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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월의 산/들꽃

[한국의 야생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봄꽃 꿩의바람꽃

 

계룡도령이 계룡산에 산 지가 벌써 10년여...

계룡산의 이곳저곳 산을 오르내리고 꽃을 찾아다니며 참 많은 꽃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계룡산에서 특히 마음을 사로잡은 꽃이 바로 이 꿩의바람꽃입니다.

 

계룡산에서 꿩의바람꽃을 만난 것은 2007년 봄

우연히 계곡을 따라 계룡산을 오르다 점처럼 하얗게 펼쳐진 꽃들을 보고 설마 여기에 뭐 귀한 꽃이 있으랴 하고는 계속해서 산으로 올랐습니다.

 

한참을 지나 돌아 내려오는 길...

혹시 하며 살펴보니 꿩의바람꽃이었습니다.

 

갑사로 가는 주 통행로에서도 가깝고,

근처에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암자 구룡암이 있어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잦는 곳인데...그곳에 꿩의바람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꿩의바람꽃은 매년 크게 기대를 하게 만드는 우리의 야생화입니다.

 

꿩의바람꽃은 보통 3월말에서 4월 중순까지 각 개체들이 피고 지는데...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빗과의 쌍떡잎식물로 키가 약 5~20㎝정도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변산바람꽃처럼 꽃잎이 없고 꽃자루 끝에 1개의 꽃이 달리는데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받침을 포함한 꽃의 지름은 3∼4㎝정도이며, 꽃받침은 분홍색에서 점차 피면서 백색으로 변합니다.

 

 

다른 이름인  다피은련화, 은련화, 양두첨 등으로도 불리는 꿩의바람꽃은 햇빛을 받아야만 꽃을 피웁니다.

아무리 맑게 개인날이라도 해가 뜨고 햇빛이 비추어져야만 꽃을 피웁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햇빛을 받으면서 서서히 고개를 드는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의 꽃받침잎은 길이 2㎝ 정도로 8∼13개이며 긴 둥근꼴이고 끝이 둔하며 흰색이지만 겉은 연한 자줏빛이 돕니다.  

꽃밥은 타원형의 길이가 l㎜ 정도이며 씨방에 잔털이 있습니다.

열매는 과피(果皮)가 말라서 목질(木質)이나 혁질(革質)이 되고 속에 종자를 가지는 폐과(閉果)로 익어도 열개(裂開)되지 않는 수과입니다.

 

 

계룡도령이 부산에서 살 때는 주변의 야산 계곡 평지나 경남 양산 방면으로 가면 쉬이 볼 수 있었으나 이곳 계룡산에서 만나리라는 생각을 못해서인지 그 정이 더욱 각별한 꽃입니다. 

 

 

꽃말이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라고 하는데 아주 작지만 마치 고구마처럼 생긴 굵은 육질의 뿌리줄기는 약재로 쓰며 생약명은 죽절향부(竹節香附)라 불리며 사지마비, 요통, 종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꿩의바람꽃이 피는 시기가 현호색과 비슷해 어우러져 피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얕은 비탈에 작은 키를 곧추세우고 지나치게 커 보이는 꽃을 올린 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름다움을 떠나 애처로운 모습에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특히 작은 키는 생존전략에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꿩의바람꽃이 꽃을 피우는 동안 주변의 식물들이 빠르게 자라버려 곧 그 식물들의 그늘 속으로 묻혀 버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래서 인지 매년 개체수가 급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명 한식이 음력으로는 대개 2월이 되는데 올해처럼 3월에 드는 해는 철이 늦다고 하며 '2월 한식에는 꽃이 피어도, 3월 한식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더니 아니나 다를까 예년에 비해 열흘정도 늦게 꽃을 피운 것 같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관찰력이 대단합니다.

 

 

 

 

[2011년 4월 5일 계룡산국립공원 갑사계곡에서 꿩의바람꽃을 만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