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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사탄 마귀론과 대통령의 독선[한토마]

사탄 마귀론과 대통령의 독선


이명박대통령이 모처럼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 나섰다.
뻔할 뻔자라는 냉소적 민심 때문인지, 방송 3사 정규 채널을 독점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 지지율 정도의 시청률만 기록했다.
같은 시간 드라마에도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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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차가운 민심을 덥혀줄 내용이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는 '역시나'였다는 것이 대다수 여론인 것 같다.
촛불 민심, 시국과 국정 운영 등에 대해 민심과는 현저하게 괴리되는 대통령의 인식을 다시 확인하면서 많은 이들은 절망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도대체 MB는 왜 저토록 독선 독단의 덫에서 허우적거릴까?
그래도 대기업 CEO정도로 출세하려면 남달리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일 법한데, 왜 저리도 꽉 막혔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제공할까?
강한 신앙심의 소유자라면 삶과 세상에 대한 진정성도 남다른 것일진대, 세인들은 왜 그토록 그의 언행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의 의식 구조를 깊이 들추어 보아야 해답이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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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독선과 위선적 신념은 그의 근본주의 보수 기독교 신앙심에서 비롯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제 상식이 되어있다.
MB 역시 부시와 매우 유사한 의식 구조의 소유자로 보인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복음적 열정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사탄 마귀론에 매달린다.
허구의 적을 설정하여 자기 신념과 집단의 공격적 결집력을 확보하려 든다.
이른바 '허구의 타자' 설정이다.

 

그들은 자신의 관점이나 신념과 다른 이들을 툭 하면 사탄이니 마귀니 하면서 증오와 섬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는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그럴 때는 기독교 전가의 보도인 '사랑'은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다.
중세를 피의 바다로 붉게 물들였고 아직도 진행중인 유일신 종교들의 복수혈전은 그러한 사유구조의 필연적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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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다른 관점, 신념, 가치들을 사탄 마귀론으로 부정하면, 관점과 신앙을 같이 하는 자들끼리는 굳게 결속하고 집단 생존과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생각과 신념을 지닌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과 평화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사탄 마귀론이 구사하는 허구의 타자 설정은 이해와 관용, 조정과 타협을 불가능하게 한다.
오직 공격과 섬멸, 승리만을 추구할 뿐이다. '내 편이 되어 살래 아니면 죽을래?'의 독선과 독단, 폭력은 사탄 마귀 의식의 어쩔 수 없는 어둠의 자식들이다.

 

사탄 마귀 의식은 자기 신념의 완전함과 완벽함을 근거없이 주장하는 허위와 위선을 수반한다.

자기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 자기 견해도 언제든지 수정 내지 보완되어할 결핍을 안고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자기 성찰은 고갈되어 버린다.
이 세상은 원래 다양한 관점, 다채로운 신념과 가치들이 어울려 짜여진 컬러풀한 관계의 그물이며, 따라서 항상 상호 이해와 조정, 존중과 배려의 열린 마음이 진실 구현의 통로가 된다(이것은 불교를 비롯한 동양 성현들의 오래된 지혜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탄 마귀론은 세상의 다채로운 결(나름대로 근거 있는 일리)들을 선 아니면 악, 우군 아니면 적으로 허구화시켜(허구의 타자화) 자기 신념과 이익만을 배타적으로 관철시키려 든다.
그들은 다원주의의 '다'자만 들어도 펄쩍 뛰며 이단 심판의 칼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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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열정을 지탱해 주는 사탄 마귀론은 이처럼 터무니없는 독선과 독단, 허위와 위선을 숙명처럼 안고 있다.
사탄 마귀론 들먹이고,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외치고, 예수 믿으면 부자되고 병 고친다며 악을 쓰면서, 신도들을 무지와 독단의 감옥에 가두고 위세당당하게 활보하는 기독교 무당들의 저 뻔뻔함은, 사탄 마귀 사유구조의 필연적 산물이다.

 

MB의 신앙심은 아무래도 사탄 마귀론으로 먹고 사는 근본주의 복음 신앙의 맥락에서 다져진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그러다면 그의 어처구니 없고 분별력 없는 종교 편향 언행과 정치적 독단과 독선, 당당한 위선적 인식과 논리, 소통을 말하면서도 막혀 있는 그의 닫힌 마음이 이해가 된다.
결국 인간과 세계를 보는 시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MB가 진정 국가 발전에 기여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그의 내면에 뿌리내린 세계관부터 근본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과 세상을 사탄 마귀의 복음주의적 시선으로 읽는 한, 그로 인한 근거없는 독선과 독단, 허구와 위선의 확신이 대한민국을 퇴행의 고속도로위에 올려버릴 것이다.

 
 http://hantoma.hani.co.kr/board/ht_politics:001001/250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