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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로 본선에 진출


한국야구가 일본에 당했던 2:14의 콜드게임패 수모를 되갚음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WBC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선발 봉중근의 눈부신 호투와 김태균의 결승타에 힘입어 일본에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대만전 선발투수였던 류현진까지 등판시키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이틀 전 2:14 7회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무실점으로 말끔히 씻어내고 두 대회 연속 아시아라운드 1위 자격으로 본선무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날은 봉중근의 날이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일본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선발 봉중근은 덕아웃 구석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일본타자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본 류현진은 양상문 투수코치에게 봉중근이 긴장한 것 같다며 장난을 걸었다.
봉중근은 미소만 지어보일 뿐이었다.


봉중근은 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이틀 전 콜드게임패 수모를 안겨준 일본이었다.
톱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서자 늘 그래왔듯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때 봉중근이 구심을 불러세웠다.
카메라 플래시 때문에 방해가 된다고 항의했다.
항의라기보다는 구심과 장난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그런 그에게서 부담이 아닌 여유가 느껴졌다.

봉중근은 첫 타자 이치로를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이틀 전 일본은 슬럼프에 빠져있던 이치로의 선두타자 안타를 시작으로 대량득점을 올렸다.
이날은 출발부터 산뜻했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합류한 일본타선도 봉중근의 자신있는 투구에 속수무책이었다.
봉중근은 3회말이 되서야 첫 안타를 맞았다.
자신감이 바탕이 된 공격적인 피칭으로 일본타선을 압도했다.
3회까지 투구수, 고작 31개였다.



수비수들 역시 최선을 다하는 멋진 플레이를 선 보였다.
외야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는 파인 플레이를 선보여 일본의 예봉을 꺾었다.


일본도 총력전을 펼쳤다.
중국전에 등판했던 다르빗슈와 마무리 후지카와를 등판시켜가며 역전의지를 보였으나 굳건한 한국 투수력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본선발 이와쿠마도 만만치는 않았다.

하지만, 팽팽하던 0의 균형은 4회에 무너졌다.

이종욱의 볼넷과 정근우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4번타자 김태균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먼저 1점을 올렸다.



한국은 4회초 선제점을 뽑았지만 주루플레이 실수 탓에 대량득점 기회를 놓쳤다.
김태균의 적시타 때 정근우가 3루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 것이다.

이후 곧바로 위기가 왔다.
4회말 선두타자 나카지마가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봉중근은 견제구 보크를 범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아오키를 내야땅볼로 잡아냈고 지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던 무라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국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봉중근은 5⅓이닝동안 안타 3개만을 허용하며 실점없이 호투했다.
6회 선두타자 이치로를 투수땅볼로 잡아낸 후 그라운드에 서있는 동료들에게 박수를 건네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틀 전 대패의 부담을 떨쳐낸 봉중근의 여유는 기세등등하던 일본에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봉중근은 투구수 69개로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효율적인 피칭을 구사했으며 피안타 3개 모두 산발에 그쳤고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에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7회초 선두타자 김현수가 볼넷을 골랐고 김태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하지만 이때도 주루플레이 미숙으로 추가득점에 실패하고 말았고, 또한 이대호의 내야땅볼 때 2루와 3루주자가 무리하게 진루를 시도하다 모두 아웃됐고 2사 1,2루에선 2루주자 김태균이 포수 조지마의 기습견제에 걸려 횡사했다.


한국 대표팀이 미국에 도착하기 전 반드시 정리해야할 문제로 대두 되었다.

공격에서는 답답한 플레이가 계속됐지만 마운드는 굳건했다.
봉중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이 호투했고 8회에는 대만전 선발 류현진을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다.

한국은 8회 1사 1루에서 임창용을 등판시켰다.
하라 일본 감독은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사무라이재팬[?]의 과감한 작전을 택했다.
어차피 투수전 양상이라 동점으로 9회를 넘겨 연장전에서 한국에 비해 투수진에 여유가 있는 일본측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한 것 같았다.


ㅎㅎㅎ 하지만 실패....
임창용은 번트를 허용하고 2루로 진루 시켜 준 후 볼카운트 0-2에서 아오키를  투수땅볼로 잡아내어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9회말에도 선두타자 무라타 슈이치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깔끔한 마무리로 승리를 지켰다.


"한국투수의 공을 좀처럼 칠 수 없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한국 마운드의 벽을 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이틀 전 한국을 14-2로 눌렀던 일본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하라 감독은 깨끗하게 완패를 인정했다.
"이것이 바로 야구다"라며 "오늘 패배로 단결력을 더 고취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되돌아 보면 2009년 3월초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한일 양 국의 야구전쟁은 뜨거웠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고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7일 오후 열린 한국과 일본의 도쿄라운드 승자전. 1회초 선두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안타를 터뜨렸다.
투수는 '일본킬러' 김광현이었다.
이치로의 안타 하나는 일본 팀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동시에 일본 타자들에게 김광현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투수들에 대한 일본의 분석력이 빛을 발했다.
1회 김광현이 허용한 안타 4개 모두 슬라이더를 통타당한 것이었다.
3번째 안타가 나왔을 때 한국 벤치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황급히 볼 배합을 바꿨다. 
하지만 투수는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버릴 순 없었다.
결국 또 다시 슬라이더로 우치카와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김인식 감독은 "그 때 고비를 넘겼더라면"이라며 아쉬워했다.

결국 김광현은 2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 참패 설욕을 다짐하던 무라타 슈이치게 3점홈런을 얻어맞고 강판된 것이다.

충격적인 2-14, 7회 콜드게임패.
경기 직후 김인식 감독은 "1점차로 지나 많은 점수차로 지나 진 건 똑같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은 분한 감정을 이기지 못했지만 금새 털어내고 다음 경기를 준비 했다.

승자전 대패는 한국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았다.
3년 전 초대 WBC,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일본에 유독 강했었다.
자신감으로 가득 찼었는데...선수들은 콜드패를 통해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가세한 일본의 강력함을 온몸으로 확인했다.
다시 도전하는 자세로 마음가짐을 바꿨다.


참패 직후 봉중근은 아시아라운드 최종전 선발등판을 자원했다.
컨디션이 좋아 자신도 있었다.
코칭스태프 또한 그를 믿었다.
일본전에는 우완보다 좌완선발이 맞다.
7일과 9일 타순을 비교해보면 지명타자를 제외하곤 변화가 없었다.
7일에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9일에는 이나바 아쓰노리가 출전했다는 점만 다를 뿐 모두 좌타자다.
일본의 최대 약점인 우타자가 부족은 타자 활용폭이 좁다는 것이다.

봉중근은 그가 던진 5⅓이닝 내내 여유로웠다.
1회말 이치로 타석 때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구심을 불러세워 항의도 하고, 아니, 능숙한 영어로 대화를 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1회가 끝나고는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구심과 농담도 주고받았다.
이틀 전 대패를 당한 팀의 선수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2회말 이나바에게 던진 초구가 타자의 머리를 향했다.
놀란 이나바가 몸을 뒤로 젖혔는데 공은 방망이에 맞았고 파울이 선언됐다.
결과는 삼진. 행운마저 따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은 자신감으로 가득찬 봉중근 공략에 실패했다.
더 나아가 불펜 공략도 여의치 않았다.


한국의 1-0 승리.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은 "14점 이후의 0점. 바로 이것이 야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콜드패나 1점차 패나 같은 패배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 경험했던 콜드패 이상의 충격과 분함을 느낀 것 같아보였다.


한일간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항상 그래왔듯이 2009년 도쿄돔에서 벌어진 야구경기는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으로 장소를 바꿔 피할 수 없는 라이벌전을 최대 5회정도 계속 펼쳐야 한다.
미국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만들어 질 것인지 숙적 한일의 양국 팬들은 또 어떻게 웃고 울게 할것인지,
벌써부터 설레임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