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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서태지 사건 뒤의 금산분리법폐지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자본의 마수!

서태지 사건 뒤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자본의 마수!

작성: 권 경애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오전 6:03.1.

 

서태지-이지아 이혼사건 뒤에 숨어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일은 아마도 2008. 12. 22.입법예고되고 작년 4월에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인 듯 싶다.

 

추후 법령을 꼼꼼히 검토해 봐야겠지만 우선 기사내용으로만 보면 주요 내용은 다음 3가지다.

(1)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와 비금융 자회사를 동시에 보유할 수 있다.

(2) 지주회사 체제 내 손자회사가 최소 지분율 요건(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 따라 증손회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

(3)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사모펀드(PEF)는 비금융회사 의결권 제한(15%)을 5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받지 않는다.

 

2.

문제가 되는 것은 우선 SK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보유할 수 없다. SK가 2007. 7. 3.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받은 유예기간 2년+2년이 경과되기 전에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서

(1)처럼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하지 않으면 SK는 보유한 SK증권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그래서  4월 21일 서태지-이지아 이혼 사건이 터진 그날 이어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최태원 SK회장의 만남이 이루어 졌다는 기사가 나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4월 임시국회에서 '공정거래법'을 통과시키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기자들에게 터트린 것이다.

 

3.

 삼성도 연관되어 있다.

삼성은 아직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있지 않지만, 에널리스트들은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64만1000주, 장부가 1조3600억원)를 공정거래법상 2012년 4월까지 처분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는 그간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해왔다. 거의 모든 지분이 삼성카드는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5.1%), 이부진 사장(8.4%), 이서현 부사장(8.4%) 등 삼성그룹측에서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거나,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될 예정이라는 기사들에 의하면, 공정거래법의 이번 개정안 (1) (2) (3)의 내용은 어찌보면 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증권 등의 일반지주회사 지배구조와 더욱 연관있어 보인다.

 

4.

 "금산분리"란 기업의 사금융화를 막는다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 모회사인 산업자본이 자회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을 통해 모집한 보험금과 주식납입대금 등을 함부로 사금융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산분리폐지의 본질적인 위험성은 오히려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여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주주의 고배당과 채권자들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증권의 개발`판매사업으로 돈벌 궁리에 골몰하게 되면, 산업자본은 금융자본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부차적 지위로 떨어지고, 노동자들은 단순히 고비용의 생산요소로만 간주된다.  노동유연성과 비정규직의 증대는 가속화될 것이다.

 

5.

금산융합체는 또한 선물, 옵션, 스왑 등 기상천외한 파생상품들로 투기적 투자를 부추키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그자체가 자금동원력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투기에 몰두하게 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에도 투자은행들은 대규모의 고위험 고수익 파생상품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안전한 증권의 판매수수료가 아니라 그 자체가 투기적 수익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파생상품에 의해 확대된 유동성은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을 가속화시키고 자산과 임금의 실질가치를 반토막낸다. 산업과 실물경제의 착실한 성장이 뒤받침 되지 않는 금융버블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낳는지는 2008년 금융위기가 증명했다.

 

6.

 국민의 저축과 투자로 돈벌이하는 금융권의 몰락은 국민경제를 패닉상태로 몰고간다.

그래서 금융권은 대마불사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 수록 공적자금으로 살아 남는다.

2003년 론스타에 헐값 매각된 외환은행도 IMF때 국민의 혈세로 살려낸 공기업이었다.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 리만브라더스, 메린린치, AIG 등에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을 쏱아부었지만, 리만브라더스와 메릴 린치 등은 끝내 쓰러졌다.

그러나 경영진들은 공적자금으로 천문학적인 인센티브를 받았고, 서민들은 길거리에 나앉았다.

 

자본시장통합법, 주택금융공사법, 금융지주회사법, 금산분리완화법, 대규모 은행 인수합병, 산업은행의 민영화 까지..금융자본의 마수가 우리네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7.

 때마침 4. 23. 새벽 조선일보에는 SK최태원 회장의 선물거래 손실에 관한 조사가 진행된다는 기사가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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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태님의 아래 댓글 중에서..

 

"산업자본의 금융화라는 과정은 GE나 GM이나 다 사실상 금융화 과정을 격었습니다. 그결과 산업자체가 파괴된다는 사실이죠. 돈놀이가 최고로 돈 많이 법니다. 왜냐하면 별로 고용안하고도 수익률이 최고로 올라가거등요.

일본과 독일, 그리고 영국과 미국의 근본적 차이는 산업자본의 비율입니다.

일본과 독일은 여전히 산업자본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2%에서 24%가 됩니다. 영국은 아마 16%수준, 미국은 18%에서 21%수준입니다. 즉 산업자본의 금융화가 진척된 나라일 수록 산업자본은 자기 파괴과정을 겪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