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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희망이다

[중앙 칼럼] 문국현의 파괴력

[중앙 칼럼] 문국현의 파괴력

노세희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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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낀 해의 한국 정치판은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한편의 드라마다.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야당의 김대중 후보는 여당의 이회창 후보를 불과 39만5557표 차이로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5년전 실시됐던 16대 대선에선 여당후보 노무현이 야당후보로 신분이 바뀐 이회창에 57만980표 앞서 대통령이 됐다.

석 달도 채 안 남은 17대 대선(12월19일)은 역대 대선과는 달리 '싱거운' 승부가 연출될 뻔 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범여권 후보들이 야당후보로 선출된 이명박에 비해 지지율이 턱없이 밀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링 위에 오른 이명박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한 검증 공세에도 불구하고 50%대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판은 이번에도 관전자들을 지루하게 놔두지는 않을 태세다.
'범여권 장외 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바람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지난달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지지율 0.1%로 출발했던 '정치신인' 문국현은
한국의 한 메이저 신문사가 지난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4%의 대선 후보 선호도를 기록하며 4주만에 지지율을 44배 끌어 올렸다.
이는 이해찬 후보의 4.0%보다도 앞선 결과다.

문국현 그는 누구인가.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들어가 20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그가 개발한 경영전략의 핵심은 '3H 이론'이다.
직원들의 손(Hand)만 사용하면 잠재력의 30%만을 끌어낼 수 있지만 머리(Head)를 움직이면 50% 마음(Heart)까지 움직이면 120%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문국현의 믿음이다.

 

IMF 사태 직후인 98년 인력감축이 대세인 상황 속에서 그가 도입한 4조3교대 모델은 높은 생산성을 가져오며 한국 재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부터 킴벌리 클라크의 북아시아 총괄사장도 겸임했다.

그가 내건 대선 공약의 핵심은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다.

 

500만개의 일자리 창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양극화 해소 등 17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2000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 1주 44시간 이상 일하는 920만 장시간 근로자 400만 신용불량자 직장이 없는 400만명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0만 대학생 등 자신의 잠재적인 지지대상을 겨냥한 공약이다.

문국현 바람을 유심히 지켜 본 오피니언 리더들은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언어로 다른 판을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도올 김용옥도 지난달 27일 한국 중앙일보에 기고한 '도올 고함' 코너에서 문국현과의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인터뷰를 다뤘다.

도올은 "문국현이 한국 사회를 바로 잡는 리스트럭쳐링에 대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4.4%의 지지율은 한국인 100명 가운데 93.6명이 문국현을 지지하지 않거나 그가 누군지 모른다는 말과 같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후보가 추석연휴까지 5%의 지지율을 범여권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0월 중순까지 10%의 지지율을 얻어야 후보단일화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는 추석연휴가 한창일 26일 LA를 방문한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윤리경영학회의 연례총회 기조 연설자로 초청돼 LA에 오는 것이다.
27일에는 한인언론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문국현이 같은 CEO 출신이지만 경제관이 확연히 다른 이명박의 대항마로서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올해 대선은 충분히 흥미롭다.

 

 

신문발행일 :2007. 09. 24   / 수정시간 :2007. 9. 24  14: 40
원문보기http://koreadaily.com/Asp/Article.asp?sv=la&src=metr&cont=metr30&typ=1&aid=20070921172126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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