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들의 망언, 조중동은 뿌듯한가?
27일 서울시 교육청의 이른바 ‘고교 현대사 특강’이 서울시내 고교 10곳에서 시작됐다.
일부 강사들은 “인권탄압 등 무리가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은 없었을지 모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결단력 있는 분이라 무리가 있더라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성공해서 대한민국이 된 것”이라며 독재와 인권유린을 찬양․미화했다. “분단을 미국이 주도하기는 했지만 삼국시대 등을 생각해 볼 때 본래 한반도는 대부분 분단국가였다”, “일본이 병합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청의 영향 아래 있었을 것”이라며 일제 침략을 정당화하고 남북 분단을 정상적인 상태인 양 왜곡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런 반교육적이고 정략적인 ‘고교 역사 특강’을 보도한 25일 조중동의 행태는 더욱 한심하다. 조중동은 ‘고교 역사 특강’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대신 ‘전교조가 특강을 막았다’는 데 보도의 초점을 맞췄다. 일제 침략과 인권유린을 노골적으로 미화한 강사들의 망언은 외면했다.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 제목은<전교조, ‘현대사 특강’ 첫날부터 막아>(10면)였다.
동아일보도<서울 교육청 ‘현대사 특강’ 첫날 곳곳 시끌>(10면)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서울시교육청이 좌편향 교과서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겠다며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역사 바로 알기 특강’이 첫날부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충돌사태를 빚었다”로 시작된다. 정당한 역사 교육을 전교조가 ‘방해’라도 한 듯이 다룬 것이다.
중앙일보는<고교 현대사 특강 첫날 곳곳서 마찰-전교조, 강사 진입 막아>(12면)라는 제목의 1단 기사를 실었다. 역시 “전교조 교사들이 특강강사의 학교 진입을 막으면서 소동이 벌어졌다”며 전교조가 강사의 진입을 막고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한겨레는 1면에<분단 옹호에 박정희 찬양 일색 학생들 “도움안돼…시간낭비”>라는 기사를 싣고 특강 내용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기사는 강사들이 “독재를 옹호하고 반북 이데올로기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며 강사들의 편향된 주장에 대해 “잘못된 통일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오늘처럼 한쪽 의견만 듣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는 등 학생들과 교사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극우 인사들의 지극히 편향된 주장을 청소년들이 듣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성세대로서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민주주의와 인권, 다양성과 관용의 정신을 배워야 할 청소년들에게 시대착오적인 극우 이념과 극단적인 이기심을 요구하는 어른들이 어떻게 비칠 것인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일말의 양식과 양심이 있다면 교육만큼은 내버려두어야 한다. ‘역사 특강’의 허울을 쓴 극우 이데올로기 교육을 즉각 중단하는 것만이 미래세대에게 더 큰 죄를 짓지 않는 길이다.
멀쩡한 교과서에 붉은 칠을 하고, 정부의 ‘수정안’이 미흡하다고 질타했으며, 부당한 교과서 수정에 반발하는 저자들을 비난했다. 나아가 일선 학교들이 ‘문제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이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극우 이데올로기 교육의 문제점에는 입을 꽉 다문 채, 또 다시 ‘전교조’를 들고 나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외교를 망친 것으로도 부족해 백년대계를 구시대적 이념으로 뒤흔들려 한 조중동의 행태는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적어도 교육 분야에서만큼은 분탕질을 멈추라.
* 극우인사들의 ‘고교 현대사 특강’ 관련 28일 주요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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