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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국민참여당홈페이지 '당의 진로 토론방' 호치님의 글 '참여당이 나아갈 길'을 소개합니다.


 

 

오늘 우연히 국민참여당 홈페이지에 어제 올린 '호치'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시간 내셔서 한번 읽어 보시면 어떠하오실지...

 

당의 진로 토론방

참여당이 나아갈 길

 

글쓴이 : 호치 

 

섬진강 ‘참게’의 습성을 아는가. 한 마리를 잡았을 땐 반드시 뚜껑을 덮어두어야 도망치지 못한다. 그러나 두 마리 이상을 잡았을 땐 뚜껑을 열어놓아도 도망치지 못한다. 도망치려고 기어오르는 한 놈을 다른 놈이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섬진강이 지척인데도, 곧 매운탕으로 죽을 운명인데도, 놈들은 기어코 혼자 살려다가 함께 죽는다.

 
참게가 참게를 끌어내리는 모습은 왠지 우리에게 익숙하다. 민주당을 떠올리면 그렇다. 그런 그들이 통합을 요구한다. 아니, 대놓고 협박한다. 그러나 체온계 빼앗는다고 열이 내리진 않는다. 당장 만선이 급하다고 치어까지 잡으려는 건 멍청한 짓이다. 민주당은 실제로 통합을 원치 않는다. 열린우리당의 파열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통합 협박은 사실상 유시민 대표를 옥죄고 참여당을 조각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가마솥보다 밥그릇이 급한 게 그들이다. 가마솥은 화장발에 불과하다.

 
통합?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은 영남권 68개 선거구 가운데 무려 41곳에 공천자를 내지 못했다. 또한 구성원 대다수가 고령화, 보수화 되었다. 이러니 민심을 선도하기보다 쫓아가는 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야권연대도 마찬가지다. 급한 건 민주당이지 우리가 아니다. 지금 참여당에 쏟아지는 비난들은 국민의 비난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자들의 비난이다.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참여당은 민주당을 극복하기 위해 창당되었다. 통합은 있을 수 없다.

 
지금은 공생보다 자생을 우선해야한다. 나눌 게 있으려면 우리 것을 챙겨놔야 한다. 자생이 되어야 공정한 공생이 가능하다. 참여당의 지향점은 공정한 공생으로 야권이 다함께 승리하는 데에 일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생의 힘을 키워야한다.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것도 결국엔 힘이 있어야 목소리의 당위를 인정받는다.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결과물은 정당 파워와 정치인 파워, 즉 참여당 파워와 유시민 파워의 불일치에서 기인된 것이다. 따라서 총선 예비후보자 지역의 정당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한다. 정치는 힘이 있는 만큼, 딱 그만큼만 보인다.

 
때를 기다리자

 
상황이 힘들수록 사리분별이 흐려지고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삐딱해진다. 스스로를 피해자의 울타리에 가두고 학대한다. 아픔을 과장하고 현실을 오독한다. 1인칭시점의 해석이 난무한다. 정치는 맹신이 아니라 신념이다.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다. 경계하고 바로잡아야한다.

 
유 대표님에겐 다독보다 정독이 필요해 보인다. 에너지의 긍정적 분출과 역동성을 조율하고 이끄는 로드맵에 전력할 때다. 대선은 나중이다. 대선을 바라보면 볼수록 주변 견제세력들의 역선택으로 인해 자식들이 성장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먼저 자식들의 젖을 떼게 하고 성장시키는 데에 매진해야한다. 그러면 성장한 자식들이 어미를 먹여 살릴 것이다. 그러다보면 “손학규로는 안 되겠다. 유시민이 나서라”는 국민적 요구가 자연스레 무르익을 날이 반드시 온다. 그때를 기다리자.

 
관념의 정치, 현실의 정치

 
관념과 현실의 괴리, 당원과 국민의 괴리를 이번 선거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참여당의 슬로건은 ‘시민은 자유롭게 국가는 정의롭게’이다. 훌륭하다. 그러나 자유와 정의는 현실을 넘지 못한다. 관념일 뿐이다. 자유와 정의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관념은 멀고 현실은 가깝다. 당연히 국민은 가까운 이득에 투표한다. 관념은 거실 벽의 액자로 모셔질 수는 있지만 싱크대에, 급여통장에, 아파트 외벽에 머물지 못한다. 자유와 정의가 곧 현실이라고 인식할 만큼 국민들의 정치인식 수준이 높지 않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비판의 내용에 동의하면서도 비판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고, 정의를 외치면서도 “나도 좀 살자”고 변명하기도 한다. 내 한 몸 지키기도 힘든데 뭔 정의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복잡한 관계를 관념으로 묶는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재개발’의 잔인성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재개발로 지어진 아파트를 거부하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다. 즉 ‘재개발의 잔인성’이라는 관념보다 ‘재개발로 지어진 아파트’라는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더 나은 경제적 지위를 누리기 위한 생존경쟁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다. 그래서 관념으로는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실제로는 유익한 현실을 선택한다.

 
관념과 현실 사이에 ‘감정’이 있다

 
사람들은 주류 의견으로부터 고립될까 두려워한다. 고립되지 않기 위해 여론동향에 귀 기울인다. 만약 여론과 자신의 생각이 일치하면 그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기주장을 편다. 능동적 동조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엔 여론에 맞서기보다 차라리 침묵으로 일탈한다. 인격적 모욕을 받으며 소수로 고립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에 가장 보편적으로 형성된 여론은 ‘감정’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침잠된 침묵이 더 다수다. 그들은 섣불리 목소리를 내지 않고 부동층을 형성하며 ‘역풍’에 가담할 수 있기만을 기다린다. 그것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감정의 복수’다. 그들에게 누가 먼저 목소리를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친다. 때문에 고정지지층만 바라보다간 쪽박 차기 십상이다.

 
참여당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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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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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대표님께

 
어차피 정치는 산 넘어 산입니다.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사냥꾼에게 죽고 정치인은 이름이 멍에가 되어 경쟁자에게 정치적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겸손하면 만만하다고 삿대질하고, 당당하면 오만하다고 손가락질하고, 이름이 족쇄가 되기도 하고, 신념이 도그마가 되기도 하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위기도 끊임없이 되풀이되겠지요. 저는 위기를 없애진 못하더라도 잘 관리하는 리더를 간구합니다. 위기상황에서는 모두 불안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쓰다듬고, 차가운 이성을 일깨우고, 풀린 손발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리더가 되어주십시오.

 
요즘은 깃발의 대의에 헌신하는 게 아니라 아이콘에 열광합니다. 비난과 조소에 흔들리지 말고 대표님이 가장 잘해왔고 잘할 수 있는 것, 그 신념을 소신 있게 밀어붙여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드십시오. 중국의 주룽지 총리는 “99개의 관을 준비하라.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내 것으로 준비하라”며 부패척결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대표님도 굽이굽이에서 뒤틀리고 눌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이콘이 되어주십시오.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콘이 되어주십시오. 신념은 잠시 시대와 불화하더라도 유장한 역사의 강 어디쯤에서 언젠가는 화해하게 됩니다. 멀리 보고 신념을 굽히지 마십시오.

 
정치인의 몸값은 절대적인 재능의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으면 몸값은 올라가고 그 반대면 내려갑니다. 그러나 신념은 독점적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누립니다. 독보적인 신념은 그 사람밖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대표님은 대선판도를 좌우할 핵심변수입니다. 대표님의 지지율은 대표님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 입장에선 대표님이 독점적 공급자인 셈입니다. 그러니 몸값은 점점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은 그저 느긋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몸값이 올라갈 수 없는 쌍방독점의 순간이 왔을 때 냉철히 승부수를 던지면 됩니다. 쌍방독점의 상황에서의 협상 결렬은 양측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그리고 대선 상품엔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상품을 부패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역선택은 불가능합니다. 이때가 진정한 승부의 시간입니다.

 
머리와 마음이 충돌한다면 마음을 따르십시오. 지금은 훌륭한 경쟁자로서의 지위를 최대한 끌어올릴 시간입니다. 어느 정당이든 거친 풍랑 속에 휩싸이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패배를 단련하여 다시 일어서곤 했습니다. 미국 민주당과 일본 민주당도 그랬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새로운 방향-2006년을 위한 여섯 가지’ 공약을 앞세워 하원을 접수했고, 일본 민주당은 50년 자민당 독주를 ‘생활정치’로 이겨냈습니다.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일점일획 명징한 대안과 가치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대안과 희망조차 내부에 잉태하지 못하는 정치는 실패합니다. 지금은 외부보다 내부를 들여다볼 때입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섭습니다.

 
당원님들께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의 성공회 어느 주교의 묘비에 새겨진 글귀를 소개합니다.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누운 자리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다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도 변화되었을 것이고, 거기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지금 여줄가리 말싸움이나 즐길 때가 아닙니다. 마음속 촛불이 적당하면 혁신이 되고, 커지면 혁명이 됩니다. 이익은 잠깐이지만 후회는 평생 갑니다. 그러므로 이익의 방법을 논하기보다 후회하지 않을 방안을 논하는 게 맞습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불치병이 있습니다. 머리는 차갑게, 발은 뜨겁게 합시다. 차가운 이성으로 발바닥에 불나도록 뜁시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해서도 안 되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한국 인삼을 중국에 가져다 심는다고 한국 인삼 약효가 나오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우리는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건 통합이 아니라 가치연합입니다. 당장의 권력승패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무엇을 남기는지도 중요합니다. 있는 사람들은 뭘 해도 되고,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기를 써도 안 되는 세상이라면 그 사회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참여당으로 모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피안을 주목하고 그곳에 무사히 착지하는 착지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그들은 나머지 유리창도 깨뜨릴 것이고, 심지어 불을 질러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히 헤쳐 나가야합니다. 우리의 능력과 처지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한계와 약점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합시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놓쳤는지 알면 이미 대단한 발전입니다.

 
결국 무엇을 걱정하느냐, 그 걱정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국민적 관심과 문제해결 역량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발전하기도 하고 뒤처지기도 합니다. 소모적 갈등에 매달려 골머리를 썩일 수도 있고, 생산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 에너지를 모을 수도 있습니다. 둘 다 걱정의 총량은 같을지라도 걱정의 질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참게가 참게를 끌어내리는 연합, 그래서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연합은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겠습니다. 당장 쉬운 것은 미래가 없습니다. 한 발 빠르게, 한 뼘 높이 뛰는 것이 얼치기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길입니다. 2012년 4월의 화신풍(花信風)은 우리 편입니다.

 

원문보기 -> http://www.handypia.org/?vid=mbstop&mid=pbb&page=2&document_srl=2515951&cpage=1#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