정부가 볼 수 없는 자료들도 많다. 왜냐면 협상과정이나 비망록 같은 것들이 다 공개될 순 없기 때문에 그것은 전직 대통령의 열람권이다.


- 공개시한이 다 정해져있는 건가?
그렇다. 그게 없어서 청와대에서 일을 못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인수위 때는 참여정부가 인수인계 준비를 다 해놨더니 참여정부 내용은 볼 것 없다면서 자기들이 보고를 받지 않았다. 이제 와서 그렇게 공격하면 너무 이치에 안 맞는 얘기다.


-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아보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 인해 참여정부 계승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는데?
민주당 당원과 대의원들은 민주정부 10년이 실패하고 무능했다는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의 주장이 근거 없음을 이번 최고위원 선거 과정을 통해 동의해주셨다. 논란이 격화될 건 없다.


- 그동안 '폐족'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근신했었는데?
폐족이라는 단어의 원문을 보면 일을 그만두고 완전히 끝내라는 게 아니라 더욱 결의를 다져서 정진하라는 취지다. 그 앞뒤 문장을 보신다면 폐족이라는 단어를 내가 왜 썼는지 이해하실 것이다.


- 지난 총선에 출마하려다가 뜻을 접고 몇 달 안 돼서 최고위원이 출마했는데, 그 기간이 충분했다고 보나?
지난 대선 뒤에 우리 당을 이끌었던 모두에 대해 표현한 것이 지난해 12월 폐족이라는 표현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내가 이번에 전당대회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표현이다.


- 앞으로 민주당은 어떤 방향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까?
서민과 중산층, 민주주의와 인권, 시민의 주권을 옹호할 수 있는 당은 현재 민주당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81석의 한계가 있지만 이 한계를 극복하고 다음 선거 때까지 국정의 파트너로서 시민의 민주적인 권리와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일, 그리고 다음에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대안으로 석권할 수 있는 민주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민주당 역시 기대할 만큼 지지도가 오르고 있지 않다. 어떻게 해야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우리 당이 통합을 선언해놓고 벌써 6개월째 통합된 민주당의 정체성, 민주당이 어떤 당인가에 대해 불분명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됐다. 새로운 지도부는 민주정부 10년을 계승하겠다는 것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가진 분들이 다수 모여 있다. 이렇게 우리 당의 정체성이 분명해지면서 전통적인 우리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재결집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정세균 대표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보나?
그렇다. 민주당이 걸어왔던 민주정부 10년의 역사, 전통야당 30년의 역사를 계승할 수 있는 대표로서 당원들이 전통적인 과정을 통해 권위 있게 대표를 선출해주었다.


- 민주당의 등원 문제는 어떻게 되나?
등원 문제에 대해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들이 당에서 책임 있게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위원 입장에서 개별적인 입장을 얘기하는 건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등원하는 시점이나 등원 논란의 모든 이유는 쇠고기 정국을 통해 보인 국민들의 갈등과 요구를 조금이라도 좋게 풀기 위한 과정이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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