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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전경차 불타던 새벽의 용산, 그 때 그 곳에 있었다

전경차 불타던 새벽, 그 때 그 곳에 있었다
고함치는 소리, 흥분한 목소리들....수많은 의구심 들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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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초기용산 참사 현장 옆에서 누군가 전경차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 서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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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23일(금) 집회가 끝나고 신용산역 참사 현장으로 돌아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상황이 그곳으로 나를 오게 만들었다. 참사현장으로 돌아와서 새벽을 맞이하기로 하였다.

 

당시 현장을 지키는 시민들은 몇 없었다. 시민들이나 관계자 분들은 잠을 청하던 중이었다. 어느 천막에 들어가서 다른 분들과 같이 참을 청하려는데 다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같이 과자를 나누어 먹으며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였다.

 

새벽 2시 45분경, 어디선가 사람들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당시 나는 다른 분들과 함께 천막 안에 있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숫자였다. 그들은 매우 흥분한 목소리였다. 그들의 입에서는 거친 욕설이 마구 뱉어져 나왔다.

 

무엇인가로 전경차를 두드리는 소리,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나가면 좋지 않은 일을 당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불태우자"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무엇인가를 들고 오는 소리가 났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뒤, 뭔가 타오르는 불빛이 천막 안에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게 그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후 천막안에 있던 시민들과 나는 천막안에서 나왔고 전경차에는 불이 붙어 있었다.

 

전경차 한 대에 붙은 불은 삽시간에 전경차 전체로 옮겨붙었다. 우리는 경찰들이 불을 끌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화재가 끝날때까지 절대 불을 끄지 않았다.

 

(※ 경찰은 전철연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본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전철연 회원들은 용산 참사 현장 추모제단과 그 옆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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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진압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서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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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보고 달려온 시민들은 즉시 119에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을 전화걸고 몇 번을 고함치기를 반복했을까. 불이 전경차를 잡아먹고 옆 건물로 번질 때 즈음해서 소방차들이 오기 시작하였다. 아마 4~5대 정도였을 것이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즉시 화재 진압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 번 거세어진 불길을 쉽사리 제압하기란 힘들어 보였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 조금씩 불길은 잡히기 시작하였고 몇 번의 분주함이 있은 뒤 불은 제압되었다.

 

화재가 제압되고 소방당국에서 촬영을 할때 주변을 살펴보았다. 전경차는 물론 옆 빈 상가 건물로까지 불이 옮겨 붙어서 자칫 또다시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사건 현장을 둘러보면서 의문이 생겼다. 사건 화재 장소가 용산참사 현장 옆인 점, 현재 국민들이 참사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있는 점, 일반 시민이 과연 불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점, 전경들이 주변에 배치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들이 이상했다.

 

사건 현장이 정리되고 내 취재도 마무리 될 무렵, 다른 미디어에서 현장 상황을 찍으러 오기 시작하였다. 몇몇 미디어에서 취재를 마치고 난 뒤 화재 현장은 경찰에 의해 봉쇄되었다. 

 

상황이 대략 종료된 새벽 5시 나는 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하늘에서는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아름답고 잔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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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진압된 전경차화재가 진압 되고 난 뒤의 전경차 내부의 모습이다.

ⓒ 서유석

 

 

 

전경차 화재, 경찰 "전철연 소행"..민노당 "사실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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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yonhap)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24일 오전 2시50분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참사' 현장 주변에 주차돼 있던 전경버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전경버스 1대가 전소됐다.

 

이 불로 주변 상가 일부가 탔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당시 5∼7명의 남자들이 천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와 타이어 부분에 불을 놓았다는 현장 주변 전경과 시민들의 공통된 진술로 미뤄 일단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화재 당시 버스를 경비한 전경들이 "`전국철거민연합' 표시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5∼6명의 남자들이 다가와 불을 놓고 도망갔다"고 진술함에 따라 전철연 회원들의 방화 가능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민주노동당의 박승흡 대변인은 "술 취한 남자 7∼8명이 전경들과 옥신각신한뒤 버스에 불을 붙였다"며 "전철연 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경찰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범인들이 그냥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고 범행 이후 택시 두 대에 나눠타고서 현장을 급히 떠났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23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전철연 철거민 등과 함께 경찰과 정부를 비판하는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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