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이다------------김용택 시인(덕치초등학교 교사)
그이는
풀잎 끝에 매달린 이슬을 보며
세상을 읽는 시인의 혜안을 가졌습니다.
그이는
새벽 숲 속에 서있는 아름드리나무 같이
땅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신념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이는
목마른 우리들의 가슴을 구석구석 골고루 적셔주는
아침 강물 같은 평화를 가진 사람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는 그이의 강연을 듣고 내 답답한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세상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우리가 살아갈 세상,
새로운 세상을 그이는 잘 정리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아온 세상을 정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때가 된 것입니다.
정리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힘입니다.
우리의 정치, 경제, 문화와 교육은 낡았습니다.
한 시대적인 사명을 다한 사상과 이념과 철학은
이제 가야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을 새로운 가치의 틀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변했는데,
세계는 지금 새로운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들은 죽은 말들을 가지고 20세기 마당에서 놀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가치가 제일 앞에 있는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사회로,
가진 사람들이 맘대로 하는 형식적인 민주사회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진정한 민주사회로,
먼 훗날을 약속받는 지속 발전 가능한 세계로,
시멘트 문화가 아닌 영혼을 중요시하는 자연친화적인 문화가
우리들의 새로운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그게 우리 인류의 새로운 가치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도 나라를 사랑합니다.
나는 일찍 ‘다 된’ 사람입니다.
스물대여섯 살 무렵
나는 평생 시골 초등학교 선생으로 살기를 원했고
또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몇몇 명을 가르치고는 것도
영차! 영차! 힘이 드는 사람입니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선생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또 그 일 이외에 다른 삶의 가치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난 나 개인이 이루고 바랄 희망이 없는 사람입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는 진실과 진심이
때로 눈이 부시게 와 닿습니다.
그이의 진실과 진심은 내 심금을 울립니다.
그이는 산 같은 사람입니다.
다른 산들이 다 저물도록 기다렸다가 제일 늦게 저무는 정다운 산 같은 사람이지요.
생각하면
그이는 내게 목이 메여오는 사람입니다.
또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이랑 같이 밤을 새우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음식을 차려놓고 이야기를 하다
깊은 밤이 되자
한 사람 두 사람 자기 방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다 자기 방으로 가자,
그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
주부처럼 상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음식 쓰레기들과 그릇들을 차근차근
조용조용 소리 없이 치우는
그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오래된,
참으로 오래된
몸에 밴 그이의 설거지 모습은
나를 감동시켰습니다.
나의 아내도
그런 그이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나 다음으로 그이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세상에 행복이지요.
눈물이지요.
감동입니다.
진정한 삶이지요.
사람이 사람에게 감동받는다는 것만큼 큰 감동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진실과 정직이 통하는 사회를 그립니다.
나는 가난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흐르는 사회를 원합니다.
남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는
사회공동체를 저는 가슴에 담고,
그 아름다운 것들이 무너지는 작은 마을에서
눈물을 흘리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는
무서운 사회입니다.
분단의 아픔이 지금도 우리들의 온몸을 아프게 쑤시는 나라,
언제 직장으로부터 쫓겨날지 모르는 사회,
자기가 경영하는 작은 사업장이 언제 망할지 모르는 사회,
내 자식의 양육 문제 때문에 아기 낳기를 꺼리는 사회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는 사회가 아닙니다.
나도 나라를 생각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작은 초등학교의 아이들과
아름다운 국토를 가진 내 나라가
때로 나를 눈물나게 합니다.
내 진심이 가닿을 곳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이는
산을 넘어 새로 불어오는 바람입니다.
저기 서있는 옥수수를 새롭게 흔들고,
저기 서있는 나무를 새롭게 흔들어
나무와 나무들이 모인 숲을 흔들고,
흐르는 강물에 새로운 여울을 만들
바람 같은 사람입니다.
나는 그이가 문국현이라는 사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이가 아니어도
나는 그런 새로운 시대정신을 온몸에 담고
진심으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기다립니다.
갈가리 갈리고 찢긴
우리들의 훼손된 민족적인 자존심과
인간적인 명예를 동시에 회복할 사람,
새로운 통합의 힘을 가진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금 내 앞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 14명에게
훗날 할 말이 있는 사람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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