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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먹거리이야기

[여주 맛집] 오학토종순대국의 오묘하고도 절묘한 돼지머리 사골육수 순대국 이야기





이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것이 가을의 느낌이 물씬합니다.
낮의 태양도 뜨거움을 잃고 따가운 정도의 힘밖에는 없는 것 같구요.

9월 15일...
저녘 갑자기 서울의 지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지금 지인들 몇명이 계룡산으로 놀러 가자고 한다고...
새벽 1시경 출발한다고...
ㅠ.ㅠ
으~~~
도착하면 3시쯤인데,
그 시간에 공주의 어느 곳도 시간 보낼만 한 장소는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서울로 간다고 했더니 그러자고 합니다.

8시경 이곳 계룡산을 출발하여 서울로 향합니다.
면허증을 되찾고 나니 석유 한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 쓸 일이 많아 집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평소면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데 차가 엄청 밀려서 10시가 넘어 버립니다.

더구나 서울에서 한잔하고 노는 줄 알았더니...

웬걸
여주로 가잡니다.

지인 중에서 여주에 라이브하우스에 있는 분이 있어 거기로 가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네비게이션도 없고...
걱정을 하는데 예전 '화'라는 노래로 히트를 쳤던 남성 두엣가수 '4월과 5월'의 맴버 백승진씨께서 지리를 잘 아니 자기가 운전을 하겠답니다.

오랜만에 2시간 30분 가량 운전을 했으니 피곤하기도 하고,
편히 쉬면서 여주에 도착하니 참 좋습니다.
ㅎㅎㅎ

여주에 도착을 하니 가게에는 손님이 가득...
적당히 자리를 잡고 시작한 술이 어느새 3시를 넘깁니다.
ㅠ.ㅠ

에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시원한 국물이 있는 소줏집을 찾아 동태찌개로 마무리를 하고,
근처의 불가마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1인당 9천원...
적지 않은 금액을 받기에 편의시설이나 환경이 멋질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된장!!!

형편없습니다.
 혹시 여주에서 찜질방에 가시려면 세종문 맞은편에 있는 찜질방에는 절대 가지 마세요.
지저분하고 시설도 형편없이 나쁩니다.
웬만해서 이런말을 하지 않는데 얼마나 열악할지 상상해 보세요.
ㅠ.ㅠ

 아무튼 들인 돈은 있으니 잠을 자기로 하고 누웠는데 지저분한데다 이불도 없고...
아무튼 자고 먼저 일어나 샤워를 하고는 바깥으로 나와서 신륵사와 도자기박물관을 구경하고 있는데...
11시경 일행으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ㅎㅎㅎ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냐고...

찜질방 앞에서 만난 일행은 근처의 유명한 순대국집으로 갔습니다.
시골인 여주의 순대국?
아침에 맑은 해장국을 먹고 싶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순대국밥집입니다.
이름하야 '오학 토종 순대국'
가게도 작고 볼품이 없어 보이는데...
말은 못하고 그냥 따라 들어갑니다.
ㅠ.ㅠ


그러나 4개정도의 테이블이 고작인 가게에는 깔끔하게 정돈이 잘되어 있고 주방도 오픈되어있었는데 참으로 정갈합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관계로 주문하는 대로 두고 보았습니다.

드디어 나온 상차림...
정성스레 다듬어 칼질된 싱싱한 야채와 출처가 분명한 재래식 된장...

슬쩍 기대가 생깁니다.



우선 반찬의 맛을 보니 이곳 장난이 아닙니다.
천연조미료로만 담근 김치...
시원하면서 적당한 식감을 주는 것이 보통 솜씨의 맛이 결코 아닙니다.

보통은 김치에 설탕이나 단 것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단맛과 김치가 익으면서 나오는 깊은 맛과 잘 어우러지지 않게 되고,
무나 배추 등 야채가 물컹거리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는데 아삭거리며 씹히는 질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


지난번 남도 기차여행에서 제일 큰 불만이 밥이었는데...
역시 쌀의 고장 여주답게 밥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밥알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여간 밥맛이 좋은게 아닙니다.
^^

정갈하게 칼질된 고추,

돼지고기와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잘 삭은 새우젓,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재래식된장과 태양초 다대기,
거기다 국산 들깨 가루까지...
유명한 집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재료 하나에도 온갖 정성이 다 들어가니까요.

^^



드디어 나온 순대국
이집의 특징은 순대국에 돼지 내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손수만든 소창 순대에 돼지머릿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고추도 넣고, 새우젓도 넣고, 마지막에 들깨가루도 한숫가락 넣고...
그릇 가득 담긴 고기와 국물을 한숫가락 먹어 봅니다.


적당히 잘 삶긴 머릿고기는 부드럽게 씹히며 녹을 듯이 목으로 넘어갑니다.
국물 맛이 특별히 입에 감기는 것이 무슨 조화인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주인에게 물어 보니 국산 사골만 사용한 국물이라고 합니다.
흐미~~~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ㅎㅎㅎ

맛있다는 둥
아침부터 맑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그래서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맛이 너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순대를 한접시 맛을 보라며 가져왔는데,
선지가 가득한 순대는 잡냄새가 전혀없고 구수한 것이 멋들어지게 입에서 춤을 춥니다.
^^
 덕분에 해장술도 한병 시키고...

물론 운전을 해야하는 필자는 마시지 않았지요.
^^


 그런데 역시나 쌀과 도자기의 고장답게 소주잔이 멋진 꽃이 그려진 도자기잔입니다.
주인의 센스가 남다릅니다.
^^

오랜만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게 되었습니다.
잡냄새 하나 없는 순대국으로~~~

식사를 마치고 한잔 더 마신다는 일행과 헤어져 공주 계룡산으로 향하는 발걸음,

아니 자동차의 뒤는 자꾸만 순대집으로 향하는 것 같았습니다.
^^

혹시 여주에서 먹을 만한 집을 찾게될 분이 계실지도 몰라 아래에 연락처가 담긴 명함을 올립니다.



오학토종순대국
031-886-7988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오학리 272-4

정말 훌륭한 순대국을 하는 집입니다.
^^

물론 내장을 좋아 하시는 분에게는 맞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머릿고기 순대국도 한번 드셔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2010년 9월 16일 경기도 여주의 오학토종순대국에서 아침을 멋지게 먹은  계룡도령 춘월]