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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이야기

계룡산 국립공원 갑사의 설경 화선지 위 한폭의 수묵화 같은 설원을 걷다

 

 

 
이번 눈을 첫눈이라고 해야겠죠?

며칠 전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5일은 폭설로 변했습니다.

 

5일 오전에는 햇빛이 나고 오후 들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시경부터 눈으로 바뀌어 산하를 덮어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날씨가 생각만큼 춥지가 않아서인지 습기가 지나치게 많은 눈은 곧 질척이며 녹아 내리기도 했는데 사실 이런 눈이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눈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수분을 많이 머금은 상태의 눈이라 땅에 닿으면 금방 녹으면서 얼어 버리고, 또 높은 수분 함유로인해 무게가 많이 나가 자칫 가옥이나 농수축산 시설을 무너지게 하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을 부러뜨리기도 합니다.

 

밤 늦게까지 내린 눈은 시골은 물론 대도시에 많은 불편을 주었고 특히 출퇴근 대란이 빚어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번 눈으로 충청남도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을 맞아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이 그쳐있습니다.

 

12월에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것은 몇년만의 일인지 모르겠지만 계룡도령이 계룡산에 온 이후 처음 맞는 풍경입니다.

 

 

작은 면소재지인 이곳 공주시 계룡면에서는 농협과 면사무소 직원

그리고 주민들이 주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이른 아침부터 법석이지만 제설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염화칼슘을 뿌리는 김종문 계룡면장의 모습도 보입니다.

 

도로에는 차량을 이용해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등 다들 힘을 합쳐 영차 영차 열심히 눈을 치웁니다.

 

폭설이라 불러도 좋을만큼의 내리던 눈이 그친 6일 아침,

아름다운 설경을 만나기 위해 채비를 하고 계룡산국립공원 갑사로 발을 옮겼지만

밤새 내린 눈의 양이 엄청난데다 수분이 많은 눈이 밤새 얼어버려 길은 빙판이고,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아 버스로 이동하기에는 너무 이른시간이라 결국은 걸어서 갑사로 향했습니다.
 
걸어가다 친절한 이웃 분을 만나 잠시 엉덩이를 자동차에 올려 놓기도 하면서 도착한

계룡산국립공원 갑사 주차장에서 만난 풍경이 하얗게 하얗게 햇빛에 반짝이는 영롱한 모습은

환상처럼 신선들이 산다는 선경과 같습니다.

 

갑사 주차장의 회화나무가 하얗게 설화를 맺고 있습니다.



 

갑사 일주문의 인적없는 탐방로...

너무 이른 시간인지 하얗게 백설로 뒤덮인 갑사 가는 길은 사람이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갑사 사천왕문앞입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설화가 아름답습니다. 



 

우리네 더운 가슴을 잠시 식혀 가란 듯

계룡산 갑사 범종루에 하얗게 눈이 덮이고 낮달은 크게 휘어 종루 높이 걸려 있습니다.

사계가 뚜렸한 자연처럼 더러는 더운 정으로 또 더러는 차가운 질책으로 삶은 그렇게 다져지는 것이지요.



 

천년고찰 갑사 대웅전 마당입니다.
아무 흔적없이 소복하게 쌓인 눈은 마치 잘 쪄진 백설기 같기도 합니다.
^^



 

태양이 아직 비추지 않아 마치 잠이 덜 깬 듯한 갑사 절집의 모습입니다.



 

2002년이던가 새로이 지어 옮긴 감사 범종루입니다.

왼쪽에 높이 자라 키자랑을 하던 감나무들이 윗부분은 베어진채 쪼그라든 모습입니다.

하얀 모자를 쓰고 빨갛게 달려있는 감이 보이시나요?
^^



 

갑사 동종을 보관하는 종각과 어우러진 소나무의 멋진 자태입니다.

 

눈을 치우느라 바쁜 절집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나 하나의 수고로움이 여러 사람들을 편하게 만든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늘 가득 은빛 가지를 뻗은 배롱나무...
현란한 가지의 모습이 미로처럼 얽혀 있습니다.



 

갑사 대적전

마당의 눈꽃을 가득이고 있는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너무 많은 눈이 내려 더 이상의 탐방은 어려울 듯하여 돌아 내리는 길...
사천왕문 너머의 갑사 오리길은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없습니다.



 

삶이 그러 듯 우리네 가는 길을 뒤돌아 보면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잠시 고개돌려 바라 본 갑사 사천왕문의 모습입니다.
저 문 너머에 피안의 땅이 있을까요?
^^



 

9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
드디어 차량이 다니기애 충분한 제설이 이루어졌나 봅니다.

 

부지런한 발놀림으로 계룡산으로 향하는 등반객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뜨이기 시작합니다.


 

매서운 날씨 때문일까요?
해가 솟은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아직 하늘높이 피어난 설화가 녹지 않고 있습니다.

 

기하학적무늬로 반짝이는 천중설화!!!


 

하얀 고깔을 쓴 붉은 감의 모습입니다.



 

하얀 겨울 속 타오르듯 붉은 열정으로 보여지는 감

 
뜨거운 열정이던 달콤한 열정이던 백색의 화폭에 붉은 점들은 선연한 색으로 살아 가슴을 '쿵'하고 울려 줍니다.

 

차가운 겨울은 가끔은 이런 황홀경을 선물하며 추위로 얼어 붙는 외로운 마음을 녹여 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는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함께 이 절경을 느껴 보시죠...
지금 계룡산 갑사 주변은 천연의 고즈넉함으로 백색 설원으로 변해 있습니다. 

함께 즐겨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