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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60년 넘은 황토집, 월암리 토굴에 샤워부스 설치하기 #1

 

 

60년 넘은 황토집, 월암리 토굴에 샤워부스 설치하기 #1

 

 

60년이 넘은 흙집이 현재 계룡도령이 거주하는 충남 공주시 월암리의 토굴입니다.

 

 

세월은 어느 덧 2014년을 향해 쏜살같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11년 11월 14일 월암리 토굴로 입택을 하여 두번의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보냈습니다만

추위 보다 더 불편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두팔 걷고 나섰습니다.

 

사실 이곳 월암리 토굴은 온돌구들과 불을 때는 아궁이가 있지만

흙집이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연기가 스며들고 외벽으로 쥐구멍이 많아

그다지 효율적인 난방은 되지 못하는 형편이라 기름보일러 난방을 해 왔는데

작년 미처 준비해 두지 못한 난방유 때문에 보일러가 자체 보호기능 작동이 되지 않아

급작스런 추위로 동파되어 기나긴 겨울을 전기 온수매트로 견뎠다는 슬픈 전설도 남겼습니다만...

 

인간으로서 최소한 위생적인 조건을 갖추고 살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깨끗한 주방과 화장실 그리고 샤워시설입니다.

 

추위는 다른 대체 방법이라도 있지만 씻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황당하고 답답할 노릇 입니다.

 

그렇다고 2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목욕탕을 오가며 지낼 수도 없고...

이웃에게 신세지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여간 부담스럽고 불편한 노릇이 아닙니다.

 

그래서 작년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이불로 가려 만든 샤워장을 사용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도 한겨울에는 여간한 용기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는 거~~~
다들 아시죠?
(사실은 겨우내 얼어서 사용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왔습니다만,

현재의 60년된 토굴에서 샤워장과 수세식화장실

그리고 주방을 입식으로 개조하려면 드는 비용이 약 800만원!!!

언감생심... 

ㅠ.ㅠ

 

그래서 이 궁리 저 궁리하다보니 문득 컨테이너 하우스가 생각이 나

이리저리 수소문하다 보니 혼자 쓰기에 알맞은 방과 샤워시설과 주방이 갖추어진 컨테이너 하우스의 경우

구매하려면 최하 500이상의 돈이 필요하고

거기다 옮기는데 드는 비용이 거리와 사이즈에 따라 최소 2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라니 놀랄 노자입니다.

 

그리고 중장비를 이용해서 하차를 하고 위치에 맞게 설치를 하는 등의 비용까지

최소한 100만원 정도를 더 얹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비용이 듭니다.

 

뭐 돈 있는 사람에게는 껌값일 수도 있겠지만...

ㅠ.ㅠ; 

 

이는 계룡도령에게는 사치스러운 희망이고...

 

그러다 문득 일체형 샤워부스 생각이 났습니다.

왜 내가 미처 이 생각을 못했지???

ㅎㅎㅎ

 

이제 또 열심히 일체형샤워부스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그렇게 수소문하다가 인연이 된 일체형샤워부스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찾아 낸

전북 군산에서 이곳으로 도착한 샤워부스와 저장식 전기온수기입니다.

 

그래서 그 샤워부스와 저장식 전기온수기의 설치를 어제부터 시작했습니다.

저질체력으로~~~

^^

 

 

이번에 군산에서 도착한 가장 기본형 샤워부스는 코너형입니다.

   

   

해체되어 도착했는데

이도 다시 조립을 하고 용수와 배수관 등 배관을 깨끗이 청소한 후 연결하고

벽체 이음새 사이사이에 실리콘으로 물이 새지 않도록 막아 주어야 합니다.

 

함께 온 저장식 전기온수기 귀뚜라미 KDEW PLUS-50입니다.

 

기기 효율이 어떨지 몰라 일단 샤워시설에 이용하며 전기 소모를 체크한 후

순환펌프를 달아서 방 난방에도 이용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월암리 토굴이 지어진 60여년 전부터

부엌에서 난방이나 조리용 불쏘시개, 갈비라고 불리던 마른 솔잎을 저장하던 곳으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벽면의 검은 부분까지 쌓여 있었는데
계룡도령이 구들에 불을 지핀답시고 불쏘시개로 써서 저만큼 줄어 든 것입니다.

 

그리고 나름 불쏘시개로 쓴 생각으로 종이박스 등을 저장해 두었는데...

오늘에서야 그냥 쓰레기임이 밝혀졌습니다.

ㅠ.ㅠ

 

 

결국 쓰레기가 되고 만 박스 등 종이류를 걷어내고나니 켜켜이 쌓인 60여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갈퀴로 긁어서 치우는데...

켜켜이 쌓인 세월이 푹석이는 먼지로 계룡도령의 온 몸을 뒤덮어 버렸습니다.

 

저기 벽면에 드러난 색이 60여년 전 흙 색입니다.

쬬콤 감동이 있었다는...ㅋ

 

 

저질체력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른 솔잎을 다 드러내고나니

드디어 궁극의, 60여년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바닥이 드러납니다.

 

햇빛을 보지 못해서인지 흙은 너무도 보드랍게 부풀대로 부풀어 있어서

밟기만 해도 먼지가 되어 풀썩 거리며 일어납니다.

 

잘 다져두지 않으면 푸석거려서 그 위에 미장을 하게되면 금방 깨지고 갈라질 것이 분명해

먼저 찰기를 더하자는 생각으로 물을 적당히 뿌려서 척척하게 해 두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물기가 어느 정도 내리고 난 뒤 밟아서 다져 보았습니다만

여간 꼼꼼하게 다져야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

 

아무튼 폭포수같은 땀을 흘리며 60년이 넘은 마른 솔잎 먼지를 뒤집어쓰며 하던 작업도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남은 일은 바닥이 다져지는 동안 배수와 급수를 위해 시멘트 바닥을 깨고 배관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뿌려진 물기가 좀 말라 다져진 바닥 위에는

와이어 매쉬를 얹고 그 위에 황토몰탈을 부어서 미장을 한 후

샤워부스를 들여 조립을 하고 배관을 연결하면 끝!!!

 

오늘은 배관이 묻혀있는 바닥을 까 버릴 생각인데

아침부터 이글을 쓰느라 시간은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갑니다.

ㅠ.ㅠ

 

^^

 

 

[2013년 8월 2일 드디어 도착한 샤워부스 설치작업을 시작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