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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국민과의 대화라는 참으로 황당했던 `대통령만의 대화'

국민과의 대화라고 포장된 참으로 황당했던 `대통령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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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이든 좋다.

결과만 분명하다면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한숨짓는 국민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쇠고기 사태 이후 불거진 `국민과의 소통 부족'이라는 지적을 인식한 듯 국민과 진솔한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로 시작하였지만 그동안의 실정에 대한 진솔하고 차분한 반성도 없이 그 전처럼 국민들은 다시 무조건 믿고 따르라는 반복된 구호만 되풀이하는 것에 실망을 넘어 차라리 분노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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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론장악문제, 공기업의 사기업화문제, 검.경찰의 정권보호기역활, 조카에게 인천공항 지분 매각 진행 등 많은 주제가 아예 오르지도 못했지만 몇가지 질문만으로도 이 정권의 한계와 비상식적인 국정운영의 행태가 고스란히 들어나고 말았다.

 

각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하겠고 정부는 이런 저런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알맹이는 쏙 빠져버리고, 잘할테니 두고보라, 도와달라, 믿어 달라, 아니다...켘켘거리는 기침소리와 풍선에서 바람빠지는 쇳소리를 들어야 했다.

 

지난 6개월 평가에 대한 전문패널의 추가질문에 “국민의 평가와 제 자신의 평가가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는 식으로 말하여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우리가 국제 환경이나 여건에 대해 조직적으로 실질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기가 막힌 평가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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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당시 경제위기설을 거론한 것은 경제 주체와 공직자에게 위기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거론한 것이지 실제의 위기를 느껴 말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였는데, 다시 말하자면 그 전에는 경제위기상황이 아니었지만 경제위기처럼 국민들에게 겁을 주려고 말했고 지금은 실제적 경제위기상황이지만 국민들의 패닉상태를 우려하여 경제위기상황이 아닌 것처럼 또다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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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닥친 위기설의 진실은 그 전에도 사실이었고 지금도 사실로 점점 더 진행되고 있는 연속선 상에 있는 실체인데 무엇에 코를 꿰었는지 위기설의 진면목을 바로 대하지 못하는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9월 위기설을 낳은 근본원인에는 세계적 외환흐름에서도 유난히 벗어난 원화가치대폭락에 있었고 그 왜곡의 출발점은 지난 3월의 강만수의 고환율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9월 위기설의 진범은 바로 경제수장 강만수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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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말하듯 지금이 세계적 불황이고 올해 100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가 내년까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가용 외환보유고는 내년 말에 100여억 달러까지 떨어질것이고 아직 세계적 경제위기는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비관적 전망으로 보지 않더라도 그 앞날이 너무 깜깜하여 보는 국민들 속만 시커멓게 탈 지경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신뢰하는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책임 있게 일한다.”고 동문서답을 하였는데 그 신뢰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 고소영 강부자들만의 신뢰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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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는 정권 초, 세계외환흐름에 어긋나는 고환율정책과 최근의 저환율정책을 인위적으로 씀으로써 두 번의 큰 실수를 저질러 국가와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실수를 연발했던 인물이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아무 잘못도 없는 양 잘 대처한 양 말하며 강만수에게 전폭적 신뢰를 보내는 형국이니 어찌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런 참담한 현실을 눈 뜨고 보아주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만 믿고 지지하고 박수쳐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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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올바른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미처 몰랐던 사실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인간적 고뇌, 대통령의 진심과 다르게 국민들이 오해했던 사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각오, 국정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국민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의 피력, 잘못한 일에 대한 솔직한 사과와 반성등의 필수요소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쇼는 대통령의 일방적 자기변명과 합리화, 허리가 졸려 죽어가는 국민을 비웃듯이 헤헤거리며 자신만이 옳다는 고집으로 점철됐다는 점에서 전파낭비라는 한심한수준이었다.

 

지난 7개월간 하나도 잘 한일이 없는 정권이 특유의 위장 쇼를 그럴 듯 하게 해서 지지율이라도 조금 올라가면 이명박에게 쓸데없는 자만심을 심어 줄지도 모른다는 애초의 불안은 이참에 확실히 정리해주고도 남을 한밤의 저질 개그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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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화내용이란 것을 들여다 보면 한마디로 지난 7개월간 이명박씨가 했던 말의 동어반복 수준의 내용에 머물고 있다.

그렇찮아도 지난 7개월간 그의 말에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여 성질버렸다는 국민들이 한 둘이 아닌데 또 그의 말을 총정리해서 들어야하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일이었다.

올림픽에서 그나마 순화되었던 성질이 다시 나빠지게 생겼다.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제 보여준 이명박씨의 근거없고 터무니없는 자신감이 매우 불길하게 와닿는다는 것이다.

지난7개월간의 온갖 실정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나 성찰없이 자기합리화와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앞으로 다 잘 될것이라는 이명박씨의 뻔뻔한 태도에서 지난 7개월간 보여준 실정과 탄압은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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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게 없다고 우겨대는 그에게 향후 국정운영에서의 변화를 기대 할 수있겠는가?

앞으로 남은 그의 임기동안 또 얼마나 많은 국론과 국민들이 이명박의 독선과 한나라당의 일방적 독주에 짓밟힐고 찢겨나갈지 걱정이 태산같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목이 졸려 울고 있는데 헤헤거리며 대통령입네하며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맆써비스의 말장난이나 하는 모습, 또한 국민의 한사람인 대학생 질문자에게 협박하는 것이냐는 말에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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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국민에 대한 사랑과 준법을 뇌까리지만 그 존재 자체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휩쓰는 증오와 분노의 원천이며 탈법의 본보기인 이명박 판 국민과의 대화. 나는 이 두 사건에서 씁쓸한 공통점을 읽게 된다.

 

모두가 우리 국민을 황당하게 하며 짜증 나게 하는 위선이요, 이율배반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국민과의 직접 소통 과정을 지켜 보면서애민성이 결여된, 진정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그리고 과거의 퇴영적 환상에 사로 잡혀 나라를 분열시키려는 소인배적 지도력에서 도저히 우리 나라의 미래를 기대할수가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정말 나라가 걱정이다.

 

이 나라 어디로 흘려 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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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통제속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로 다녀온 촛불 대학생의 참가 후기



성지현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가 5개의 방송사에서 생중계됐다. 나는 거기에 섭외된 5명의 패널 중 한명으로 참가했는데, 촛불집회에 참가한 당사자로서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는 역할이었다. 촛불 시민들을 구속 수배하고, 경찰이 두 당 2~3만원으로 인간 사냥을 하도록 부추긴 당사자가 국민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토론회에 나가서 촛불들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겠다’던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시작 전부터 청와대 외압설이 언론들에 보도될 정도였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청와대는 촛불 집회를 진압한 전경을 촛불시위 관련 질문자로 섭외하라고 요구했고, 장미란 선수를 패널로 부르라고도 했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의 질문도 사전부터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 기획 상 질문지를 먼저 보내기로 되어있었는데, 처음에는 분량에 대해 문제 제기가 들어와서 수정을 해야 했다. 이후에는 ‘백골단’이라는 표현, ‘후쿠다 총리는 20%로 사임했는데,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 등을 문제 삼아 질문지를 수정하게 했다. 몇 번을 수정해도 내 질문지의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자, 심지어 나중에는 방송사 측에서 짜놓은 스크립트를 받게 되었고, 내용 검열이라고 항의를 하자 ‘발언 내용이 프로그램 기획 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협박성 얘기까지 들었다.

프로그램 녹화 당일, 5명의 섭외 패널들에게는 ‘사전에 보내줬던 질문지를 정리한’ 문서가 전달됐는데 역시 거기엔 내가 보내줬던 질문이 아니라, 비슷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내용이 다른 누군가 사전에 짜놓은 질문이 적혀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패널도 마찬가지여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녹화 장소로 들어갈 때는 더 가관이었다. 위험한 금속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간단하게 검사 한다’고하더니, 경찰들은 내 가방을 열어서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 완전한 인권 침해였다. 게다가 심지어는 가방 안에 있는 종이들을 꺼내서 내용까지 읽으려 했다.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촛불 집회에 관련한 진보적 언론들의 기사를 스크랩해 놨었는데, 그것을 보고는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고 난 거기서 또 경찰과 싸워야만 했다.

토론회장 안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생방송을 앞두고 스텝들과 기자들은 날카로웠고, 곳곳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방송 경험이 없는 국민 패널들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욱 위축되어있었다. 간단하게 리허설이 두 번 정도 진행이 됐다. 나는 더 이상의 마찰이 너무 피곤해서, 원래 내가 생방송에서 했던 발언보다 결국 조금 더 ‘공손’하고 무난한 발언으로 리허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리허설 도중 틈틈이 생방송에서 할 진짜 하고 싶은 발언과 추가 질문을 준비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가고, 방송이 시작이 됐다. 무엇보다도 100분 동안 이명박의 얼굴을 보면서 그의 뻔뻔한 거짓말을 듣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명박은 국민들의 얘기를 듣기는커녕, 계속 동문서답으로 자기 말만 해댔다. 전문가들과 국민 패널들이 추가 질문이 있었는데도,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계속 말을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잘리기 일쑤였다. 준비했던 발언을 아예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촛불 집회를 탄압하는 것이 정부의 소통이냐는 내 질문에, 이명박은 능글맞게 웃으면서 “주동자는 아니죠?”라며 뻔뻔하게 “촛불집회가 소수의 불법, 폭력적으로 변했다. 불법, 폭력은 강력하게 법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답변에 ‘아직도 주동자 운운하다니 한심하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법은 누구의 법이냐, 천문학적인 횡령 배임 탈세 혐의를 받았던 재벌총수는 통 크게 815 때 사면해주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 시민을 잡아가냐, 전과14범 주제에 누구에게 법을 운운하는 거냐’는 추가 질문을 꼭 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약속했던 추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측은 애초에 나에게 질문을 수정하는 대신 추가질문 기회는 꼭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던 터였다. 나는 대통령이 대답을 하는 동안 연신 아나운서에게 손을 들고 추가 질문을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결국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제목은 분명 국민과의 ‘대화’였는데도, 결국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반면, 이명박은 선문답처럼 논쟁을 회피하고 자기방어 논리를 펴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나오는데, 매우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KBS 앞에는 촛불 시민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촛불들을 보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냥 마이크를 잡은 김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올걸, 하는 후회가 됐다. 조계사에서는 70여 일째 대책위 활동가들이 천막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친구들은 경찰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연행이 되고,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망가져가고 있는데, 이명박은 웃으면서 자기 옛날 데모했던 과거 얘기나 하고 앉아있고,난 그를 면전에 두고 충분히 말도못하고 나온 것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

한나라당은 이런 ‘대통령의 대화’가 “좋은 민심 전달의 기회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대통령과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번 저항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할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강부자들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이명박에 맞서 우리 촛불은 꺼지지 않을 거다

 

 

 

[2008년 9월 10일 계룡산 갑사입구 농바위옆 죽림방에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